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태호 기자] 세계 최초로 ‘비행 택시’가 공개됐다. 전기로 움직이는 자율주행 비행기다.

구글 최고경영자(CEO) 래리 페이지의 투자를 받는 스타트업 ‘키티호크 코퍼레이션(Kitty Hawk Corporation)’이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Christchurch) 시(市)에서 ‘하늘을 나는 택시(Air Taxi)’ 시험비행을 했다고 미국의 경제전문 CNBC 등 해외 언론들이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공개된 에어택시의 이름은 ‘코라(Cora)’다. 전기를 동력으로 사용하는 완전 자율주행 비행기로, 지상에 있는 사람이 비행기를 조종한다. 2명이 탈 수 있으며, 최대 시속 150km의 속도로 약 100km를 날 수 있다. 헬리콥터처럼 수직 이·착륙을 할 수 있어 활주로도 필요 없다.

▲ 구글의 투자를 받는 '키티 호크'가 제작한 자율주행 비행기 '코라(Cora)'가 12일(현지시각) 뉴질랜드에서 공개됐다. 출처=코라 홈페이지

‘코라’가 뉴질랜드에서 발표된 것은 키티호크와 뉴질랜드의 이해관계가 잘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한다.

구글이 ‘코라’의 최초 상업화 국가로 뉴질랜드를 택한 배경에는 뉴질랜드 정부의 적극적인 협력이 있었다. 구글은 키티호크를 설립한 지난 2016년부터 뉴질랜드와 에어택시에 대한 규제를 논의했다.

뉴질랜드가 '사려깊으며 안전을 중시하는 규제제도 (thoughtful and safety-conscious regulatory regime)'를 운용하는 것으로 여겨져 온 반면, 중동과 아프리카는 무인 비행에 '더 공격적 (more aggressive)'이었으며, 미국 정부는 에어 택시가 뉴질랜드보다 혼잡한 미국 하늘에서 안전하게 주행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어려워 자율주행 비행기를 상업화 할 법령을 입안하지 못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반면 뉴질랜드는 친환경 정책을 위해 전기 자율주행 비행기인 '코라'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인다. 현재 뉴질랜드의 발전량 80%는 수력,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에너지다. 특히 지난해 당선된 재신다 아던(Jacinda Ardern) 뉴질랜드 총리가 2050년까지 뉴질랜드를 ‘탄소 제로 국가’로 만들겠다고 공언하면서 친환경 정책은 더욱 힘을 받고 있다.

아던 총리는 “2050년까지 뉴질랜드를 탄소 제로 국가로 만들 것”이며 “(키티호크의) 프로젝트는 그 목표의 일부다”라고 밝혔다.

조애너 노리스(Joanna Norris)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경제개발국장은 “키티호크가 뉴질랜드에 온 것은 사업이 쉽고, 안전에 중점을 둔 규제환경, 청정기술에 대한 비전 등이 좋게 작용한 결과”라고 말했다.

키티호크 사(社)도 홈페이지에서 "뉴질랜드의 중앙 항공국은 전 세계 규제기관의 존경심을 받고 있다. 미래를 포용하는 사람들도 있고, 코라(Cora)의 발판이 돼 줄 역동적인 경제력도 있다"면서 "발전량의 80%를 청정에너지로 생산하는 뉴질랜드도 전기 이동수단 혁명을 이용할 길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키티호크와 뉴질랜드는 빠르면 5년 안에 ‘에어 택시’ 상업화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세바츠천 스런 (Sebastian Thrun) 키티호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월 CNBC인터뷰에서 5년 이내에 에어택시가 상용화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어 택시’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겠다는 사람들도 등장하고 있다. 프레드릭 리드(Frederick Reid) 델타항공(Delta Air Lines) 전 사장은 에어 택시 서비스를 상업화하기 위한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우버'나 국내의 '카카오 택시'처럼 ‘에어 택시'를 부를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있는 것이다.

한편 에어 택시에 회의감을 보이는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지난해 7월 두바이가 중국의 이행(EHang)사와 자율 비행 택시 서비스를 시작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면서 항공택시는 시기상조라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