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동차 판매의 전설 조 지라드           출처= 링크트인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조 지라드는 지난 40년 이상 동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판매 왕이었다. 그러나 그의 기록이 깨질 상황에 처하자 이의 제기에 나섰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최근 보도했다.

세계 최고의 기록을 공인하는 기네스북은 1973년에 1425대의 차를 판 그를 세계 자동차 판매왕으로 인정했다. 그는 이후에도 15년간 1만 3천 대의 차를 팔아 12년 연속 기네스 판매왕에 올랐다. 1년 근무일을 250일로 계산했을 때 하루 약 6대의 차를 팔아 치운 셈이다.

지라드는 이후 자신의 판매 노하우 등을 담은 '어떻게 하면 누구에게나 무엇이든 팔 수 있을까’ (How to sell anything to anybody, 국내 출판 제목 ‘누구에게나 최고의 하루는 있다’/다산북스)라는 책을 출간하는 등 자동차 판매 업계의 전설로 남아있다.

그의 기록은 영원히 깨지지 않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알리 레다가 나타났다. 그의 동료들은 그를 ‘자동차 판매의 마이클 조던’이라고 부른다.  

알리 레다는 디트로이트 디어본에 있는 GM의 ‘레스 스탠퍼드 쉐보레 캐딜락'(Les Stanford Chevrolet Cadillac)이라는 딜러사의 세일즈맨이다. 지역 신문인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Detroit Free Press)에 따르면 그는 지난 한 해 동안 총 1582대의 차를 팔았다. 기네스북이 이를 인정하게 되면 레다는 한 해 자동차 판매 부문의 새로운 세계 신기록 보유자가 될 것이다. GM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레다는 지난 해 새 차 1530대, 중고차 52대를 팔았다.

그러나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세일즈맨"이라고 주장하는 올해 89세의 지라드는 결코 싸움 없이 조용히 물러날 것 같지 않다. 프리 프레스에 따르면, 그는 이미 두 명의 변호사와 이 문제를 협의했고 자신의 부인에게 레다의 새 기록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게 했다. 지라드는 이미 전국적으로 유명한 연사가 되었을 뿐 아니라 베스트셀러의 저자이다. 그는 레다의 판매 기록을 입증할 모든 문서에 대한 완전한 감사를 요청했다.

상황은 여기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와 그의 아내는 레다의 새 기록을 축하하기 위한 시상식에 참석해 달라는 GM과 레다 회사의 초청을 거부했다.

지라드는 평소 누군가가 자신의 기록을 깨면 "그 사람을 자랑스러워 할 것"이라고 말해 왔다. 그러나 그는 프리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레다의 회사는 보다 신중해야 하며 부적절한 게임을 해서는 안 된다. 그래야 회사가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아리송한 말을 남겼다.

그러나 레다가 근무하는 회사의 대표인 개리 스탠포드는 프리 프레스에 “우리 회사는 내 아버지가 창업한 회사다. 우리는 지라드의 지적에 전혀 개의치 않는다. 레다의 기록은 모두 공식적인 것”이라고 말했다.

“누구든 레다의 기록을 믿지 않는다면 언제든 GM에 와서 확인하세요. 거기에 모든 자료가 있으니까요.”

▲ 조 지라드의 기록을 깬 알리 레다           출처=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 캡처

올해 44세로 차 세일즈맨 경력 17년차인 레다는 프리 프레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라드의 책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며 "누가 어떤 차량을 선호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해 가장 빠르고 저렴한 가격에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라드가 수첩과 노트를 이용했다면 나는 고객 관리용 전문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세밀히 관리한 것이 큰 효과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현재 근무하는 딜러사에서 7년째 일하고 있는 레다는 "차 판매 보다는 사람 관계를 더 중시했고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만 그 열매는 매우 달았다"고 강조했다.

또 회사가 작은 커뮤니티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에 착안, 사람들이 모이는 행사, 축제 등에 빠짐없이 참석했다. 이웃들의 각종 경조사에도 직접 팔을 걷고 나섰다. 그런가 하면 자동차 판매에 필요한 각종 물품들은 주로 동네 소매업소에서 구입했다. 이를 통해 인간 관계의 폭을 넓고 깊게 가져간 것이 주요했다고 밝혔다.

레다는 판매 노하우에 대해 "팔아도 되고 못 팔아도 그만이라는 여유 있는 자세를 갖는다면(즉, 판매 실적에 급급하지 않으면) 고객과의 관계는 오래갈 수 있다"며 "본인의 수입, 환경, 취향에 맞지 않는 차를 사려는 고객에겐 과감하게 안 된다고 말하고 팔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대한 영업 사원으로 만든 기본 전략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다음과 같이 대답했다. 

“아주 간단합니다. 나는 자동차 세일즈맨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고객을 위해 도움을 주는 조언자에 가깝다고 할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동차 문제로 저를 찾아오면 그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게 제 일이니까요.”

야망을 가진 모든 세일즈맨이라면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