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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믹리뷰=김윤선 기자]담배는 백해무익(百害無益)하다고 하지만 하루 한 개비의 담배는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대규모 연구결과에 따르면 적은 양의 흡연도 비흡연보다 크게 해로운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대학의 암 연구소 연구팀은 담배 한 개비를 피는 사람은 비흡연자보다 심장 질환을 앓을 확률이 46% 높았고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은 30% 높다는 연구결과를 24일(현지시각) 영국의학저널(BMJ)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흡연과 관련한 141개의 연구 자료를 조사했다. 연구진은 평균으로 담배를 한 두 개비씩 피우는 사람이 한 갑 이상 피우는 사람보다 심장 발작이나 뇌졸중을 일으킬 확률이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연구결과 흡연량을 하루에 한 개비씩 크게 줄여도 흡연을 하지 않는 사람에 비해 관상 동맥질환(CAD)를 일으킬 확률이 약 50% 높았고 뇌졸중이 발생할 확률도 25%나 컸다. 여성흡연자는 각각 관상동맥질환 위험 57%, 뇌졸중 위험이 31%나 높아졌다.

관상동맥은 심장 근육에 산소와 혈액을 공급하는 중요한 혈관이다. 이 혈관이 동맥경화로 인해 좁아지면 심장 근육으로 혈액공급이 줄어 큰 고통을 초래한다. 예를 들어 협심증과 급성심근경색증이 CAD에 속한다. CAD를 유발하는 위험인자는 흡연,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고령의 나이 등이다.

연구팀은 흡연량을 점차 줄이면 담배로 인한 피해도 점차적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담배 1개비를 피워도 하루 20개비의 담배를 피는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의 위험은 46%, 뇌졸중 위험은 41% 줄어드는 것에 불과했다. 이는 가벼운 흡연을 했는데도 간혹 치명적인 질환에 걸리는 이유를 설명할 수 있다.

연구팀은 “흡연자들은 담배를 줄이기보다 아예 끊는 것이 좋다”고 밝혔다.

반론도 있다. 영국 옥스포드 대학 행동의학 교수인 폴 에이브야드 교수는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가벼운 흡연도 심장병이나 뇌졸중을 일으킬 확률을 크게 높인다고 했지만 흡연을 줄이는 것이 쓸모없다고 결론짓는 것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니코틴 대체 요법이나 전자 담배를 통해 담배를 줄이려고 시도한 끝에 담배를 끊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흡연 인구는 꾸준히 줄고 있다.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98년 35.1%인 흡연 인구는 2015년 22.6%로 7년 새 10% 넘게 감소했다. 전 세계적으로 남성 사망의 16%, 여성 사망의 7%는 담배 때문인 것으로 보고된다.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 세계 흡연 인구의 사망 원인은 신생물(암 등) 33%(약 212만명), 호흡기계 질환 약 29%(약 187만명), 심혈관 질환 약 29%(약 186만명)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