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소셜 커머스 거래액 규모가 연내 1조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다.[사진:이코노믹리뷰 박지현 기자]


서비스 개시 1~ 2년 만에 연 매출(거래액) 1조원을 장담하는 국내 ‘소셜 커머스’ 업계가 실시간 위치기반 서비스 론칭, 마케팅 플랫폼 진화, 모바일 서비스 강화, 상품의 다양화 전문화, 지역 세분화, 해외 개척 등을 통해 제 2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소셜 커머스(Social Commerce)란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기반한 전자상거래(e-커머스)를 말한다. 선별된 상품을 할인된 가격에 고객에게 제공, 고객들의 체험을 통한 소비를 촉진시켜 향후 재방문 및 부가 매출을 유도하는 마케팅 수단이다. ‘반값 할인’이나 ‘원어데이’ 등으로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8년 설립된 그루폰(Groupon)을 통해 전 세계 소셜 커머스 붐이 일었으며, 국내에는 2010년 3월 위폰(wipon.co.kr) 등장 이후 같은 해 5월 쿠팡(www.coupang.com), 티켓몬스터(www.ticket monster.co.kr)과 10월 위메이크프라이(www.wemakeprice.com) 등이 설립돼 시장을 이끌고 있다.

세계 1위 소셜 커머스 업체인 그루폰이 지난 3월 한국에 공식 진출함으로써 10월 말 현재 국내 업계 ‘빅4’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3월 이후 업체가 급증하면서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약 500여개 업체가 소셜 커머스 업체로 등록돼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다만, 이후 업체 수는 감소 추세로 알려지고 있다.

국내 시장 급성장 불구, 일부 부작용 노출
국내 시장 규모도 지난 1년 몇 개월 만에 엄청난 증가세를 기록했다. 최근 한 조사(메타사이트 ‘다원데이’)에 따르면, 티켓몬스터(이하 티몬), 쿠팡, 그루폰코리아, 위메이크프라이스(위메프) 등 국내 소셜 커머스 상위 4개 업체는 지난 3분기 월 평균 1521개 상품 및 서비스를 판매해 1개 딜당 평균 1240만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기간 동안 이들 4개 업체의 거래액 규모는 2340억원에 달해 연간 기준 거래액 1조원 돌파를 예상하는 근거가 됐다.

이는 올해 상반기 그루폰코리아를 제외한 상위 3개사의 예상 매출 규모 최대 5000억원(KISDI 추정)을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이들 상위 4개사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90%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이들 간 ‘업계 1위’를 둘러싼 경쟁도 그만큼 치열할 것으로 관측된다.

SNS를 즐겨하는 소셜 커머스 특성상 젊은 층의 이용이 활발하다. 쿠팡의 경우 20~40대 회원 비중이 83%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26~30세가 26%, 31~35세 20%, 21~25세 18% 순이다. 또한 여성 비율(61%)이 남성(39%)을 압도했다.
위메프 역시 20대와 30대를 핵심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다. 20대와 30대 비율이 각각 41.65%, 42.74%에 달한다. 소셜 커머스 최고의 충성도를 보이는 이들 연령층 가운데 특히 30대 여성의 실질 구매 결정권에 위메프는 주목하고 있다.

소셜 커머스 이용자들의 충성도 또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메프의 경우, 재구매율은 5~9회가 28.72%로 가장 많았고, 10~14회(20.16%)가 두번째였으며, 15~25%(18.20%), 26~50회(15.40%) 순이었다. 100회 이상도 2.44%에 달했다. 쿠팡은 자사 구매회원의 재구매율은 63%에 달한다고 밝혔다. 1회 구매자 비율 37% 대비, 2회 이상 구매자가 63%로 압도적이었다. 특히 쿠팡은 구매력 있는 회원이 많아 평균 판매금액과 판매량이 경쟁사에 비해 높다고 강조했다.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그에 비례하듯 부작용도 만만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소셜’이라는 기능적 특성에 힘입어 소셜 커머스 시장이 급성장세를 보였지만 고객 만족도가 떨어질수록 그에 따른 타격 역시 크다는 것이 업계의 우려이기도 하다. 최근 소셜 커머스 시장에서 뭇매를 맞고 있는 가품(이미테이션) 판매, 할인율 과장 등에 따른 소비자 피해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시중가를 높여 마치 할인율이 큰 것처럼 포장해 상품을 내놓는 사례 등이 지적된다. 일시적인 제휴관계에 따른 판매라는 점에서 가품 판매 가능성, 판매 후 후속조치 미비 등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 10월 할인율 과장, 위조혐의 상품 판매 등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됨에 따라 소비자 피해 주의보를 발령했다. 특히 공정위는 소셜 커머스 업계에 대한 직권조사 결과 이들 업체가 통신판매중개업자가 아니라 할인쿠폰이라는 상품을 파는 통신판매업자라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법률에 반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소비자원은 소셜 커머스를 통한 상품 및 서비스 구입과 관련, 피해구제를 신청한 사례가 지난 3월 12건, 6월 86건, 9월 92건으로 늘면서 올해 9월까지 모두 584건에 달한다는 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면서 지난 8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산하 소셜 커머스협의회가 7일 이내 환불 등을 담은 ‘소셜 커머스 소비자보호 자율준수 규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후 구체적 사례에 따른 보강 방침도 내놓았다.

가품 판매 등으로 이미지가 악화되면서 최근 잇따르는 소셜 커머스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 확산에 대응, 이들 업계 ‘빅4’가 새로운 다짐을 언약하는 자리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위기 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그 동안의 잘못된 실례에 대한 사과 및 소셜 커머스의 긍정적인 역할에 방점을 찍는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시장 격변 예고 ‘진화’ 불가피
내년에는 국내 역시 소셜 커머스 업계의 격변이 불가피하다는 것이 대체적 시각이다. 특히 ‘빅4’의 경우, 지금까지 1위 싸움이었다면 내년에는 ‘생존’ 싸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이는 시장 과열 경쟁에 따른 과도한 마케팅 비용 발생 등 입소문 마케팅이 특징인 ‘소셜’ 커머스의 본질 자체가 퇴색된 데 따른 후유증이나 다름없다. ‘高(고)거래액, 低(저)수수료’라는 현실에 대한 우려는 수익모델 발굴이라는 강박증 마저 낳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한 해법으로 업계는 ‘실시간 커머스’를 경쟁적으로 도입했다. 이는 위치기반 서비스를 접목해 스마트폰 등을 통해 ‘지금 사서 바로 쓰는’ 형태의 즉석 유통을 지향하고 있다. 그루폰이 지난 5월 선보인 ‘그루폰나우(Groupon Now. 국내에는 지난 10월 출시)’에 이어 티켓몬스터가 ‘티몬 나우’, 쿠팡이 ‘쿠팡타임’ 등을 연이어 내놓고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상품의 다양화 및 전문화, 지역별 맞춤형 특화 등도 이어지고 있다.

상품구성에서 레스토랑과 카페 등 다이닝과 스파, 에스테틱, 펜션 이용권, 항공권, 관광명소 입장권 등 여행상품, 패션, 학원, 공연, 강연, 도서 등 상품군을 확대하는 추세다. 위메프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전국 81개 소셜 최다 지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기도 하다.

이미 활발한 메타사이트의 등장 및 틈새시장을 겨냥한 업종별 전문 소셜 커머스의 잇단 등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메타사이트는 각종 소셜 커머스 ‘딜’들을 한 곳에 모아 보여주는 사이트로, 이를 통한 업계 1위 경쟁이 수치화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대표적인 것으로 다원데이 외 쿠폰모아, 슈팡, 티쿠마, 뽐뿌소셜커머스, 쿠미 등이 있다.

소셜 커머스 ‘빅4’를 있게한 결정적 ‘한방’은?

오늘날 소셜 커머스 국내 4인방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사업 초기 이들에게는 이른바 ‘한방’이 있었다. 입소문이 중시되는 ‘소셜’ 커머스 속성상,이는 치밀한 기획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각 사가 밝히는 이른바 ‘대박사례’는 어떤 것들일까?

위메프는 지난해 10월 8일 론칭 때 기록한 에버랜드 자유이용권 하루 10만장, 15억원 매출 사례를 꼽았다. 회사 측에 따르면, 이는 일약 화제가 됐고, 이후 슈퍼딜의 대명사가 됐다. 아울러 코데즈컴바인 의류상품권은 하루 25억 매출을 달성, 패션딜 당일 거래 최고액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루폰코리아는 ‘술탄케밥하우스앤카페’ 사례를 제시했다. 1개 지점으로 시작해 그루폰과의 제휴 이후 사업을 확장, 최근 파라다이스스파 도고에 입점해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 신림점을 비롯해 전국 백화점, 대학교 등 오는 10월까지 전국에 10여개 가맹점 오픈을 완료할 예정이다. 또한 고기 부페 ‘고기킹’은 지난 7월부터 그루폰과 5차례 딜을 진행했고, 이전 대비 매출액이 약 20% 증가하는 성과를 거뒀다.

티몬은 최근 판매된 ‘S-OIL’ 상품권이 40시간 만에 완판을 기록하며 소셜 커머스 사상 단일 거래 최대인 4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 외 훼밀리마트, 뚜레주르 같은 대형딜에서 많은 완판 사례를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휘태커스 초콜릿’, 동화식품의 ‘마시는 두부’, 과일세정제 ‘토루토루’, ‘아이디어 원목스피커’ 등 브랜드 인지도가 없어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지 못했던 중소기업 상품이 티몬을 통해 대박 상품이 된 것 역시 성공사례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쿠팡은 지난 5월 내놓은 홈플러스 상품권이 44만 4761명 구매로 약 22억 3000만원의 매출을, 6월 롯데리아 한우불고기 버거의 경우 37만 6381명이 구매, 약 11억 3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외 같은 달 KFC 트위스터 세트는 13만 8654명 구입으로 매출 3억 7000만원, 지난 1월 크라제버거 이벤트 당시에는 7만 1085명이 구매, 매출 8억 5000만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소셜 커머스’ 위치정보 기반 ‘실시간 커머스’ 진화중

소셜 커머스의 진화 방향 중 주목할 만한 것으로는 '실시간 커머스’를 꼽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흔히 '실시간 모바일 커머스'로 불린다. 하지만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앱 뿐 아니라, 웹으로도 이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시간 커머스’로 부르는 게 더 타당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이동성으로 대표되는 모바일 기기의 특성을 반영한 차별화된 서비스로 주목받고 있다. 미 그루폰이 지난 5월 ‘그루폰나우(Groupon Now)’를 선보이면서 불을 당겼다.

이를 통해 소비자는 기다리지 않고 자신이 필요한 시간에 바로 근처에 있는 할인 상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등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기한 내 사용하지 않을 경우 자동 환불이 되는 것은 물론이다. 업체 입장에서는 매장이 비는 시간대를 활용, 그때그때 원하는 상품을 원하는 수량만큼 등록해 고객을 유치할 수 있어 매장 홍보 효과는 물론 즉각적인 매출 개선이 기대된다.

티몬은 지난 7월,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에서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기반으로 실시간 할인쿠폰을 검색, 구매할 수 있는 실시간 지역 상권 할인 서비스 ‘티몬나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내놓았다. 안드로이드 버전이다. 강남역과 홍대 지역을 중심으로 첫 서비스를 시작, 현재는 신사/압구정, 송파/잠실, 명동, 신촌/이대 등을 서울시내 7개 지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추후 서비스 지역 확대가 예정돼 있다.

그루폰코리아가 제공하는 모바일 앱은 실시간 조회부터 결제, 구매한 딜 조회, 결제 취소까지 컴퓨터로 가능한 모든 서비스를 그대로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LBS 기능을 탑재, 위치정보 사용 승인을 내리면 모바일 앱 이용자의 위치를 자동 인식해 인근 지역의 딜까지 안내해 준다.

국내 업계 처음으로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버전의 모바일 앱을 동시 출시하기도 했다. 7일 이내 취소를 원할 경우, 모바일 앱 상에서 간단히 클릭만 하면 돼 고객만족을 더했다. 아울러 그루폰코리아는 지난 4월, 업계 최초로 페이스북에서 그루폰 상품 조회 및 결제가 가능한 페이스북 앱을 선보이기도 했다. 페이스북의 경우, 그루폰코리아 페이지뿐만 아니라 지역별 페이지를 별도로 개설, 운영한다.

쿠팡은 지난 8월말 언제 어디서나 ‘오늘의 반값쿠팡’을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아이폰과 안드로이드용 모바일 앱 정식 버전을 출시했다. ‘쿠팡타임’ 서비스를 통해 현재 내가 있는 위치에서 실시간으로 사용 가능한 딜 정보를 조회, 구매할 수 있다. 시간별, 종류별, 할인별 카테고리를 통해 고객이 원하는 대로 쿠팡의 딜을 입맛에 맞게 골라 사용할 수 있다.

미사용 쿠폰은 유효시간이 지난 후 자동으로 결제가 취소된다. 회사 측은 쿠팡타임을 통해 테헤란로 전체, 압구정동, 광화문, 신촌 등 강북과 강남을 포함한 서울 주요 지역에서 바로 사용 가능한 300개 업체의 600개 딜 쿠폰을 구매할 수 있다며 “이는 업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위메프는 “스마트폰의 폭발적 성장 때문에 위메프가 지역포털 전환이 가능해졌다”며 “현재 10% 매출 비중은 30%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영주 기자 yjpak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