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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z 인사이드] 진격의 아마존, 빛과 그림자2018년 아마존 제국 원년..."거인 증후군 경계하라"
최진홍 기자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8.02.15  10:30:00

[이코노믹리뷰=최진홍 기자]제프 베조스가 이끄는 아마존을 단순한 이커머스 회사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까. 아마존(AMAZON)의 로고가 말하듯 A부터 Z까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담겠다는 아마존의 꿈은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며, 제프 베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시대의 아이콘으로 부상하고 있다. 아마존 제국의 영토가 넓어질수록 그와 비례한 '공포의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모든 것이 아마존 제국의 손아귀에 떨어지면, 우리는 끝까지 행복할 수 있을까?' 이제 이 질문에 답할 차례다.

   
▲ 아마존 로고의 웃음표시는 A부터 Z까지 모든 것을 다룬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출처=아마존

"모든 것을 연결한다"
미국의 포브스는 지난달 19일(이하 현지시각)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가 세계 최고 부자에 등극했다고 보도했다. 오랜기간 1위를 지킨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주를 밀어냈다. 제프 베조스의 총 자산은 1080억달러에 이른다.

아마존도 승승장구하고 있다. CNN머니는 6일 아마존의 시가총액이 6850억달러를 기록하며 애플과 알파벳의 뒤를 이어 3위에 랭크됐다고 보도했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8150억달러, 알파벳은 7500달러다. 거대 IT 기업들이 꿈의 시가총액인 1조달러를 향해 질주하는 상황에서 아마존도 유력한 후보군에 이름을 올린 셈이다. 아마존 주가는 올해들어 21% 급등했으며 지난 1년간 상승폭은 65%에 이르는 등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 지금까지 3위였던 MS는 6840억달러로 4위에 주저앉았다. 제프 베조스와 아마존이 빌 게이츠와 MS를 압도한 셈이다.

올해가 아마존 제국의 원년이 될 가능성은 매우 높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1위 기업인 애플은 최근 배터리 게이트와 아이폰X 수요 부진으로 휘청이고 있으며 구글을 보유한 알파벳은 각국의 견제와 포털 외 사업부분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반면 아마존은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초연결 생태계를 차곡차곡 구축하며 연일 세상을 놀라게 만들고 있다. 아마존의 지난해 4분기 매출은 605억달러, 순이익은 3.75달러까지 치솟았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아마존의 성장을 두고 "올해 가장 빠르게 성장할 유일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아마존은 다양한 분야에 손을 대고있는 전형적인 문어발 기업이다. 이커머스를 중심에 두고 아마존 프라임 회원제를 바탕으로 기본적인 생태계를 구축한 후, 클라우드의 AWS와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와 같은 OTT(오버더탑) 사업에도 집중하는 중이다. 드론을 활용한 배송과 증강현실 기기는 물론 대시와 같은 사물인터넷 쇼핑 시스템까지 구비하고 있다. 인공지능 알렉사를 활용한 스마트 스피커인 에코는 북미 시장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오프라인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 무인 점포 아마존고가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출처=갈무리

최근 문을 연 아마존고(Amazon Go)의 등장은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지난달 22일 미국 시애틀에 문을 연 아마존고는 계산원이 존재하지 않는 무인 무인점포로 운영된다. 인공지능, 자율주행차 기술에 사용되는 딥러닝과 컴퓨터 비전, 센서융합 등이 총망라된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 Technology) 기술이 핵심이며 고객이 물품을 들고 나오면 자동으로 계산되는 방식이다.

엄청나게 많은 카메라와 센서가 손님을 실시간으로 추적하며 매대마다 마이크와 압력 센서까지 부착되어 있다. 현지 매체의 기자가 몰래 음료수를 들고 나왔으나 이미 계산이 끝나버리는 등, 아마존고의 기술력은 합격점이라는 평가다.

무인 점포가 일자리를 빼앗을 수 있다는 지적을 의식한 듯 주류 판매대에 신분증을 확인하는 점원을 따로 배치하기도 했다. 사회적 논란을 피해가는 영악한 접근법이다.

JP모건체이스와 버크셔 해서웨이 등과 연합해 아마존 동맹을 결성, 헬스케어 혁명에 나서기도 했다. 아마존은 1월30일(현지시간) 기업 임직원용 보험 헬스케어 서비스 시장에 진출한다고 선언한 후 현재 '기초공사'에 한창이다. 구체적인 서비스 명도 알려지지 않았으나 헬스케어 시장은 아마존의 등장만으로 강력한 충격을 받았다는 후문이다. 기업 임직원들에게 저가의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는 설명이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이루지 못한 보험, 헬스케어 시장에 아마존이 도전장을 냈다.

   
▲ 아마존닷컴과 버크셔해서웨이, JP모건체이스가 30일(현지시간) 합작 의료 회사 설립 계획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회장, 워런 버핏 버크셔 회장,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 출처=갈무리

지난해 전격적으로 인수한 신선식품 업체 홀푸드를 활용한 배달 서비스도 시작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8일 아마존이 프라임 나우를 통해 홀푸드 배송 서비스를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연회비 99달러를 내면 가맹 매장에서 원하는 제품을 집으로 배송하는 프라임 나우 서비스에 홀푸드 사용자 경험을 연결한 셈이다.

최근에는 배달사업 직접진출도 선언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9일 아마존이 로스앤젤레스를 시작으로 미국 전역을 사정권에 둔 배달 사업에 나선다고 보도했다. 시핑 위드 아마존(Shipping With Amazon)이라고 명명된 배달 서비스는 아마존 플랫폼을 통해 제3의 벤더를 합류시켜 가동하는 모델이다. 아마존의 배달업 진출 소식에 굴지의 물류회사인 페덱스와 UPS의 주가는 곤두박질쳤다.

아마존의 눈부신 행보는 제프 베조스 CEO의 선구안과 적절한 시장환경이 만들어낸 '시너지'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지난 2016년 제프 베조스는 미국의 유명 토크쇼 진행자인 찰리 로즈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의 문제를 중심으로 장기적 관점으로 접근하고, 문제 해결을 중심으로 사업의 방향을 맞춘다"고 말한 바 있다.

그 과정에서 직원에 대한 폭언, 강압적인 조직문화가 논란이 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장의 문제를 파악하고 아마존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며 장기적 관점에서 문제해결에 나선다는 것은,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려운 일이다.

아마존의 행보가 아마존 제국이라는 큰 그림을 바탕에 두고 치밀하게 채워지는 장면도 의미심장하다. 아마존이 공개한 대시는 사물인터넷 쇼핑 버튼으로, 고객이 습관적으로 버튼을 누르면 자동으로 물품이 배송되는 원리다. 아마존 생태계에 고객들을 가둬 빠져나가지 못하게 만든다.

아마존의 스마트 인공지능 스피커 알렉사 에코는 에코닷과 같은 파생 플랫폼으로 발전하며 꼼꼼한 스마트홈 로드맵을 보여주고 있다. 음성 인터페이스를 중심에 두고 간편한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편, 거실용과 방 등으로 용도를 나눠 사각지대가 없는 인프라를 구축하고 있다는 평가다. 제약시장까지 넘보는 아마존이 음성 인터페이스를 넘어 디스플레이 인공지능 스마트 스피커 미래까지 정조준하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AWS가 방대한 데이터 운용과 안정적인 인프라 지원을 약속한다면, 아마존고와 홀푸드의 프라임 나우 서비스는 말 그대로 아마존 월드의 온라인, 오프라인 사용자 경험의 결합을 의미한다.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외연을 확장한 아마존이 오프라인으로 진격하며 실질적인 빅데이터 확보와 운용에도 손을 뻗었다. 그 과정에서 인공지능 알렉사는 다양한 하드웨어 기기와 연결되며 일종의 운영체제로 변신하는 중이다.

   
▲ CES 2018 기간 알렉사가 탑재된 중국 하이센스 TV가 전시되고 있다.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온라인의 사용자 경험을 오프라인에서 충분히 풀어내는 것은 아마존 서점의 책 진열이 정면을 향하고 있던 순간, 이미 확인됐다. 오프라인에서 확보할 수 있는 구매패턴을 취합해 더욱 정교한 온오프라인 서비스로 풀어내는 것도 아마존의 선순환 생태계 전략으로 풀이된다. 월회비를 내고 가입하는 아마존 프라임 서비스 시작 당시부터 예견됐던 일이다.

결국 아마존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모든 정보를 취합해 이를 통합된 사용자 경험으로 제공, 아마존 제국의 영토를 한없이 넓히면서 '절대 빠져나갈 수 없는 가두리 양식장'을 만들고 있다. 필요하다면 제프 베조스 CEO가 인수한 언론 매체인 워싱턴포스트도 콘텐츠의 역할로 아마존 프라임 상품에 포함되는 방식이다.

아마존의 몇 않되는 실패사례 중 하나인 태블릿 킨들도 마찬가지다. 태블릿 시장이 스마트폰 패블릿 현상으로 크게 위축되며 13분기 연속 시장이 축소되는 가운데,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아마존의 킨들은 최근 삼성전자를 밀어내고 시장 점유율 15.6%로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삼성전자는 14.1%에 그쳤다. 킨들은 이커머스 플랫폼의 연장을 끌어내기 위해 고안된 제품이며, 아마존은 고객들이 아마존 쇼핑 전용 태블릿으로 킨들을 구매하기를 원했다.

최고의 아마존...두 가지 불안요소?
최근 국내 유통강자 신세계가 이커머스 전략에 대규모 투자를 예고하며,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새로운 실험이 각광을 받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은 이커머스라는 온라인 중심 사용자 경험을 통해 착실하게 데이터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오프라인에 뿌리를 내리는 전략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가 소위 말하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아이템 중 아마존이 손을 대지 않은 곳은 없으며, 지금 이 순간에도 아마존은 새로운 시장에 출사표를 던지며 빠르게 진출하고 있다.

그러나 아마존 제국의 팽창에도 그림자는 있다. 경쟁자의 대두와 정치적 견제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인도 주요 언론은 12일 미국의 유통공룡 월마트가 인도 1위 이커머스 업체 플립카트에 최대 100억달러를 투자, 지분의 50% 이상을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고 보도했다. 제트닷컴을 인수한 월마트가 이커머스 시장에 빠르게 진출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아마존의 행보에 제동을 걸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그러나 오프라인 유통인 월마트의 목표는 아마존이 장악한 이커머스 시장의 탈환에 방점이 찍혀있기 때문에, 이 자체는 아마존 입장에서 인도라는 신진시장을 두고 벌어진 국지전 정도로 해석될 수 있다.

중국 이커머스 시장의 성장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아마존고의 충격이 워낙 강력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고 있지만, 사실 아마존고와 같은 무인 점포 시스템은 이미 중국에서 성업중이다. 주인공은 알리바바다. 신유통을 기치로 건 알리바바는 현재 중국 각지에 약 30곳의 무인 점포인 '허마'를 개소했으며, 스마트폰만으로 결제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허마 내부에는 신선식품과 가공식품 등을 판매하며 바코드를 인식하면 제품의 정보가 확인된다. 조리된 음식을 매장에서 바로 식사할 수 있으며 온라인 주문 창고 역할도 수행할 수 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사용자 경험의 통섭이다. 알리바바는 연내 중국 내 허마 매장의 숫자를 6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알리바바는 중국 정부의 보호, 육성을 바탕으로 성장했으나 최근 신유통을 내건 혁신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시너지를 적극적으로 체화하고 있다. 인공지능과 클라우드 인프라, 간편결제 서비스는 물론 빅데이터와 로봇 경쟁력 등 다양한 ICT 플랫폼을 통해 빠르게 성장중이다. 중국 내부에서 아마존의 영향력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두 회사의 전격적인 충돌이 불가피하다는 말이 나온다. 알리바바가 신유통을 중심으로 종합 IT 회사를 목표를 내건 장면도 아마존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정치적 견제도 변수다. 각국의 세금 문제는 '나름의 양보'로 풀어갈 수 있지만 공룡이 된 아마존을 시장 독과점 문제로 견제하려는 움직임은 치명적일 수 있다.

아마존 등 거대 ICT 기업들이 실리콘밸리의 혁신을 가로막는다는 비판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미국 상무부는 최근 2015년 창업 1년 미만 신생기업 실태를 조사한 결과 41만4000곳이 창업했고, 이는 2006년과 비교해 26% 줄어들었다고 발표했다. 2000년대 이후 하이테크 분야 창업이 저조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동시에, 그 이유가 아마존 등 거인이 된 실리콘밸리의 거물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아마존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는 없지만, 최근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망 중립성 폐기가 구글과 넷플릭스 등 거대 ICT 플랫폼 기업들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이 아니라 스타트업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대목도 중요하다.

통신사에 비용을 낼 수 있는 거대 기업들은 망 중립성 폐기로 자기들을 위협할 수 있는 잠재적 경쟁자인 신생 스타트업을 견제할 수 있다는 논리가 나온다. 이미 거인이 된 아마존, 구글, 애플 등이 새로운 ICT 성장 동력을 막아서고 있다는 지적은 정치적 규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험요소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테크 기업의 입지가 좁아진 것도 아마존에게 부담이다. 이민 문제 등 트럼프 행정부 초기 논란은 나름 봉합되는 분위기지만 태생적으로 실리콘밸리와 트럼프 행정부의 심리적 간극은 좁혀지지 않는다. 특히 아마존은 이커머스, 즉 고객에게 제품을 판매하는 플랫폼이라는 점에서 기존 사업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규제의 파급도가 다른 ICT 기업보다 클 수 밖에 없다.

아마존이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며 제국을 건설하는 중이지만, 알리바바와 같은 미래 경쟁자와의 대결을 앞둔 상태에서 거인의 그림자에 휘청일 수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점에도 집중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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