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남북 간 대화의 교류가 끊어진 시점에서 북한 선수단 방문은 남북관계가 지자체와의 문화·스포츠 영역부터 교류가 시작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올림픽 시설들은 앞으로 아시안게임, 군인올림픽, 유니버시아드 경기장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개최로 주목받고 있는 최문순 강원도지사의 평창 올림픽 평가와 향후 시설 활용 복안이다. 올림픽의 성공 개최는 지역 경제는 물론 우리나라의 경제 발전, 그리고 복잡한 남부관계 해결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최 지사는 믿고 있다. 그는 올림픽의 성공적인 개최 이후 시설을 활용할 복안도 세워놓고 있다. 해외에서 올림픽 개최를 측면 지원하고 있는 미주 한인상공회의소총연합회와 강원도가 업무 협약식을 맺기 위해 최 지사는 지난 1월 18일 서울을 방문했다. <이코노믹리뷰>가 협약식 후 최 지사와 인터뷰를 갖고 평창 동계올림픽 준비 상황과 이후의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담=박희준 산업국장, 정리=박정훈 기자>

2월 9일 강원도 평창에서 동계올림픽이 열립니다.  도지사가 생각하는 평창 올림픽의 의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강원도는 한국전쟁 이후에 남북으로 분단된 이후 아직까지도 군사 대치 지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안타깝게도 꽤 오랫동안 국가의 투자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준비하면서 강원도는 서울~강릉 KTX, 서울-양양 고속도로 개통, 양양공항, 속초항의 개발이 이뤄지면서 새로운 발전의 계기를 맞고 있습니다.

평창 동계올림픽은 여러 가지 면에서 변곡점에 있습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정치의 상황이 복잡하게 꼬여있고, 북핵문제로 동북아 지역 국가의 안정을 위협받고 있지요. 이러한 가운데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은 국제 긴장 상태를 해소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이 참가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북한 선수단이 참가할 수 있도록 강원도는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요?

강원도는 이번 남북 합의를 통해 방문할 북한 대표단의 안전·숙박·교통·응원단 구성 등 모든 분야의 제반 사항을 점검하고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평화와 안전이 보장된 평창 동계올림픽이 경기운영, 관중참여, 교통과 숙박, 문화교류, 관광편의 등 모든 분야에 있어서도 성공적인 올림픽이 될 수 있도록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그동안 남북 간 대화의 교류가 끊어진 시점에서 이번 북한 선수단 방문은 남북관계가 지자체와의 문화·스포츠 영역부터 교류가 시작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앞으로도 강원도는 남북 스포츠 교류 사업으로 신뢰의 끈을 유지할 것입니다.

아직 정부와 합의된 상황은 아니지만, 올림픽 대회 기간 동안 북한 대표단을 수용할 수 있는 크루즈(2만~4만t급) 선박 마련을 타진하고 있습니다. 크루즈 선박이 마련되지 않더라도 수용할 수 있는 일반 숙소는 충분합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이번 올림픽은 최첨단 ICT 등 과학기술의 총 경연장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데요, 주목해서 봐야 할 과학기술 부문은 무엇이 있을까요? 

우선 이번 올림픽은 5G 인터넷 기술이 세계 최초로 도입되는 올림픽입니다. 평창을 방문한 세계인들은 우리의 인터넷 기술에 찬사를 보낼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아울러 영상 기술로 이전 대회와 비교할 수 없는 발전을 이뤘죠.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서는 김연아 선수가 피겨스케이트를 타면 이것을 촬영하는 카메라가 두 대가 있었습니다. 이번 올림픽 피겨스케이트 경기장에는 약 100대의 영상 촬영 카메라가 설치됩니다. 감히 말하건대, 인류가 처음으로 보는 영상을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보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평창과 강릉을 왕복하는 무인자동차와 더불어 수소자동차, 전기자동차 등 다양한 자동차 첨단 기술들이 선보일 예정입니다.

미주 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 회장단을 만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만남의 이유는 무엇입니까?   

미주상공회의소 총연합회는 1980년 설립된 이후 미국 한인사회의 발전과 같이 성장해온 단체입니다. 약 150만명의 한인상공인을 대변하는 대표 경제 단체이기도 하죠. 지난 18일 강원도와 미주상공회의소 총연합회가 업무 협약을 맺었습니다. 이에 따라 올림픽 이후 두 주체는 국제 수준 관광 인프라, 자원을 활용한 해외 관광객 유치와 관광산업 투자 유치 확대 그리고 도내 지역 특산품·중소 기업제품의 미주 지역 판로 개척, 미국 기업 대상 MICE 행사 유치 등을 도모합니다. 강원도는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미주 한인상공회의소 총연합회와 적극 협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한동안 평창 인근 지역의 천정부지로 치솟는 숙박요금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현재 상황은 어떻습니까?

방 하나 1박에 50만원, 심지어 70만원까지 받는다는 곳이 있을 정도로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그래서 강원도와 도에 속한 시·군 여기에 관광공사까지 나서서 단속도 하고 숙박업주들을 설득했습니다. 지금 평창 인근 숙소의 1박 가격은 최대 10만원대, 저렴한 곳은 5만원대까지 내려간 것으로 확인했습니다.

강원도가 정한 원칙은 평소에 받던 숙박 요금보다 더 받아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다만 지역의 기후 특성 때문에 봄이나 가을보다는 겨울에 숙박요금이 조금 높은 것은 어느 정도 감안을 했습니다. 그래도 방 하나 1박에 15만원 선, 평창의 외곽으로 살짝 벗어나면 5만원 선의 1박 요금을 받는 숙박업소도 많습니다. 올림픽에 맞춰 평창을 방문하는 방문객들은 바가지 요금 걱정 말고 숙박업소들을 이용하면 좋겠습니다. 지역에 투숙 장소를 정할 사람은 전화번호 1330 통합 콜센터를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 사진= 이코노믹리뷰 박재성 기자

올림픽 폐막 이후의 체육시설물 관리에 관심이 많습니다. 대회 이후 운영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요?  

지난 대회인 소치올림픽은 대회 시설에 우리 돈으로 약 50조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과잉 투자는 대회가 끝난 이후에 큰 문제가 됐죠.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는 이번 대회는 그러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최소투자를 원칙으로 정했습니다. 그래서 강원도와 조직위는 약 3조원을 들여 전부 12개의 경기장을 지었습니다. 12개 경기장을 1년 유지하는 비용은 약 95억원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이 비용을 정부와 강원도가 비용을 반반씩 나누는 협의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12개 경기장 중 4곳은 스포츠 시설이어서 앞으로 국가대표 훈련장과 경기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며 8곳은 복합문화시설로 개조해 활용할 생각입니다. 이런 시설들은 올림픽 시설들은 아시안게임, 군인올림픽, 유니버시아드 등을 유치해 경기장으로 쓸 계획인 만큼 크게 걱정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평창을 국제회의 도시로 변모시킬 계획도 갖고 있습니다. 올림픽기간 중 가칭 ‘평창포럼’을 열어 기후변화와 평하 이니셔티브 등을 논의할 계획입니다. 현재로 힐러리 클린턴 전 상원의원, 유엔사무총장 등 유명 인사를 섭외 중입니다. 올림픽 때문에 호텔시설이 이미 예약돼 첫 회는 서울에서 열지만 다음부터는 평창에서 열어 한국의 다보스포럼으로 만들어볼 생각입니다.

최 도지사에게는 ‘도전의 아이콘’이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습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아마도 많은 분들이 제가 MBC 사장으로 일할 때 추진했던 2006년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평양 공연을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당시 공연은 한국전쟁 이후 최초로 북한 평양 시내에 미국 성조기가 걸렸고 미국 국가가 평양에서 연주된, 역사에 길이 남을 순간이었습니다.

공연실황은 MBC를 통해 전 세계에 생방송됐습니다. 그곳에 있던 거의 모든 사람들이 공연을 보면서 울었던 장면들이 기억이 납니다. 평생 살면서 가장 잘했다고 생각되는 일이었습니다. 그때 공연을 추진한 추진력으로 이번에는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나고 남북관계가 풀리고 남북이 대화 테이블에 앉는다면 다시 추진할 생각입니다. 국민 여러분들의 성원과 응원 부탁드립니다. 

<이코노믹리뷰>도 많은 응원으로 힘을 보태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