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오각진 기업인/오화통 작가 ] 

3월이 시작되며 밖을 나서 좀 빨리 걷기라도 하면,

등에 살짝 땀이 나는 것을 느낍니다.

지금은 나쁘지 않지만, 머지 않아 몸을 가볍게 하라는 메시지를 주는 듯 합니다.

일본에서 단순하게 살기 열풍을 일으키는데

일조했던 분의 책에 언급된 내용입니다.

‘사람은 일어나 앉으면 다다미 반장,누우면 다다미 한 장으로 족하다‘

참고로 다다미 한 장의 크기는 가로 182, 세로 91센티미터라 합니다.

어떻습니까?

우리가 사는 현재도, 흔적도 참 별거가 아니란 생각이

저절로 들고, 숙연해지기도 합니다.

 

과거에 매년 이맘때면 집이나 직장등에서 버리고,

대청소하던 봄맞이 행사가 생각납니다.

당시에는 내심 귀찮고, 그래서 형식적으로 흘려버렸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그 기억이 남아있어 지금도 버리면 가벼워지는 것을 몸으로 아는 것 같습니다.

평범한 나로서도 집안을 둘러볼 때마다 경쟁 심리나

소비가 미덕이라는 생각에 물건을 사고, 쌓아놓는 것에

너무 익숙해진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게 됩니다.

앞에 언급한 책에 내게 꼭 필요한 물건인지를 판단할 때

도움을 주는 일본 스님의 말이 있습니다.

갖고 싶은 물건이 있을 때,

가슴에 손을 얹고 가만히 생각해본 후 괴롭다고 느껴지면

그 물건은 필요한 게 아니라 그냥 갖고 싶은 것 뿐이라는 겁니다.

여기서 괴롭다는 건 이미 충분히 갖고 있는데도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기 때문에 생기는 감정이라는거죠.

대형 마트에서 가슴에 손을 얹는 사람이 많아지면

집안 구석 구석이 꽤 빌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듭니다.

 

현 정부가 출범하고, 강남의 집값을 잡겠다고 많은 정책을 펼치는데

잘 안되는 것 같습니다. 정책을 추진하는 장관이 강남 집값 애기할 때

거의 적의를 가진 것처럼 얘기하던데도 말이죠.

그런 정책들과 함께 이런 미니멀 라이프 운동을 조용히 펼쳐나가면 어떨까요?

헨리 데이빗 소로우나 스콧 니어링이 추구한 단순한 삶,

법정 스님의 무소유 철학이 저변에 깔리며 확산되면

그깟 집값이 문제가 될까요?

 

가볍게 봄을 맞으려면 일단 옷을 가볍게 입고,

우리 몸이 사는 집도 단순하게 하자는 건데,

얘기가 너무 돌아갔습니다!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이후 12년간 기업의 CEO로 일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