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가 발동됐으나 여전히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는 현지에서 최고의 제품으로 꼽히고 있다. 이번 세이프가드가 미국 소비자들에게 양질의 제품을 구입할 수 있는 기회만 박탈할 것이라는 우려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제품군을 중심으로 꾸준히 현지 공략에 나서면 세이프가드 파도를 충분히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감지된다.

▲ 최근 가동을 시작한 삼성전자의 사우스캐롤라이나 가전공장 전경. 출처=갈무리

17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의 유력한 소비자 전문매체 컨슈머리포트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에 최고의 찬사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달 초 발표한 '최고의 대용량 세탁기 15종' 중 무려 8개가 한국산 제품이기 때문이다. 컨슈머리포트는 미국의 소비자들이 가장 신뢰하는 매체며,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 곳으로 꼽힌다.

드럼세탁기 부문에 선정된 6개 모델 중 삼성전자 제품 2종, LG전자 제품 1종이 이름을 올렸다. 고효율 전자동 세탁기 부문에서는 LG전자가 6개 선정 제품 중 3개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세이프가드의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한 미국의 월풀은 고효율 전자동 세탁기 부문에 1개의 제품만 이름을 올리는 것에 그쳤다.

세이프가드가 발동된 후 나온 첫 컨슈머리포트의 발표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세이프가드 발동을 통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세탁기 비용이 다소 올라갔음에도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혁신적인 성능과 품질이 현지 소비자의 선택을 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컨슈머리포트는 "지금까지 삼성과 LG는 세탁기 부문에서 혁신을 보여줬다"면서 "가격 상승 등의 약점이 있지만 두 회사가 미국에 공장을 건설하고 있기 때문에 장기적 관점에서 세이프가드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의 세이프가드 조치가 점점 다양한 산업으로 확장됨에 따라, 반(反) 세이프가드 전선도 구축되고 있다. 세계무역기구(WTO)에 따르면 유런연합과 싱가포르는 지난 9일 미국이 발동한 태양광 전지, 모듈 세이프가드에 대한 양자협의를 미국에 요청했다. 중국은 미국의 태양광, 세탁기 세이프가드 모두 지적하며 지난 6일 미국에 보상협의를 신청한 상태다. 전 세계를 상대로 통상전쟁을 벌이기 시작한 미국에 대항해 세계의 보호무역주의 전쟁이 불을 뿜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