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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고행사의 성공비결④- 제네바모터쇼] 촌동네에 슈퍼카들 몰리는 이유시골, 작아서 즐거운 곳 ‘제네바’
   

[이코노믹리뷰=장영성 기자] 제네바 모터쇼(Geneva Motor Show)는 이름 그대로 스위스 제네바에서 펼쳐지는 모터쇼다. 1931년 첫 개최 이후 매년 3월 초 시작한다. 스위스 제네바 공항 인근에 팔렉스포(Palexpo)에서 해마다 열린다. 제네바 모터쇼는 근대 자동차 산업의 태동지인 유럽에서 열리다 보니 관심도 뜨겁다. 위치상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의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이 자존심을 걸고 맞붙는 격전지로 불리기도 한다.

   
▲ 제네바 모터쇼 현장. 사진=뉴시스

단점을 이점으로 바꿔버리다

제네바 모터쇼가 열리는 스위스는 우리나라 면적의 반도 안 되는 나라다. 인구도 800만명 수준에 불과하다. 모터쇼가 열리는 제네바는 우리나라 기준으로 작은 지방 도시 규모. 이 때문에 모터쇼가 열리기 전부터 인근은 최악의 도로 정체를 빚는 문제가 벌어지기도 한다. 작은 도시에서 큰 쇼를 기획해서일까. 제네바 모터쇼는 다른 국제 모터쇼에 비해 면적이 작다. 모터쇼 전시 면적은 지난해 기준 11만9000㎡이다. 다른 유럽 모터쇼인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전시 면적 20만㎡)나 파리 모터쇼(전시 면적 18만㎡)와 비교했을 때 규모가 작은 편이다.

그런데도 이름만 들으면 입이 쩍 벌어지는 초호화 자동차들이 이 자리에 모인다. 제네바 모터쇼가 명실상부 최고의 모터쇼 중 하나로 입지를 굳혔기 때문이다. 모터쇼엔 페라리, 람보르기니, 벤틀리, 롤스로이스부터 시작해 하이퍼카(Hyper Car)라고 불리는 부가티, 코닉세그, 파가니, 맥라렌도 단골로 출현한다. 부가티 시론의 경우 시가가 약 30억원이다. 특히 우리 귀에 익숙한 럭셔리카도 많지만, 수제작 자동차업체가 만든 수억원짜리 슈퍼카도 즐비하다. 유럽에서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다양한 카로체리아(자동차 제작 공방)와 튜닝 메이커들이 만든 기발한 콘셉트 카도 종종 등장하는 곳이 제네바 모터쇼다.

   
▲ 부가티 시론. 사진=부가티 홈페이지

물론 실용적이고 대중적인 자동차도 볼 수 있다. 남부 유럽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1500㏄ 이하의 모델들이 주로 전시된다. 더불어 제네바 모터쇼는 중저가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이려는 중저가 브랜드들의 전시와 홍보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인접 국가인 이탈리아의 중소 자동차 업체 이탈디자인(Italdesign), 베르토네(Bertone), 피닌파리나(Pininfarina) 등의 새로운 콘셉트카 발표회장으로 꼽히기도 한다.

이러다 보니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는 180개 업체가 참가했는데, 이들이 세계 최초로 공개한 차(월드프리미어)가 148대(참가업체 대비 비율 82.2%)나 된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지난해 1100여개 업체가 참여했지만, 월드프리미어는 겨우 228대(20.7%)였다. 참가업체 대비 월드프리미어 비율로 보면 제네바모터쇼가 월등한 것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지난해 제네바 모터쇼에는 약 70만명의 관람객이 방문했다. 이는 스위스 국민 10명 중 1명이 이곳에 온 셈이다.

   
▲ 제네바 모터쇼가 열리는 팔렉스포. 사진=위키커먼스

작아서 오히려 즐거운 곳

관람객들이 제네바에 모이는 것은 주최 측의 독특한 전시면적 배분이 한몫한다. 제네바 모터쇼에 참가하는 자동차 업체들은 매년 같은 장소에 같은 크기의 부스만을 이용해야 한다. 다른 업체가 행사에 빠지지 않으면 한 업체가 매년 같은 자리에서 쇼케이스를 연다. 이는 매년 방문하는 관람객들에게 원하는 업체의 자동차를 쉽게 찾아 관람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한다. 면적이 방대해 관람 동선을 잃게 되는 다른 모터쇼에 비해 상대적으로 우월한 경쟁력이다.

제네바 모터쇼는 하나의 큰 건물에 6개의 전시관이 나뉜 구조로 돼 있다. 다른 모터쇼와 달리 관람객이 이동으로 인해 얻는 피로도가 적다.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경우 A사 전시관, B사 전시관 등 여러 전시관이 멀리 떨어져 있어 관람이 불편한 점이 있다. 이로 인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의 경우 인지도가 낮은 자동차 업체에는 관람객들의 발길이 드문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한다.

제네바 모터쇼의 경쟁력은 이뿐만이 아니다. 작은 도시다 보니 팔렉스포는 공항과도 가깝다. 제네바 모터쇼 현장인 팔렉스포에서 스위스 제네바 공항은 겨우 500m 거리다. 걸어서 단 몇 분 안에 도착한다. 여기에 전시장은 2단으로 건설된 메인 전시장이 따로 구축돼 있어 유럽 자동차 기자들 사이에서 취재하기 좋은 모터쇼라는 평이 나 있다.

제네바 모터쇼에 매년 방문하는 K 씨는 “제네바 모터쇼는 마치 서울과 같다”라고 표현했다.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서울은 한 장소에 여러 볼거리와 놀거리가 모여 있어 ‘콤팩트시티(Compact City)’라고 불리기도 한다. 제네바 모터쇼에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 2018 제네바 모터쇼 현장 배치도. 자료=제네바모터쇼 홈페이지

제네바 모터쇼가 세계적인 모터쇼로 성장한 배경에는 스위스의 국가적 특징도 크다. 스위스는 컨벤션산업에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하고 있는데 제네바 모터쇼도 이러한 흐름을 탄다. 전 세계 기업과 언론이 매년 중요한 행사가 열리는 곳으로 인식돼, 모터쇼도 아울러 성장하게 됐다. 이에 제네바 모터쇼는 스위스 대통령과 주지사가 개막식에 참여하여 전시회를 거국적 차원에서 개최·홍보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모터쇼를 여는 나라인데도 대형 양산차 제조사 하나가 없다. 이로 인해 ‘특정 업체에 편중되지 않는다’라는 독특한 장점을 낳았다. 세계 여러 모터쇼는 각 나라의 메이커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제네바 모터쇼는 각 메이커가 매년 같은 부스에 같은 면적을 사용해야 한다. 스위스가 정치 중립국이라는 특성이 모터쇼에서도 잘 반영된 것이다.

세계적인 자동차 브랜드 B사의 경우 전시장 사용 면적은 420㎡(127평)이 제공되고 단일 전시 부분은 겨우 25㎡(7.5평)만 쓸 수 있다고 한다. 부스가 작다 보니 A업체와 B업체의 전시 거리가 겨우 3m밖에 되지 않아, 다양한 차종을 한 눈에 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조경실 자동차 디자이너는 “제네바 모터쇼는 어느 한 국가와 메이커에 치중하지 않는다”면서 “업체의 규모나 차량 퀄리티에 상관없이 균등한 규모로 전시가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장영성 기자  |  runforrest@econovill.com  |  승인 2018.02.01  12:3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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