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립 모리스의 아아코스를 사용하고 있는 모습 출처= e-cigarette-plus.com

[이코노믹리뷰=홍석윤 기자]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자문위원회는 25일(현지시간) “필립 모리스(Philip Morris)의 연기 없는 새 전자담배 아이코스가 일반 담배에 비해 흡연 관련 위험이 낮다는 주장을 기각했다.

자문위는 연기 없는 담배가 해로운 화학 성분에 대한 흡연자의 직접 노출을 줄인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그것이 흡연과 관련된 질병의 위험을 줄인다는 것을 회사가 결정적으로 입증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아이코스(IQOS)라는 새 기술은 담배를 태우는 대신 담배 스틱을 부드럽게 가열하는 튜브로 이루어져 있다. 필립 모리스는 아이코스는 화염 대신 열을 사용하기 때문에 담배 연기에 함유된 독성 화합물의 90~95%를 제거한다고 주장한다.

이 신제품은 아이코스가 미국의 공중 보건에 도움이 될지 아니면 피해를 끼칠지에 대한 보건 전문가들 사이의 토론과 우려를 촉발시켰다. 건강 옹호론자들은 그런 제품이 오히려 새로운 흡연자를 끌어 들이고 사람들을 완전히 담배를 끊지 못하도록 유혹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아이코스는 미국 내 흡연이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짐에 따라 필립 모리스가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신제품이다. 이 회사는 아이코스를 개발하기 위해 30억 달러(3조 2천억원)를 투자했으며, 미국 외 약 30개국에서 이미 판매를 시작했다(회사는 약 400만명이 사용하고 있다고 추정했다). 이 회사의 주식은 자문위 회의가 진행되는 중에 이미 6% 하락했고 발표가 나온 25일 오후 다시 2.8% 하락했다.

아이코스의 미국 판매 가능 여부와 필립 모리스가 이 담배를 ‘덜 해롭다고’ 광고 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한 FDA의 결정은 다음 달에나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FDA가 회사의 주장을 승인하면, 아이코스는 기존 담배에 대한 덜 해로운 대안으로 미국 정부의 공식 인증을 받는(이것이 이 회사가 노리는 핵심 마케팅 전략이다) 최초의 담배 제품이 될 것이다.

그러나 이번 자문위원회의 조사 결과로 필립 모리스의 그런 전략에 적신호가 됐다. FDA는 의무는 아니지만 자문위의 권고를 따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전 질병관리센터(CDC) 임원이자 조지아 주립대 학교의 담배 전문가인 마이클 에릭슨은 "이번 판단은 자문위가 제품의 가능성을 인정했다는 측면과 회사측의 건강 강조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부족하다는 두 가지 측면을 모두 담고 있다”고 말했다.

공중 보건 산업에 종사하는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아이코스가 흡연 환경을 바꿀 수 있을 것인지 주목하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 아이코스 판매 승인을 받으려는 필립 모리스의 시도를 복잡하게 만드는 또 하나의 요인은 미국을 대표하는 많은 건강단체 및 전문가들이 회사에 대해 갖고 있는 뿌리 깊은 불신이다.

그들은, 이 회사가 지난 수 십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담배인 말보로(Marlboro)를 생산하면서 담배 연기에 대해 대중들을 호도했다고 누차 지적해 왔기 때문이다.

그런 회의론과 우려는, 주요 공중 보건 전문가와 연구원이 참석해 24, 25일 양일간 진행된 공청회에서도 수 차례나 제기되었다.

이번 결정도, 아이코스가 담배에 함유된 유해한 화학 물질에 대한 노출을 줄이는 것으로 보이긴 하지만, 그것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흡연자에 대한 해로움을 줄일 수 충분한 과학적 증거를 주지 못했다고 많은 참가자들이 생각한 데서 기인한 것이다.

또, 미국에서의 흡연이 가난하고 교육 수준이 낮은 사람들에게 점점 더 집중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아이코스의 가격이 비싸다는 점을 지적하는 사람도 있었다.

또 다른 사람들은, 흡연자가 정말로 이 연기 없는 담배로 완전히 전환할 것인지 아니면 일반 담배를 피우면서 추가로 사용하게 될 지(그렇게 되면 회사가 주장하는 잠재적 건강 이익은 아무 의미가 없게 된다)에 대한 질문을 제기했다. 또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하며 이 제품이 청소년과 십대들의 흡연에 미치는 효과에 대한 더 많은 데이터를 요청했다.

FDA가 최종 판결을 내리기까지는 몇 주가 남아 있어, 필립 모리스는 그 기간 중에 제기된 우려 사항을 해결하기 위해 수정안을 제출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