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견다희 기자] 손으로 들면 봉지 가득 질소 대신 ‘바삭’하며 과자가 가득 잡히는 알찬 ‘꼬북칩’. 제과회사 오리온이 지난해 3월 15일 출시한 꼬북칩은 삼양의 ‘불닭볶음면’, 하이트진로의 ‘필라이트’와 함께 지난해 대박상품으로 뽑혔다.

이유는 세 회사 모두 이 제품들 덕분에 추락하던 실적을 극적으로 돌려 세운 것이다. 불황 속 대박상품이 된 꼬북칩은 지난 2014년 ‘허니버터칩’의 기록을 갈아치웠다. 얇은 칩을 4겹으로 겹쳐 바삭한 식감을 극대화 시킨 콘스낵인 꼬북칩은 국내 제과시장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네 겹 스낵'으로 1개를 먹어도 3-4개를 먹는 듯한 풍부한 식감이 일품이다. 거북이 등껍질 모양을 형상화한 재미있는 스낵이기도 하다. 오리온은 지난해 거둔 성과에 머물지 않고 꼬북칩을 오리온 하면 떠오르는 초코파이와 같은 반열의 브랜드로 만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 봉지 가득한  질소 대신 '바삭'한 과자 알파가 들어있는 오리온의 꼬북칩 콘스프맛. 출처= 이코노미기뷰 견다희 기자

꼬북칩은 지난해 총 2300만개가 팔렸다. 오리온의 집계에 따르면 한 시간에 평균 3260개, 하루에 7만 8260개가 판린 것이다.  9개월 만에 2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동서식품의 간판 제품 오레오오즈의 연간 판매액 137억원의 거의 두 배에 육박한다. 스윗시나몬맛과 콘스프맛 단 두 가지 맛과 식감이 소비자들을 사로잡은 덕분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꼬북칩이 이런 대박을 터뜨리기까지 오리온은 많은 땀을 흘리고 시간을 투자했으며 고배도 많이 들었다. 오리온은 롯데제과의 꼬깔콘,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을 표적으로 삼아 '식감이 가볍고 남녀노소가 좋아하며 씹었을 때 입에 남지 않는' 칩이라는 콘셉트를 세우고 개발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오리온 관계자는 19일 “꼬북칩이 빛을 보기까지는 8년의 시간 걸렸다”면서 “레시피를 만들고 해외 설비업체 5곳과 협업했는데 ‘이건 도저히 못하겠다’면서 세 업체가 포기했다”고 회고했다. 

꼬북칩 연구는 2009년 시작해 제품은 2017년 3월 빛을 보았다. 기술적 한계로 2011년과 2015년 두 차례 개발이 중단되기도 했다. 대량생산 기술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어려웠다고 한다. 그래서 오랜 산고를 겪어야 했다. 그래도 오리온은 포기하지 않고 집요하게 제품 테스트를 이어갔다. 오리온 기술개발연구소 개발4팀 신남선(42) 책임연구원 팀장은 “가슴에 사표까지 품고 다녔다”면서 “총 연구기간 8년, 총 투자비용은 100억원, 테스트만 2000번 이상 거친 제품”고 말했다.

 그는 “꼬북칩이 출시만 된다면 ‘히트상품’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신팀장의 말대로 꼬북칩은 4겹의 스낵이 한번의 ‘바삭’에 사라지는 식감으로 출시 한 달 만에 40억원을 돌파했다. 허니버터칩은 출시 3개월 만에 50억원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되는 족족 매진을 기록하더니 출시 2달 만인 지난해 5월 500만개 판매를 돌파하며 대박상품의 신호탄을 날렸다.

이 후 두 달 뒤인 지난해 7월에는 1100만개 판매를 기록했다. 꼬북칩의 지난해 총 판매량은 2300만개다. 그리고 오리온을 위기에서 구한 구원투수가 됐다.

오리온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피해로 상반기에 매출 하락이 심각했다”면서 “하반기부터는 하락폭이 점차 감소하면서 예년 수준을 되찾았는데 꼬북칩의 공이 컸다”고 말했다.

▲ 바삭한 식감이 매력인 '4겹'의 꼬북칩. 출처= 이코노믹리뷰 견다희 기자

꼬북칩의 인기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평소 꼬북칩을 즐겨 먹는다는 김초롱(30세)는 “어릴 때 즐겨먹어 익숙한 맛”이라면서 “일반 과자들은 딱딱해서 입천장이 다 까지는데 부드럽게 바삭한 식감이 좋아 자주 먹는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대박 과자가 나왔다’, ‘뜯으면 순삭(순간삭제)’ 등 반응은 여전히 뜨겁다.

꼬북칩 스프맛은 ‘대학내일 20대 연구소’가 전국 20대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7 20대가 가장 사랑한 브랜드’의 신제품 스낵 분야에서 1위로 꼽혔다.

오리온 관계자는 “초코파이, 포카칩에 이어 꼬북칩을 3번째 국내 연매출 1000억원 브랜드로 육성시킬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오리온은 이를 위해 요즘 세 번째 맛을 가진 제품 개발에 밤낮없이 연구에 매달리고 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