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회등 의례적인 자리에 가서 마무리 절차로

함께 외치게 되는 표현이 있습니다.‘함께 갑시다‘

최근 책을 읽다가 그 말을 정말 무겁게 생각해 보았습니다.

‘내가 스물다섯 살 때 우리나라는 일제로부터 해방을 맞이했다’

그 책에 나오는 구절입니다.

오래전 나온 책이 아니라 작년 11월에 나온 것으로

실제 생존해있는 분이 쓴 수상집입니다.나이 계산이 잘 안되시지요?

1920년생이니 올해 한국나이로 99세가 되는

연세대 철학과 김형석 명예교수를 말합니다.

삶과 죽음의 문제를 깊은 사유로 길어 올린 책으로

과거 학창 시절 나를 한 뼘은 성장시켰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도 책을 내고,방송,강연등으로 사람들을 위로하고 있습니다.

특별한 마음을 갖게 됩니다.

그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때를 발하다 사라졌는데,

그는 여전히 건재해서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겁니다.

그자체로 처음 백세 시대를 맞아 불안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응원을 보내는 듯 합니다.

그렇기에 그분이 인생의 단계에서 느끼는 마음들이 각별히 다가옵니다.

그중 무엇보다 인생의 단계를 거듭하며 조각을 깍아가듯

점차 혼자가 되어가는 과정이 절절히 다가왔습니다.

먼저 그를 가장 사랑해주었던 모친과 아내를 떠나보내고,

혼자임을 깊이 느꼈던 부분이 아프게 토로되어 있습니다.

그 어려움속에 그가 몸처럼 아끼는 좋은 친구로 해서 힘을 받습니다.

좋은 친구에 대한 그의 표현입니다.

‘진리와 겨레를 함께 걱정하는 우리 셋은 분신과도 같았다.

삶의 동지였고, 사명의 동행자였다’

바로 철학계의 동료이자 친구였던 김태길,안병욱 교수를 말합니다.

다음 단계로 그런 친구들마저 다 보내고 나서는 정말 세상이 빈 것 같다고,

혼자 남는 일이 그렇게 힘든 줄 몰랐다고 고백합니다.

이제 다시 두 친구가 남기고 간 일 들을 마무리할 책임을

다하겠다고 추스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믿음이 있어 행복했다고 말하는 신앙이 있습니다.

 

결국 우리도 가야할 길을 앞서 가는 그분의 혼자됨의 과정과

그걸 살아내는 모습을 보면서 함께 가야할 친구,

끝까지 가져가야 할 마음들을 여러 가지로 생각해보게 됩니다.

새해의 첫 자락에서 너무 무거운 인사가 되었나요?함께 하고 싶습니다!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이후 12년간 기업의 CEO로 일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