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일 연세대 경영대학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금융위원회

[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연일 입길에 오르고 있는 은행권 채용비리와 관련해 금융당국의 두 수장이 일제히 입을 열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5일 “은행권 채용비리 사건에 대한 금융감독원 검사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믿는다”고 말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오후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에서 열린 ‘금융업 진입규제 개편방안’ 간담회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지난달 11개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한 채용비리 검사에서 채용비리 의혹 22건을 적발, 이중 의혹이 확실한 5개은행을 검찰에 수사의뢰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금감원 수사 참고자료를 바탕으로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 등 2개 시중은행과, 대구은행, 부산은행, 광주은행 등 3개 지방은행의 수사에 착수했다.

채용비리는 KEB하나은행 13건, KB국민은행과 대구은행이 각각 3건, 부산은행 2건, 광주은행 1건인건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중 KEB하나은행과 KB국민은행은 각각 50명, 22명의 ‘VIP리스트’를 만들어 조직적인 특혜채용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은행은 금감원 검사 결과를 정면으로 반박하며 “해당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특혜채용건은 없다”고 나서고 있다.

이와 관련해 최흥식 금감원장도 이날 오전 서울 망원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금감원 조사는 확실하다”면서 “검찰에서 조사를 잘 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 원장은 “금감원 직원들이 검사를 나가서 조사한 결과에 대해 제가 부인할 수는 없다”면서 기존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이번 채용비리 수사 결과에 따라 해당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은 옷을 벗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해 대규모 채용비리 건이 적발된 우리은행의 경우 수사 과정에서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이 채용비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바 있다.

올해는 금융당국이 금융권 채용비리를 정조준하고 있어 가능성은 더 높아지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달 28일 채용비리 건이 적발된 금융사의 경우 CEO 해임을 건의하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은행법상 은행의 임원이 은행의 건전한 운영을 크게 해치는 행위를 할 경우 금융당국은 주주총회에 기관장 해임 요구건을 건의할 수 있다.

한편 최 위원장은 연세대서 간담회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하나금융지주 관련 기자의 질문에 “하나금융 기사, 얘기해도 쓰지도 못 하지 않느냐”고 반문하며 강연장을 떠났다. 일각에서 피어난 하나금융지주의 기사 삭제 의혹과 관련해 금융위원장이 이를 공개적으로 지적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