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서민들이 낮은 가격에 허기를 달래는 편의점 도시락이 ‘프리미엄화’에 주력하면서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가심비(가격 대비 마음의 만족), 1인가구 증가 등 소비자의 요구가 다양화됨에 따라 도시락업계는 가격 저항선으로 불려온 1만원대가 넘는 도시락을 출시해 소비자의 반응과 프리미엄 도시락 시장의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 세븐일레븐에서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기념으로 한정 판매하고 있는 강원도 먹을거리 제품들. 출처= 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최근 평창올림픽을 겨냥해 평창의 '대관령 한우'를 활용한 1만원짜리 '한우 도시락'을 선보였다. 한우물량이 소진될 때까지만 한정판매된다.

이에 앞서 편의점 업계 1위인 CU는 지난해  7월에서 9월까지 9900원짜리 '풍천민물장어 도시락'을 한정판매했고, 2위인 GS25도 지난해 6월에서 8월까지 1만 900원의 '민물장어덮밥'을 내놓았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 기념으로 대관령 한우가 들어간 도시락, 삼각김밥, 핫도그와 강원도산 곤드레나물밥 등 4개의 제품을 시즌한정 메뉴로 3월까지 판매할 예정”이라면서  “평창 한우를 사용해 고급화한 제품이다보니 원가가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 개발에만 집중하는 건 아니고 삼각김밥이나 핫도그 등의 가격이 싼 신메뉴도 함께 출시하고 있다”면서 “다양해지는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앞으로 제품을 출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CU 관계자는 "3000원에서 5000원대의 도시락도 여전히 운영하고 있다"면서 "예전엔 편의점 도시락은 한끼 해결하는 음식으로 생각했는데 요즘엔 편의점에서도 제대로된 한끼 식사를 즐기고 싶은 소비자들의 요구가 늘어나 그에 맞는 가치를 제공하고자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소비자들은 고가품을 선호하고 있다. GS25가 지난해 도시락 가격대별 매출 비중을 조사한 결과 4000원 이상 도시락 비중이 2014년 34%에서 지난해 78%로 43%포인트 상승했다.  4500원 이상은 같은 기간 8%에서 21%로 13%포인트 올랐다. 

편의점 도시락에 대한 고객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그에 맞춰 4000원 이상의 도시락 종류가 늘어난 것이라는 게 편의점 업계의 설명이다. 작은 사치를 즐기는 '편귀족(편의점+귀족)'이 늘어나며 가심비를 중요시 하는 트렌드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GS25 관계자는 프리미엄 도시락 출시와 관련해 “계속해서 새로움을 추구해야하기 때문에 새로운 식재료, 차별화 된 조리법을 적용하다보면 가격이 높아지기도 한다”면서 “높아진 가격만큼 그 이상의 가치를 고객들에게 제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편의점 업계가 프리미엄 도시락 시장의 문을 두드리는 데는 1인가구의 증가도 영향이 컸다.  혼자서 밥을 먹더라도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하는 소비자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GS25 관계자는 “프리미엄 제품만 선보이는 것은 아니다”면서 “싼 가격의 가성비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비싸도 제대로 먹고 싶은 소비자들의 요구 모두를 고려해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기준 점포수는 CU가 1만 2503개로 1위, GS25가 1만 2279개로 2위를 차지했다. 세븐일레븐은 8700여개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업계를 선도하고 있는  CU와 GS가 계속해서 고가의 도시락을 출시하며 시장을 형성하면 다른 편의점 업체도 동참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