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본부 대표들이 16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만난자리에서 상생협력방안을 내놓았다. 이들은  가맹점에 대한 ‘최저수입 보장’, ‘전기요금 지원’, ‘구입강제 품목 축소, 가격인하’,   ‘폐점 위약금 면제’, ‘영업시간 탄력적 운영’ 커피업계와 햄버거업계도 공통으로 ‘구입 강제 품목 축소·가격 인하’, ‘광고·홍보 비용 본부 부담’ 등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나누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가맹본부 대표들은 동시에 카드 수수료 개선, 과도한 임대료 인상 해결, 글로벌 프랜차이즈 직영 출점에 따른 국내 국내 가맹사업자 지원 등을 김위원장에게 건의했다. 김 위원장은 편의점 업계의 생상 방안을 경청한 후 “규모가 크고 능력있는 업체가 가이드라인이 되지는 말아야한다”면서 “너무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만 말했을 뿐 확답은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프랜차이즈업계의 만남은 지난해 6월 취임 후 9개월 동안 다섯 번째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프랜차이즈업계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16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상생협력을 위한 간담회'를 열었다.간담회에는 김 위원장과 박기영 한국프랜차이즈사업협회장을 비롯해 편의점 업체 5곳, 커피 업체 6곳, 햄버거·제빵 업체 4곳, 기타 4곳이 참석했다. 이번 간담회는 이례적으로 언론에 일정을 공개했다.

이번 간담회는 지난 2일 열린 ‘프랜차이즈 박람회’에서 박 회장이 김 위원장에게 필수물품 원가 공개를 철회해달라고 요청했고 김 위원장은 공청회를 열어 다시 한 번 업계의 이야기를 듣겠다고 약속해 마련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가맹시장 혁신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주체는 바로 가맹점주고, 가맹점주와의 상생 협력이 가맹사업의 절대적 요소”라는 말로 간담회를 시작했다. 그는 해외 프랜차이즈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 가맹본부들도 가맹점을 이익 창출의 대상이 아닌 혁신의 파트너 내지 성공의 동반자로 여기는 인식이 더 확산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에 박 회장은 ‘작은 연못’이라는 노래로 김 위원장에게 화답했다. 그는 “깊은 오솔길 옆 자그마한 연못에~” 노래를 부르며 다음 말을 이어갔다. 박 회장은 “작은 연못에 붕어 두 마리가 사는데 싸워서 한 마리가 죽자 죽은 붕어가 썩어 살아남은 한 마리도 결국 죽게 됐다는 안타까운 내용”이라면서 “노랫말이 산업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고 프랜차이즈산업이 공동운명체임을 강조했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16일 간담회에서 프랜차이즈업체 대표들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미니스톱 등 편의점 업계가 가장 먼저  자기들의 상생 협력 방안을 공개했다.

편의점업계는 4가지 생상방안을 내놓았다. 규모는 다르지만 편의점 업계가 공통으로 내놓은 방안은 ‘최저수입 보장’, ‘전기요금 지원’, ‘식품 폐기 시 비용 지원’ 등 세 가지다.  세븐일레븐의 ‘청년창업지원’, 이마트의 ‘폐점 위약금 면제’, ‘영업시간 탄력적 운영’ ‘물품 구입액의 1% 페이백’ 등이 있다.

박기영 GS25 대표는 “편의점의 가맹본부가 대기업이기 때문에 모든 언론이나 외부에서 보는 관점이 소상공인의 입장이 아니다”면서 “대기업을 보는 관점이라 세무혜택, 금융혜택 등 정부의 많은 지원 혜택에서 소외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편의점 특성상 카드 결제가 많아 대부분의 매출이 포스에 찍혀 투명하게 다 노출되는데도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이사는 김 위원장에게 카드 수수료 문제 개선을 요청했다. 그는 “편의점은 900원, 1000원 소액 결제가 많아 ‘5000원 이상 카드 사용’ 등과 같이 개선했으면 좋겠다”면서 “카드를 무조건 받아야되는 그런 법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법”이라고 말했다.

김영성 이마트24 대표이사는 “아직 4년밖에 되지 않은 편의점업계 후발주자라 노하우가 많이 부족하지만 다른 브랜드와 차별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모기업인 신세계, 이마트의 상생 노하우를 참고해 가맹점주와 함께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용을 노트에 적어가며 편의점 업계의 생상 방안을 경청한 김 위원장은 김영성 이마트24 대표이사의 말이 끝나자 “상생협력을 부탁드렸지만 규모가 크고 능력있는 업체가 가이드라인이 되지는 말아야한다”면서 “너무 부담을 갖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 공정위-프랜차이즈업계 가맹점주 상생 방안 간담회에 참석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사진=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커피업계와 햄버거업계도 공통으로 ‘구입 강제 품목 축소·가격 인하’, ‘광고·홍보 비용 본부 부담’ 등 가맹점주들의 부담을 나누기 위한 방안을 마련했다.

엔제리너스, 탐앤탐스, 커피베이는 구입 강제 품목 축소와 가격 인하와 더불어 점포 운영비용도 지원하고 있다.  100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해 사업자금을 대출하는 점주들에게 이자비용을 지원하거나 점주들에게 구매강제품목 전용 결제카드를 지급해 수수료를 본부가 부담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빽다방은 로열티를 10% 인하했고, 쥬씨는 지난 1월부터 매출이 일정기준에 미달하는 가맹점에 대해 로열티를 면제하고 있다. 맥도날드는 가맹점주가 영업시간 단축을 요청하면 법상으로 단축이 부장된 심야시간(1시~6시)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영업시간을 단축을 허가하고 있다.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이사는 “최저임금 인상도 부담이지만 가맹점주들은 현실적으로 가장 큰 부담을 임대료”라면서 “임대 계약을 연장할때마다 인상되기 때문에 10년이 넘어가면 감당하기 힘들어져 오랫동안 매장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도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임대료는 현실적으로 범정부차원의 대책이 마련돼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정부도 깊은 고민을 하고 여러분의 어려움을 해결할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답했다.

뚜레쥬르와 파리바게뜨 등 제빵업체도 구입강제품목의 수를 줄이고 가격을 20% 인하했다. 뚜레쥬르는 500m 내 신규 가맹점 출점 제한으로 안정적 수익창출을 지원하고, 계약갱신요구권을 20년간 보장하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7년이 지나지 않은 매장이 다시 공사를 할 때 가맹본부가 비용을 본부가 부담하고, 가맹점주의 영업시간을 7시부터 22시까지 1시간 단축했다.

김찬호 뚜레쥬르 베이커리본부장은 “가맹점주들의 얘기를 직접 들어보면 국내 유사업종의 근접 출점 보다 글로벌 직영 출점이 가맹사업에 위협적인 존재”라면서 “글로벌 직영 출점에 대해 국내 가맹사업자들을 도와줄 수 있는 정부 차원의 방안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가맹점주들에게 내가 운영하는 브랜드가 글로벌 브랜드라는 보여주는 건 큰 자긍심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면서 “CJ가 제일 잘하는 게 문화는 만드는 것이기 때문에 베이커리 식문화를 국내에서 구축하고 해외에서 한국 대표 베이커리 문화를 전파하는 게 꿈”라고 덧붙였다.

▲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프랜차이즈업계 대표들이 기념촬영을 위해 포즈를 취하고있다. 사진=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업계별 상생방안 설명이 끝난 뒤 박 회장은 “김 위원장님이 꼼꼼히 메모하며 경청한 것에 대해 감사하다”면서 “현재 당면한 프랜차이즈산업의 문제는 도입단계에서 지나친 경쟁에서 비롯한 왜곡된 프랜차이즈 문화가 가장 큰 발목을 잡았고, 규제 역할을 하는 공정위도 이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한국의 프랜차이즈 산업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롤모델이 될 수 있는 산업이 되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상생의 모범이 될 것을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이렇게 기분 좋은 행사가 또 있을까 싶다”면서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있는 동안 기록할 가장 중요한 성과일거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려움이 있을시 기탄없이 말하면 공정위를 넘어서 범정위 차원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진지하게 생각해 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