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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구회장, 왜 현대건설 등기임원에서 물러나나정의선부회장 '승계 준비',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장영성 기자  |  runforrest@econovill.com  |  승인 2018.03.14  18:23:50
   
▲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왼쪽)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부회장(오른쪽). 사진=뉴시스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현대건설 등기이사에서 물러난다. 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현대건설 등기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현대차그룹 세대교체가 시작될 것이라는 등 의견이 분분하다. 현대차그룹의 전신인 현대그룹의 상징이기도 했던 현대건설 등기이사직 사임이 앞으로 정몽구 회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으로 경영권이 넘어가는 신호탄이라는 해석인데 재계에선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세대교체라고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이른 감이 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13일 정몽구 회장과 김용환 부회장 등의 재선임안이 포함되지 않은 주주총회 이사선임안을 주주총회소집 결의안에 공시했다. 이들은 21일 임기 만료로 현대건설 기타비상무이사에서 물러날 예정이다.

현대건설은 오는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몽구 회장과 김용환 부회장 후임으로 이원우 현대건설 플랜트사업본부장 부사장, 윤여성 현대건설 재경본부장 전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 등을 올릴 예정이다.

   
▲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현황. 자료=삼성증권

현대차그룹, 세대교체 시작?

현대건설은 2011년에 현대자동차 그룹에 인수됐다. 현대건설은 현대차그룹에서 상징하는 바가 크다. 현대건설은 구 현대그룹의 모태회사다.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은 현대건설을 기반으로 그룹을 키웠다. 정몽구 회장은 현대건설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김용환 부회장도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에서 중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50%가 현대차, 현대모비스가 30%, 현대건설이 20%로 지분구조가 나눠져 있다.

이에 정 회장이 현대건설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면서 세대교체가 시작됐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현대건설 사내이사로 물러난 정 회장은 모비스와 현대파워텍, 현대차에서도 임기가 곧 마무리된다. 정 회장은 2019년 3일에 모비스와 파워텍, 2020년 3월에 현대차에서 임기가 만료된다. 그렇다면 2020년까지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정의선 부회장의 경영승계가 시작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정 회장이 그룹 등기임원을 유지하지 않고 아들인 정 부회장에게 자리를 넘겨줄 것이라는 관측이다. 현재 정 부회장은 그룹 내 최다 등기임원이다. 정 부회장은 현대차와 기아차, 모비스, 현대제철 이사를 역임 중이다.

삼성증권은 연구보고서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변환 필요성이 높아진 상태이며, 정 회장이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것은 지배구조 재편의 시작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산업 트렌드 변화로 사업구조 재편 필요성이 높아진 상황이다. 산업 트렌드가 변화하는 시기에 그룹사 간 높은 의존도는 사업구조가 각 사의 체질 개선과 실적회복을 늦춰지는 이유로 꼽았다.  

삼성증권이 분석한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현황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 20.78%를 보유하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현대차(기아차 지분 33.88%)는 기아차에 기아차(현대제철 지분 17.27%)는 현대제철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구조로 이뤄져 있다.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도 지배구조 재편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다. 공정위는 상장사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을 대주주 30% 지분 보유에서 20%로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차 그룹에서는 글로비스와 이노베이션이 대주주 지분율 29.9%에 해당한다.

임은영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 그룹 주가 부진, 연말에 지주사 전환 혜택 종료,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 등을 고려하면 2018년은 그룹 지배구조 재편에 적당한 시기”라고 말했다.

   
▲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본사. 사진=뉴시스

지배구조 재편, 현대글로비스 수혜?

KB증권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변화가 올해 중 본격화 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현대글로비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 변화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KB증권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변화, 이제 시작이다’라는 리포트를 통해 현대글로비스는 반조립제품(CKD) 사업부를 매각한 뒤 매각 대금을 이용해 기아차가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인수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정의선 부회장이 현대글로비스 지분을 계속 보유하는 대신 글로비스가 계열사에 대한 매출 의존도를 낮추어 일감 몰아주기 이슈도 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정의선 부회장 → 글로비스 → 모비스 → 현대차'로 통하는 지배구조가 형성되면서 정의선 부회장 경영권 승계에도 유리한 포석이 놓일 것으로 판단했다.

특히 2019년 이후에는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 주가가 상승하면서 지배구조 변화를 위한 비용이 늘어날 수도 있기 때문에 2018년이 재편 적정 시기라는 게 KB증권 분석이다.

강성진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현대차그룹의 경영진은 주력차종 신차출시에 힘입어 2019년 현대차그룹 실적 개선에 대해 기대감이 높다”면서 “그렇다면 현대차그룹 경영진이 지배구조 변화에 적절할 것으로 내다보는 시점은 2019년 이후보다 올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배구조 재편',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현대차그룹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이사회 결정은 전문 경영인 체제로 교체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정 회장이 등기임원에서 물러난 것은 지배구조 재편의 일환이라고 보기엔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현대건설 주식을 일체 보유하지 않고 있다. 이에 정 회장은 현대건설에서 상징적인 의미로 현대건설 등기임원을 유지해왔는데 이제 그룹을 계열사별 자율경영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등기임원에서 물러났다는 의견이 더 설득력이 있다는 것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 그룹이 지배구조 개편에 나서기 위해선 지분정리가 선행돼야 하는데 그룹 오너의 등기 이사 사임만으로 세대교체를 운운하는 것은 현실성이 떨어진다"면서 "정 회장의 경우 현대건설 지분도 없는데다 이번 주총일로 등기이사 임기가 끝났기 때문에 현대건설을 전문경영 체제로 전환하면서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자연스런 조치로 평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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