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전현수 기자]미국이 철강, 알루미늄의 관세를 올리는 내용의 보호무역 주의를 노골화하자  유럽연합(EU)이 대응책 마련에 나서는 등 미국과 유럽의 무역전쟁 전운이 감돌고 있다.  

EU는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에 따른 피해가 유럽에서 생길 것에 대비해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20일(현지시각) 독일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에 따르면 EU는 미국의 철강, 알루미늄 수입 규제에 대응해 보복할 수 있는 미국산 제품 목록을 작성하고 있다.

'보복조치 리스트'에는 토마토·감자·오렌지주스 등 농산품, 식료품이 올라 있다. 테네시주와 켄터키주에서 만드는 버번 위스키와 할리데이비슨 오토바이 같은 특정 지역 상품이나 구체적인 회사 제품도 들어 있다. 

EU 집행위원회의 마르가리티스 시나스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우리는 EU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이며, 미국의 무역 제한 조치로 수출이 영향을 받을 때를 대비해 신속하고 적절하게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무역은 당사자들이 규칙을 지키면 윈-윈 할 수 있다”면서도  “우리는 무역전쟁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미 상무부 권고안이 공개됐을 때 독일상공회의소(DIHK)는 “미국이 철강, 알루미늄에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경우 전 세계로 무역 전쟁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럽철강연맹은(EUROFER)은 “미 상무부의 권고안은 글로벌 무역 전쟁의 방아쇠를 당기는 일”이라고 규정하고 “미국 정부가 상무부의 권고안을 받아들이면 EU를 통해 대미 관세 보복 조치를 이끌어낼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16일 철강에 대해서는 ▲중국, 한국, 러시아 등 12개 국가에 53%의 관세를 추가로 부과하거나 ▲모든 국가에 일률로 24%의 관세를 부과하거나 ▲국가별 미국 수출 쿼터를 지난해의 63%로 축소할 것을 권고했다. 알루미늄에 대해서는 ▲중국·러시아·베네수엘라·베트남·홍콩에 23.6% 관세 부과 ▲모든 국가에 일률로 7.7% 관세 부과 ▲국가별 미국 수출 쿼터 지난해의 86.7%로 제한하는 등의  권고안을 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철강 관련 권고안을 4월 11일, 알루미늄은 4월 19일까지 결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