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비즈니스 인사이더 캡처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31일(현지시간) 만장일치로 금리를 1.25 ~ 1.5 %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재닛 옐런 의장이 물러나고 트럼프 대통령이 새로 지명한 제롬 파월이 중앙은행의 고삐를 이어 받으면서 연준이 시장에 영향을 미치는 것을 바라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동결 조치는 이미 충분히 예상된 일이었다. 파월은 오는 5일 오전 9시에 취임 선서를 할 예정이다.

중앙은행의 리더십 변화는 다행히 미국과 세계 경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다. 연준은 2일간의 정책회의 후 발표한 성명서에서 고용, 가계 지출 및 기업 투자의 "견고한" 성장을 치하했다.

미국 실업률은 17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고 경제 성장률은 최근 몇 개월 동안 상승세를 보였으며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마도 유일한 우려는 여전히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우고 있는 주식 시장이지만, 연준은 연준의 주된 초점은 시장의 일일 움직임이 아니라 보다 폭 넓은 경제의 건강이라고 강조했다.

PNC파이낸셜서비스(PNC Financial Services Group)의 스튜어트 호프만 이코노미스트는 "옐런에서 파월로의 초기 인계 과정은 매우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월이 바톤을 이어 받아 첫 코스를 무난하게 잘 달릴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은 3월에 있을 다음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있음을 강력히 시사했다. 금리를 결정하는 통화위원회는 인플레이션이 올해 연준의 2% 목표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오래 동안 이어져 온 낮은 인플레이션은 연준의 금리인상 속도를 저지시킨 걸림돌이었다.

연준은 성명에서 12개월 기준 인플레이션이 올해는 상승해 중기적으로 위원회의 2% 목표를 부근에서 안정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올해 연준은 세 차례의 금리 인상을 예고하고 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앙은행은 금리 인상 횟수를 과장해 왔지만, 그러나 경제학자들은 이번에는 다를 것이라고 말한다. 최근 발효된 공화당의 세제개편안이 경기 과열을 가져오면 연준이 브레이크를 밟아 인플레이션이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할 것이기 때문이다.

투자은행 및 금융 자문사 스티펠(Stifel)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린제이 피그자는 "파월은 지나치게 신중한 나머지 실수하는 경향이 있다. 추가 금리인상을 정당화하는 것이 그의 마음에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변호사이자 사모펀드의 경영진이었던 파월은 2012년부터 연준 이사회에 참여했다. 그는 옐런과 함께 오랜 시간 호흡을 맞춰 왔기 때문에 "더딘 속도의 점진적" 정책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옐런은 의장 재임 기간 동안 널리 호평을 받았다. 월가의 많은 사람들은 옐런이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재임명되기를 희망했다. 옐런 재임 기간 동안 그 어느 의장보다도 실업률을 크게 떨어뜨렸고 주식 시장의 최대 활황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운동 기간에 “저금리를 부끄러워해야 한다”며 옐런을 비난했지만, 당선되고 취임 한 후에는 옐런을 칭찬하면서 재임명하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연방 준비위원에 임명된 공화당원 파월을 지명했다.

파월은 달아 오르는 주식 시장과 경기 과열의 가능성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 지를 찾아야 할 뿐 아니라 비어 있는 연준의 인사도 채워야 한다.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에는 7명의 이사가 있어야 하지만, 옐런이 오는 5일 이사회에서 사임할 것으로 예상돼 파월은 7명의 이사 자리 중 3명만 채워진 채 연준을 인수할 것이다.

연준 이사는 대통령이 임명하고 상원의 비준을 받는다. 대법관과 비슷하다. 그러나 오바마 정부와 트럼프 정부는 모두 공석의 이사 자리를 채우지 않았다. 의회의 비준도 느리긴 마찬가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석 중인 이사의 한 자리에 경제학자 마빈 굿프렌드를 지명했지만, 상원은 아직 그를 비준하기 위한 투표도 하지 않았다.

모건 스탠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엘렌 젠트너는 "제롬 파월 지명자가 대통령에게 공석을 빨리 채워 자신이 보다 강력한 지지 세력을 가질 수 있도록 계속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주식 시장이 하락하기 시작하면 연준 이사 자리를 채우는 일이 더 중요해 질 것이다. 앨런 그린스펀 전 의장의 경우, 1987년 10월 27일 자신의 임기가 시작된 지 불과 두 달 만에 이른바 블랙 먼데이(Black Monday, 이날 뉴욕 증권시장에서 다우존스 산업주 평균이 508포인트, 전일 대비 22.61%가 폭락함으로써 미국 증시 역사상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웠다)라고 불리는 시장 붕괴에 직면했었다. 이것은 그의 지도력을 테스트하는 계기가 되었다.

당시 뉴욕 연준은행의 E. 제럴드 코리간 총재는 그린스펀에게 이렇게 말했다.

"앨런, 이제 당신이 나설 차례야. 이 모든 것이 당신의 어깨에 달려있네.”

캘리포니아 대학교 어바인의 교수이자 전 연준 역사학자인 개리 리처드슨은 시장은 이제 변호사인 파월이 어떻게 말하고 어떻게 반응하는 지에 적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기 초기에 위기가 찾아 온다면 그의 앞 길은 험난할 수 있다(파월은 1970년대 후반 이후 처음으로 경제학자가 아닌 연준 의장이다).

리처드슨은 "경제학자들은 더 많은 의사 소통을 원한다. 그러나 변호사들은 의사 소통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파월 차기 의장 지명자는 연준 재직 기간 동안 경제가 성장하는 국면만 경험했습니다. 경제가 위축될 경우 연준 운영에 대한 경험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