[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플랫폼 전성시대’라고 말하지만, 사실 플랫폼에도 고민이 많습니다. 그 중에서 가장 치명적인 고민은 역시 플랫폼 수익입니다. 수익이 있어야 플랫폼도 유지되기 때문입니다. 광고를 진행하든가 특별한 사용자 경험을 추가하는 방식 등 다양한 방법이 있지만, 플랫폼 이용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신의 한 수’를 찾기는 정말 어렵습니다.

 

최근 최저임금인상 등으로 프랜차이즈 업계가 어렵다고 합니다. 인건비가 올라가니 기본적인 유지비용도 수직상승하기 때문입니다. 일각에서 무인점포를 만드는 등의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지만, 점원이 없는 점포의 목적을 인건비 절감으로만 좁히는 사고방식 자체가 이미 문제입니다.

배달의민족이나 요기요, 배달통과 같은 배달앱 업계도 고민하는 분위기입니다. 최저임금인상으로 프랜차이즈에 입점한 소상공인들이 비명을 지르는데, 배달비도 올라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예전에는 고객들이 전단지를 보고 전화하면 직고용된 배달원이 치킨을 배달하는 단순한 구조였습니다. 그러나 배달앱 업체들이 생기며 고객들이 빠르게 유입됐고, 고객과 점주 사이에는 배달앱이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생겼습니다. 여기서 일부 점주들은 배달앱에 광고를 하는 방식으로 새로운 플랫폼 질서에 편입했으나, 문제는 편입되지 않은 점주들입니다. ‘시대에 도태되는 사람들’이라는 억울한 주홍글씨까지 새겨진 이들은 지금도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시대를 따라가는 점주들’쪽도 상황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점입니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광고비부터 플랫폼 수수료까지 추가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간다는 말이 나옵니다. 여기에 배달비까지 올라가고 있습니다. 무슨 뜻이냐고요? 예전에는 점주에게 직고용된 배달원이 있었으나, 배달시장이 커지며 배달만 전문으로 수행하는 대행업체들이 생겼습니다. 집중된 배달시간에 ‘콜’을 받아 움직이는 대행업체들은 점주들에게 효율적인 비용절감효과를 제공했지만 문제는 이들의 인건비도 최저임금인상에 따라 올라가고 있는 대목입니다.

최근 평균적인 배달대행업체의 콜비는 3759원입니다. 배달원, 즉 라이더가 3000원을 가져가고 대행업체가 759원을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야간에는 500원추가, 2km 이상 500원, 비나 눈이 내리면 500원 추가됩니다. 점주와 고객 모두 불만입니다. 가뜩이나 사정이 좋지 않은데 배달비도 올라가고 있으니 점주는 부담이고, 고객은 간혹 배달비를 따로 청구하는 일을 당하니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최근에는 배달의민족으로 주문을 하면 따로 점주에게 전화가 와 “그 지역으로 배달가려면 1000원을 따로 주어야 한다”는 말을 듣습니다.

▲ 배달의민족도 새로운 플랫폼 규칙이다. 출처=우아한형제들

여기서 ‘배달비를 점주가 부담하는 것이 아닌, 상품의 가격에 포함시키는 것이 아니라 고객이 부담하는 것으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나옵니다. 외국의 경우 고객이 대부분 팁과 함께 배달비를 함께 부담하는 일이 많습니다. 미국에서 피자를 주문하면 약 3000원의 배달비가 따로 청구되며, 배달음식전문 플랫폼인 우버이츠도 별도의 배달비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도 그렇게 하자는 겁니다.

물론 고객의 반발이 심합니다. 점주도 선뜻 배달비를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는 말을 꺼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전체 골목상권 생태계를 조망해보면 이제는 한계에 이른 것이 아닐까 합니다. 배달앱에서 배달비를 별도로 받는다는 공지를 명확하게 한다는 전제로, 조금씩 플랫폼 이용도에 대한 의식을 바꿔야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까지 무료였으니까 앞으로도 무료여야만 한다는 의식은 약간 위험합니다. 최대한 부드러운 연결고리를 찾으며 고객불편을 최소화하는 등의 전제를 통한다면, 못하지 않을 이유도 없습니다. 그 안에서 새로운 경쟁이 벌어지면 됩니다.

최근 일부 유료화 정책을 공개한 카카오모빌리티의 고민도 비슷합니다. 카카오택시의 호출은 수요와 공급 측면에서 고객에게 큰 불편을 주었으나, 카카오모빌리티는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즉시호출과 우선호출 서비스를 유료로 출시한다고 밝혔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잘못이 아니라 플랫폼의 수요와 공급 차원에서 이슈가 발생했다는 뜻입니다.

그렇게 불편을 겪는다는 전제가 깔렸지만 우리는 지금까지 카카오택시를 호출했었고, 이제 더 좋은 서비스가 시작되면 카카오택시라는 플랫폼에 정당한 비용을 제공해야 합니다. 그 서비스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떠나면 됩니다. 게다가 이 시장은 전적으로 민간영역입니다. 택시 호출을 시장 자율이 아닌 완전한 공공재로 삼고 싶다면 국토부가 (가칭)한국택시호출공사를 설립해 모든 것을 무료화 하면 그만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심지어 택시업계와 일부 유료화 정책을 두고 기본적인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대화를 나누는 중’으로 보는 편이 맞으며 이는 심각한 패착입니다. 또 단순한 플랫폼 수수료 이상의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하는 수준까지 이르지도 못했습니다, 전자는 비판의 대상이며 후자는 아쉬움의 대상입니다.

▲ 정주환 대표가 카카오모빌리티 서비스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그러나 카카오모빌리티가 새로운 서비스를 출시하며 지금까지 무료인 것을 유료로 전환시키려 한다는 점에 비판한다면, 이는 플랫폼의 존재가치를 완전히 부정하는 셈입니다. 생태계를 선택하는 것은 고객이며 고객이 선택하지 않으면 무너지면 끝입니다. 대안이 없다는 점이 아쉽지만 그 이상의 왈과왈부는 소모적인 논쟁에 불과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