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허지은 기자] 올 하반기부터 G마켓, 11번가,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보험 상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항공권을 구매하면서 여행자보험을 가입하거나, 애견용품∙자전거를 사면서 펫보험과 자전거 상해보험 등 간단한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보험 가입 절차가 간소화된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3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손해보험산업 혁신∙발전 방안’을 발표했다. 생활 밀착형 보험 활성화를 위해 관련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한편 소비자 보호장치를 강화해 보험 본연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소액간단보험의 경우 온라인 쇼핑몰 등 전자금융업자의 보험판매가 허용된다. 소액간단보험이란 여행자보험∙레저보험 등 보험 가입 기간이 짧고 보장 내용이 단순한 보험상품으로, 자동차보험∙실손의료∙장기질병보험 등 상품내용이 복잡하고 보험료 규모가 큰 상품은 제외됐다. 기존 보험판매채널과 중복되지 않도록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만 가입 가능하도록 제한을 뒀다.

소액간단보험 판매가 시작되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면서 관련 보험에 동시에 가입하는 등 보험 가입이 편리해진다. 출처=금융위원회

소액간단보험 판매가 시작되면 온라인 항공권 비교사이트에서 최저가 항공권을 구매하면서 여행자보험에 동시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세그웨이나 드론 등 모빌리티(이동기기)를 구입할 때 해당 제품의 상해∙배상책임보험에 가입할 수 있고 자전거나 등산용품을 살 때 레저보험에 가입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해외에서는 이미 소액 간단보험 시장이 활성화된 상태다. KPMG가 선정한 세계 핀테크 기업에서 2년 연속 TOP5에 선정된 중국 중안보험은 2013년 알리바바∙텐센트와 평안보험이 공동 설립한 온라인 손해보험회사다. 중안보험은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의 플랫폼을 영업망으로 활용해 간단 보험 시장을 공략, 설립 3년 만에 5000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유럽의 알리안츠 손해보험도 온랑니 쇼핑몰과 제휴해 제품 구매시 관련 보험을 연동해 구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자전거를 구입하면서 자전거 도난보험에 가입하는 식이다.

소액간단보험 대리점 업종 대폭 늘어나…제품 구매 없이 보험만 가입도 가능

소액간단보험 대리점으로 등록할 수 있는 업종도 대폭 늘어난다. 보험협회는 보험대리점 본업과 판매하는 보험상품의 관련성을 확인할 수 있는 서류만 있다면 소액 간단보험대리점으로 등록하게 된다. 가령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주택화재보험, 전세금보장보험, 부동산권리보험을 판매할 수 있고 항공사는 여행자보험, 스포츠용품판매업은 레저보험∙골프보험, 가전제품 소매업에서는 제품보증연장보험(EW) 등을 판매할 수 있게 되는 식이다.

온라인 보험, 특화보험사의 진입 규제도 대폭 완화해 새로운 플레이어의 진입을 유도한다. 현재 국내에서 운영되고 있는 온라인 전업 보험사는 교보라이프플래닛, 특화보험사는 IBK연금보험 정도 뿐이다. 일본의 경우 펫(Pet)보험사인 ‘애니콤’이 대표적인 특화보험사로 꼽힌다. 애니콤은 전국 동물병원과의 제휴∙협력을 통해 진료비 데이터를 보험료 산출에 활용하고 과잉진료와 부당청구 등을 미연에 방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향후 시장의 진입 수요가 있을 경우 상품특화 보험사 설립을 적극 허용해 여건을 개선한다는 방침이다.

보험 판매 방식을 늘어나면서 그에 맞는 소비자 보호장치도 강화된다. 소액 간단보험 대리점에서 제품 구입과 보험 가입을 동시에 했을 경우, 물건은 그대로 사용하면서 보험만 해지할 수 있다. 물건을 사지 않더라도 관련 보험만 가입하는 등 반대의 경우도 가능하다. 소비자 알 권리를 위해 대리점은 보험 분리구매와 동시 구매 시 발생하는 보험 계약 내용의 차이 등 핵심사항을 소비자에게 안내해야 한다.

손주형 금융위 보험과장은 “2월부터 보험업법 시행령 및 감독규정을 개정하고 금감원과 공동으로 감독업무시행세칙 개정을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면서 “소비자의 보험 가입을 쉽게 바꿔 실생활 위험보장의 사각지대를 해소해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