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윤선 기자]1928년생으로 올해 90세인 북한 고위급 대표단장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의 장수 비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9일 한국에 도착해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고 10일에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석했다. 김영남 위원장은 허리가 곧고 걸음걸이가 활기찼고 검버섯이 거의 없었으며 이어진 일정에도 피곤한 기색 하나 없이 정정함을 과시했다. 이처럼 100세를 앞둔 나이에도 건강하게 장수하는 김 위원장의 비결은 무엇일까.

김 위원장, 꼼꼼하며 충성도 높은 관리

북한 주민들의 평균 수명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다만 지난해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월드팩트북(The World Factbook)에 따르면 2016년 각국의 기대수명은 한국이 82.4년, 북한은 70.4년으로 12년이나 차이가 났다.

북한의 많은 주민들이 빈곤에 시달리다 죽어가지만 고위 간부 등 권력자는 숙청에 의해 생을 마감하는 사례가 많다. 대표적으로 김정은의 고모부이자 조선인민군 육군 대장이었던 장성택은 2013년 군대를 동원해 군사정변을 꾀했다는 혐의로 처형됐다. 처형 당시 장성택의 나이는 66세였다.

김 위원장은 권력을 탐하지 않으며 충성도가 높은 관리다.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교의 교수이자 워싱턴 포스트의 기자였던 돈 오버도퍼의 저서 <두 개의 한국(The Two Koreas)에 따르면 김영남은 문장력이 뛰어나며 김일성 주석에게 몹시 충성을 다하는 관리였다고 한다. 외교관 출신으로 자신의 권력을 지향하지 않는다. 권력의 중심에서 벗어나지 않아 정치적 건강을 잘 지켰다는 것,

술 멀리하고 건강식 찾아 날씬하며 건장한 체격

일반 사람에게도 90살까지 장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김 위원장은 더욱이 허리가 곧고 귀가 밝아 일상생활을 하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을 것같아 보였다.

김 위원장은 매우 꼼꼼한 성격으로 흡연가지만 술은 마시지 않는다. 그는 철두철미한 성격으로 건강식에도 관심이 많고 평소에 운동도 꾸준히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그의 체격을 보면 배가 나오지 않았고 키는 대략 170㎝ 중반으로 1920년대 생 치고는 매우 크다.

북한 남성의 평균키는 2014년 기준 172㎝ 정도지만 김 위원장이 태어나기 14년 전인 1914년에는 160.6㎝에 불과했다.

조선중앙방송 등 북한 매체들은 북한에서 100세를 넘긴 노인들은 장수 비결로 ‘콩’으로 만든 된장, 두부 등을 자주 먹는다고 밝혔다. 콩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장수 노인들이 즐겨먹는 음식이다. ‘밭에서 나는 쇠고기’라고 불리는 콩은 고단백질로 인체에 필수적인 철분, 칼슘도 다수 함유하고 있다.

▲ 북한산 송이버섯은 향이 풍부하고 질감이 부드러워 한때 수출품으로 인기가 높았다. 지난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이 방북한 후 귀환할때 북측이 송이버섯을 선물로 보내기도 했다. 출처=이미지투데이

장수를 돕는 북한의 특산물, ‘불로초’와 ‘송이버섯’

북한의 특산물 중에서 장수를 돕는 식품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불로초`와 `송이버섯`이다. 북한의 불로초는 백두산에서 나는 식물로 생약명은 `초종용(草蓯蓉)`이다. 불로초(不老草)는 먹으면 영원히 늙지 않게 해준다는 것으로 중국의 최초 황제 진시황도 평생을 찾아다녔다.

초종용은 사철쑥의 뿌리에 기생하는 기생식물로 한국의 제주도나 울릉도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개체 수가 많지 않고 햇볕이 잘 들고 건조한 곳에서만 자라기 때문에 귀한 식물로 취급 받는다. 주요 효능은 강장제로서 아이를 가지지 못하는 불임을 개선하고 변비를 낫게 하며 신장을 건강하게 하고 성기능을 향상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송이버섯은 함경도 산간지역에서 자라는 칠보산 송이버섯이 유명하다. 김정일 위원장이 2007년 남북정상회의를 기념해 故노무현 대통령 방북단에게 칠보산 송이버섯 500상자를 귀환 길에 보낸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 이를 직접 맛본 이는 "칠보산 송이버섯은 향이 강하다 싶을 정도로 풍부했고, 부드러워 입에서 녹는 듯 했다"며 "김정일 위원장이 노 대통령 방북단에게 선물할 만하다 싶었다"고 회상했다.

송이버섯에는 비타민과 단백질이 풍부하며 칼로리가 낮고 최근엔 항암 효과로 주목받고 있다.

▲ 북한 국가과학원 미생물학연구소가 개발한 불로초차와 송이버섯차.출처=조선신보

북한은 자국의 특산물인 불로초와 송이버섯을 활용한 제품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재일본조선인총련합회 중앙상임위원회의 기관지인 <조선신보>에 따르면 북한 국가과학원 미생물학연구소는 지난해 말 불로초차와 송이버섯차를 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