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삼성전자의 올해 상반기 프리미엄 갤럭시S9이 흥행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사전개통 첫 날인 9일 개통된 물량이 약 18만대로  지난해 상반기 갤럭시S8의 70%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꽁꽁 얼어붙은 번호이동 시장도 갤럭시S9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성적이 출시 초기에 달려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각한 일이다.

휴대폰 업계는 세 가지 이유를 들어 갤럭시S9의 흥행부진을 설명하고 있다.

먼저 폼팩터(하드웨어 크기,구성,배열) 진화의 한계다. 갤럭시S9은 강력한 카메라 기능과 증강현실 이모지를 흥행 포인트로 삼았지만 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가장 중요한 하드웨어 폼팩터의 진화가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모바일AP의 기능과 램, 속도 등의 기본적인 스펙의 발전은 이미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상태에서 엣지 디스플레이와 베젤리스를 뛰어넘는 기술력이 보이지 않는다.

일각에서 '갤럭시S8에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한 모델'이라는 지적까지 나오는 이유다.

▲ 갤럭시S9이 멕시코를 비롯한 중남미 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출처=삼성전자

높은 출고가도 발목을 잡았다. 갤럭시S9 64GB의 가격은 95만7000원으로 책정되어 100만원 이하지만 플러스 모델은 64GB가 105만6000원, 256GB는 115만5000원의 고가다. 여기에 국내 갤럭시S9 판매금액이 해외와 비교해 최대 10만원 이상 비싸다는 점도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폼팩터 진화가 없는 상태에서 굳이 갤럭시S9을 고가로 구입할 요인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승을 부리는 불법 보조금도 갤럭시S9 초반흥행을 가로막은 요인이다. 출시 후 첫 주말 갤럭시S9 불법 보조금은 한 때 45만원까지 치솟으며 기승을 부렸다. 주말이 끝나며 불법 보조금 지급은 잠잠해지는 분위기지만 갤럭시S9을 구매하려는 사람들은 '보조금이 또 풀릴 것'이라는 기대로 갤럭시S9 구매를 미루는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