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LG전자가 올해 스마트폰 출시 전략의 근본적인 변화를 추구하고 나섰다. 상반기와 하반기로 나눠 프리미엄 라인업을 출시하는 전략을 완전히 버리고 컬러 마케팅을 포함한 기존 라인업 강화로 가닥을 잡았다. 일각에서는 6월 프리미엄 라인업 출시 가능성도 제기된다.

LG전자 MC사업본부 수장은 지난해 조준호 사장에서 황정환 부사장으로 교체됐다. 생활가전 분야에서 큰 성과를 거둔 황 부사장이 위기에 처한 MC사업본부의 구원투수가 된 셈이다.

올해 스마트폰 출시 전략부터 변화가 감지된다. LG전자는 지난달 22일 LG V30, 12일 LG G6에 라즈베리 컬러를 입혀 본격적인 컬러 마케팅 시동을 걸었다. 라즈베리 로즈는 새로운 레드 계열 색상이며 LG V30에서는 붉은 장밋빛 색상의 미세한 렌즈들로 이뤄진 렌티큘러 필름을 제품 후면에 적용해 큰 인기를 끌었다. LG G6 라즈베리 로즈 버전 출시는 발렌타인 데이를 앞두고 단행되어 연인들의 선물로 각광을 받았다.

▲ 모델이 LG G6 라즈베리 버전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LG전자

아이폰이 상반기 라인업 공백을 막기위해 한 때 아이폰 레드를 출시하는 등, 스마트폰의 컬러 마케팅은 팬덤층의 지지를 굳건히 하고 새로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무기다.

▲ 모델이 LG V30 라즈베리 버전을 보여주고 있다. 출처=LG전자

LG전자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MWC 2018 기간 새로운 프리미엄 라인업을 공개하지 않는 대목도 중요하다. 지금까지 LG전자가 상반기 프리미엄 라인업을 MWC 기간 전후, 혹은 당일에 언팩으로 공개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파격적인 조치다. MWC 2018 기간 후 별도의 언팩을 열어 프리미엄 라인업을 공개하는 일도 많았지만, 현 상황에서 LG전자의 프리미엄 라인업 공개 일정은 미정이다.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는 MWC 2018 기간을 포기하더라도 완성도 높은 스마트폰을 보여준다는 의지다. 조성진 LG전자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에서 열린 CES 2018 간담회에서 “다른 사업자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출시한다고 똑같이 출시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기존 라인업 보강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상반기 G 시리즈, 하반기 V 시리즈 공식 자체가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MWC 2018 기간 LG전자는 LG V30의 인공지능 업그레이드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으로 갈음한다. LG전자는 13일 LG V30 2018년 모델을 MWC 2018 기간 공개하며 공감형 인공지능(AI)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 LG V30에 탑재되는 비전 AI 기술이 구동되고 있다. 출처=LG전자

카메라 편의성을 높이는 ‘비전 AI’와 음성 인식 기능의 범위를 넓힌 ‘음성 AI’가 강화된 모델이며 비전 AI는 듀얼 카메라, 저왜곡 광각, 글래스 소재의 크리스탈 클리어 렌즈(Crystal Clear Lens) 등 기존 카메라 기술에 대폭 적용된다. 음성 AI 기술은 음성 인터페이스 기술 강화에 방점이 찍혔다. 구글 어시스턴트에서 LG만의 편의 기능을 음성으로 명령하면 실행해주는 음성 명령어를 23개에서 32개로 크게 늘린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LG전자가 MWC 2018 기간 LG V30 업그레이드 버전과 함께, 새로운 중저가 라인업을 깜짝 공개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LG전자가 컬러 마케팅을 통한 기존 라인업 강화에 나서며 MWC 2018 기간 새로운 프리미엄 모델을 공개하는 대신 LG V30 인공지능 업그레이드 버전을 발표하지만, 올해를 그냥 넘길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IT 전문 블로거인 에반 블레스는 16일(현지시간) 벤처비트 기고를 통해 LG전자의 프로젝트 주디(Judy)를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프로젝트 쥬디는 LG전자의 올해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뜻하며, 이르면 6월 실물이 공개될 예정이다.

에반 블레스는 “LG전자의 올해 프리미엄 라인업은 퀄컴 스냅드래곤 845, 64GB 저장용량에 4GB램을 지원할 것”이라면서 “듀얼 카메라와 HDR10 기능이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