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리뷰=김수진 기자] 철수와 영희가 마라톤 경기에 출전했다. 철수는 4시간 23분 56초 만에 결승선을 통과했고, 영희는 20분 11초 뒤에 도착했다. 랑에 운트 죄네의 트리플 스플릿은 두 사람의 기록을 시, 분, 초 단위까지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기계식 시계다. 디지털 스톱워치를 떠올려 ‘그게 뭐 그리 어려운 일인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전기 장치 없이 태엽으로 구동하는 기계식 시계로 이런 기능을 구현하는 건 꽤나 까다로운 일이다. 그런데 그 어려운 일을 랑에 운트 죄네가 해냈다. 독일 시계 일인자의 위엄이 드러나는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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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랑에 운트 죄네 SIHH 2018 살롱 중앙에 설치된 트리플 스플릿 모형. 출처=강기산 기자

랑에 운트 죄네가 2018 스위스고급시계박람회(SIHH)에서 트리플 스플릿을 공개했다. 최대 12시간 차이까지 계측이 가능한 그야말로 크로노그래프 ‘끝판왕’이 등장한 것이다. 크로노그래프란 손목시계 버전 스톱워치라고 생각하면 쉽다. 크라운 위아래 부착된 푸시 버튼을 조작해 시간을 측정하는 기능이다. 경과 시간은 다이얼 위 작은 창(카운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트리플 스플릿은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를 기반으로 한다. 이는 크로노그래프의 심화 버전으로 말 그대로 시간을 나눠서 측정하는 기능이다. 스타트 버튼을 누르면 시계 중앙에 있는 두 개의 초침이 함께 돌아가다가 스톱 버튼을 누르면 한 초침이 멈춰 중간 기록을 측정한 뒤 다시 메인 초침의 위치로 이동해 함께 움직이는 방식이다.

 

▲ 최대 30분 차이까지 측정 가능한 더블 스플릿. 출처=랑에 운트 죄네

그러나 일반적인 스플릿 세컨즈 크로노그래프는 두 개의 기록이 60초 이상 벌어지면 실질적인 계측이 불가능해진다. 초침은 두 개지만 분침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해 미닛 카운터에 바늘을 하나 더 올려 최대 30분의 기록 차이까지 정확하게 계측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이 랑에 운트 죄네의 더블 스플릿이다. 2004년 더블 스플릿이 세상에 등장하자 시계 업계는 랑에 운트 죄네의 기술력에 찬사를 보냈고 시계 애호가들의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무려 14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더블 스플릿을 구현하는 시계 브랜드는 오직 랑에 운트 죄네뿐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올해 트리플 스플릿을 선보이면서 랑에 운트 죄네는 경쟁 브랜드보다 두 발짝 앞서 걷기 시작했다.

 

▲ 최대 12시간 차이까지 측정 가능한 트리플 스플릿. 출처=랑에 운트 죄네

시계의 면면을 살펴보자. 직경 43.2mm의 케이스는 18K 화이트 골드로 만들었고, 여기에 블랙 악어가죽 스트랩을 매치해 고급스러운 멋을 강조했다. 트리플 스플릿으로 계측한 두 개의 기록은 12시 방향의 12시간 카운터, 4시 방향의 30분 카운터, 8시 방향의 스몰 세컨즈와 중앙 초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6시 방향엔 시계의 남은 동력을 알려주는 파워 리저브 인디케이터가 자리하고 있다. 트리플 스플릿은 최대 55시간의 파워 리저브를 제공한다.

 

▲ 트리플 스플릿에 장착된 L132.1 칼리버. 출처=랑에 운트 죄네

사파이어 크리스털 백 케이스를 통해 랑에 운트 죄네의 인하우스 무브먼트인 L132.1 칼리버를 감상할 수 있다. 랑에 운트 죄네의 무브먼트 피니싱 기술은 업계 최고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인들이 한 땀 한 땀 깎고, 다듬고, 광낸 무브먼트를 바라보고 있으면 마치 하나의 예술작품을 보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그 황홀함을 경험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100명. 전 세계에서 딱 100명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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