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4일 “한국GM 신차 배정과 한국 잔류 의지를 확실히 확인했다”면서 “실사는 경영상 문제를 밝힐 수 있도록 충분한 기간을 두고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날 열린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구체적인 실사 범위와 기간, 내용에 대한 합의는 되지 않았지만 실사 과정에서 합의할 수 있다”면서 “경영 문제에 대한 원인 파악이 충분히 될 수 있도록 실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GM의 잔류 의사 표명과 관련해 “잔류 의지가 상당히 강하고 신차 배정 의지 또한 확인했다”라고 말했다. 한국GM 매출 원가율이 높은 부분에 대해선 “매출 자체가 적으면 매출 원가율이 떨어진다”면서 “원가율을 낮추는 것보다 차량 생산과 매출을 정상화하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산업은행의 한국GM에 대한 실사는 지난 12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산업은행은 실사 결과를 바탕으로 GM 본사에서 요구한 신규자금 투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GM은 28억달러 규모의 한국GM 신규 투자에 산업은행도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산업은행은 한국GM의 지분 17%를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 위원장은 “한국GM 실사에서 금융분야와 관련해 금융위와 산은이 해야 할 역할을 게을리하지 않겠다”며 “관계부처와 함께 3대 원칙을 지키며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3대 원칙은 ▲대주주의 책임있는 역할 ▲주주·채권자·노조 등 모든 이해관계자의 책임있는 역할수행 ▲장기적으로 생존 가능한 경영정상화 방안 마련 등이다.

한편 최 위원장은 이날 한국GM을 비롯해 금호타이어, 성동조선해양과 STX조선해양 등 구조조정 현안 기업에 대한 의견도 공유했다.

금호타이어에 대해서는 노조가 채권단이 제시한 자구안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최 위원장은 “채권단의 요구 수준은 임금 및 복지제도 등을 경영 정상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조정한 것이다”라면서 “금호타이어 재도약을 위한 최소한의 필요조건이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금호타이어 매각이 무산된 후 다시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를 상대로 자본 유치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선 “외부 자본 유치 없이는 금호타이어의 정상화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에 기초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노조가 위기상황을 보다 대승적 차원에서 이해해야 한다”면서 “외부자본 유치를 통한 경영 정상화에 적극적으로 협조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금호타이어 채권단은 채무 상환 유예 결정을 이달 말까지로 미뤄둔 상태다. 채권단은 금호타이어 노사가 이달 안에 자구계획 약정을 체결하지 않으면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최 위원장은 아울러 성동조선과 STX조선의 경우 “많은 검토를 거쳐 각각 법정관리와 경영 정상화를 선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다만 STX조선은 금호타이어와 마찬가지로 노사가 다음 달 9일까지 자구계획에 동의하지 않으면 법정관리를 신청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그는 “고강도 자구계획으로도 STX조선의 독자 생존이 쉽게 담보되지 않고 자금부족이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서 “채권단과 회사 측이 협력해 사업 재편(가스선 특화), 수주 노력, 유동성 관리 등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