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오각진 기업인/오화통 작가 ]

올림픽이 추웠던 겨울과 함께 끝난 듯 합니다.

항상 그래왔던 것처럼 1등만 남아 기억되고,

예선에서 탈락함으로 먼저 돌아가거나, 잊혀진 휠씬 많은 선수들이 눈처럼 많았겠지요.

그중에서도 4년간 공들여왔던 바로 그 대목에서 실수로 탈락한 선수.

8년전의 바로 똑같은 실수를 딛고,이번에 만회하리라 했던건데,

그 노력이 한 순간에 물거품되어 흘리는 눈물을 볼 때 가슴이 아팠습니다.

피와 땀의 결실이 결과로 다가오는 게 올림픽이라고 차마 말을 못하겠습니다.

 

또 있습니다.

피말리는 예선을 통과, 피라미드의 끝인 가장 높은 무대에 선 그네들,

한순간에 신데릴라가 되는 선수들도 있었습니다.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과 함께

그들이 저 영광의 무대 뒤로 함께 다가올 허무를 감당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자연스레 스쳐갔습니다.

하버드 대학교에서 가장 인기있는 강좌를 진행한 심리학자 탈 벤 샤하르의 일화.

그는 16세에 스쿼시 대회에서 이스라엘 챔피온이 되었습니다.

매일 6시간씩 5년 동안 피땀 흘리며 연습한 성과였지요.

하지만 우승 축하 파티후 집으로 돌아온 그는

오랜 세월 꿈꾸어온 행복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답니다.

우승의 기쁨은 겨우 세시간 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거죠.

 

옆에 있던 아내가 한 마디 합니다.‘별 걱정을 다한다’구요.

4년만에 출전한 저 선수는 이번에 실수로 또 8년간의 노력이 물거품 되었지만,

이미 다음 올림픽 그현장으로 새 목표를 잡는 심지를 보였다고 하네요.

또한 스케이팅에서 은메달에 그쳐 서운할 법도 한 선수가

다리가 조금만 길었더라면 금메달을 딸 수 있었을 거라고 얘기하는

유쾌함이 있었습니다.

16살 소녀로서 피겨 여왕이라는 올림픽의 가장 기쁜 시상대에 섰지만

인형 받고 갖게 되는 예비(?) 시상식이라 우승 실감이 나지 않는다고

자신을 통제하는 성숙함도 있었습니다.

결국 저런 심지와 유쾌함, 성숙함이 있는 선수들이 어울어진다면

걱정은 안해도 되겠다는 거겠지요.

 

허긴 내게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여자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 파이프에서 은메달을 딴 마리 마르티노(34)였습니다.

9세 딸과 함께 시상대에 올랐는데,

그 이유가 목표를 성취해낸 기분이 얼마나 좋은지를 알려주고 싶었답니다.

바로 우리 모두의 사는 이유 아닐까요?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이후 12년간 기업의 CEO로 일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