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22일 북한이 평창 동계올림픽 폐막행사 참석을 위해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대표단을 2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파견하겠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이번 폐회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도 미국 대표단장으로 참석할 예정이어서, 개회식을 계기로 한 '펜스-김여정 회담' 불발 이후 북미 고위급 간 접촉이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된다.

▲ 북한 김영철 통일전선 부장. 출처=통일부

통일부는 이날 "북한이 오늘 오전 이런 내용이 담긴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단장 명의의 통지문을 보내왔다"고 전했다. 

김영철 부위원장이 이끄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은 단원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과 수행원 6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경의선 육로를 통해 방남한다고 알려왔다고 통일부는 전했다.

통일부에 따르면, 김영철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인민군 대장을 거쳐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당 중앙위원회 통일전선부 부장,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당 정치국 위원,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국무위원회 위원 등의 직책을 맡고 있다. 

김영철은 국방 분야에서 대표적인 강경파로, 북한의 주요 무력도발을 주도하고 있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2015년 비무장지대(DMZ) 지뢰도발사건을 포함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농협 전산망 해킹, 소니 픽처스 해킹 등의 도발을 주도한 인물로 지목되고 있다.

김영철은 량강도 출신으로, 만경대혁명학원을 거쳐 김일성군사종합대학교를 졸업했다. 김일성 시기 인민군 소좌, 인민군 소장, 인민무력부 부국장 등의 직책을 거쳤고, 제 1~7차 남북고위급회담 군사분과위원회 북측위원장으로 참여했다.

김정일 시기에는 인민군 중장, 인민군 정찰총국 총국장, 인민군 상장, 당 중앙위원회 위원을 거쳤고, 제3~7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과 제2차 남북국방장관회담의 북측대표를 역임했다.

통일부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폐회식 참가가 남북관계 개선과 비핵화를 포함한 한반도 평화정착 과정을 진전시켜 나가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며, 이러한 입장에서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방남을 수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북한 고위급대표단의 체류일정 등 실무적 문제들은 앞으로 판문점 연락채널을 통한 문서 교환 방식으로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부위원장은 우리 정부의 독자 금융제재 대상인 데다 천안함 피격 사건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도 예상된다. 

그러나 이번 폐회식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도 미국 대표단장으로 참석할 예정이어서, 개회식을 계기로 한 '펜스-김여정 회담' 불발 이후 북미 고위급 간 접촉이 이뤄질지 여부도 주목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김영철 등의 방남에 대해 "그야말로 평창 올림픽 평화 개최를 축하하고 남북 관계 개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평창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영접한 만큼 김영철 통전부장이 온다면 서훈 국가정보원 원장이 응대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양 교수는 "이번에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이 오는 만큼 우리의 국정원장과 김영철 부장, 폼페오 미국 CIA 국장이 협력한다면 김영철이 이방카 선임고문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김영철은 대남 고위급 접촉에 여러 번 접촉해 능수능란한 만큼 비핵화 등의 문제가 제기되도 충분히 역공이 가능해 북미 접촉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