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정경진 기자] 중공업 및 조선 등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악재들이 수년째 이어지면서 법원경매를 통해 낙찰되는 공업시설 평균 낙찰가가 2006년 이후 10년 내 최저수준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법원경매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공업시설 평균 낙찰가율은 65.1%로 2006년 이후 10년 내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7년을 포함해 16년 66.1%. 15년 65.6%로 3년 연속 60%대 중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주거시설 평균 낙찰가율이 2012년 이후 꾸준히 오르며 10.2%포인트 상승폭을 기록한 반면 공업시설은 오히려 3.0%포인트 하락했다. 한때 주거시설과 공업시설의 낙찰가율 격차는 8.2%포인트에 불과했지만 2017년 기준 22.3%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지지옥션 이창동 선임연구원은 “공업시설 감소폭은 10% 내외로 근소한 편이지만 경매 청구액이나 채권총액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조선업·중공업 등 지방 대형 공업시설들의 경매행이 늘어나면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특히 대형 공업시설은 물건 당 채권액이 과다한 편이라 문제가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12월 26일 경북 상주시 소재 OO폴리실리콘 공장이 다섯 번의 유찰 끝에 감정가 1865억의 17.16%인 320억 원에 낙찰됐다. 2016년 12월 경매개시 결정이 내려진 이후 만 1년만이다. 해당 물건의 등기부상 채권총액은 430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근저당 및 가압류 금액만을 집계한 것이다. 이번 낙찰을 통해 1순위 채권자인 A은행을 비롯해 대부분의 채권이 미환수 된 것으로 보인다. 특히 A은행을 포함해 1금융권의 등기부상 채권총액만 3820억원에 달해 낙찰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1금융권의 채권 미환수 금액이 최대 3500억원에 이를 수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환수 금액이란 부동산 담보채권이 법원경매를 통해서도 회수되지 못한 금액을 의미한다.

2013년부터 5년간 낙찰된 공업시설(단독물건)은 약 7400여건으로 동일기간 낙찰된 주거시설 13만여 건의 5.7%에 불과하다.

하지만 낙찰총액은 11조4266억 원으로 동일기간 주거시설 낙찰총액 25조1798억 원의 45.3%에 달했다. 낙찰가율이 저조해진 만큼 미회수 채권액도 증가하고 있다. 2013년부터 2017년까지 낙찰된 경매 물건의 등기부상 채권 총액(건물 등기부 기준, 단일 물건 기준) 26조9800억 원으로, 낙찰액 11조4천억 원 비교해 보면 단순 계산으로도 15조5천억 원 가량의 미회수 금액이 나타난다. 동일기간 공업시설의 감정가 총액도 17조1800억 원으로 부동산의 기본적인 가치인 감정가의 비해서도 약 5조7500억 원 가량 낮은 수준에서 낙찰된 것을 알 수 있다.

이창동 선임 연구원은 “최후의 수단인 경매를 통해서도 채권회수가 안된다면 고스란히 금융권 및 경제 전반의 부담으로 작용될 수 있다 가계부채 이외에도 기반시설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