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일스톤 징크스를 깨고 코스닥지수는 800선을 넘어 섰다.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기관과 외국인이었으며 심리적 저항선에서의 몇 차례 학습효과로 신중해진 개인 투자자들은 상승장에 편승하며 몸을 사렸다.

기관의 차익 실현과 개인들의 소극적 가담으로 잠시 밀리던 코스닥 시장은 외국인이 적극 매수에 나서면서 단숨에 지수를 820선으로 끌어 올리며 안착했다.

코스닥 시장에서의 비중이나 역할과는 다르게 개인들은 시장을 주도하지 못하고 있다. 2017년 11월 기준 코스닥 전체 투자자 유형을 보면 개인투자자 87.4% 외국인 7.4% 기관 4.4%로 개인 투자자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다.

코스닥 시장의 높은 변동성을 쫓고 투기적 단타에 올인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성향을 탓하거나 그 자본의 성격을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개인들은 충분히 훈련받지 못했고 숙련되어 있지 않다. 팔아야 할 때와 사야 할 때는 구분하지 못하고 위기와 기회를 혼동해서 수익을 손실로 바꾸어 놓기도 한다.

코스닥 시장의 투자 주체별 일일 매매 동향을 들여다보면 이런 개인들의 투자 성향은 더욱 뚜렷이 드러난다.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 대부분은 개인의 순매도 상위권에 올라 있고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 대부분은 기관과 외국인의 순매도 상위에 올라 있다.

기관과 외국인의 매수는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고 매도는 하락으로 이어지는데 개인은 늘 이와는 반대의 포지션을 취하는 것이다. 기관과 외국인을 따라 추종 매매를 하지만 동적인 교감까지는 함께할 수 없으니 그들의 매매를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기관과 외국인 매수 하는 걸 보고 들어가면 그들은 물량을 넘기고는 차익을 실현하고 매도하는 것을 보고 뒤따라 팔고 나가면 그들은 어느새 다시 돌아와 있는 것이다.

이렇게 오르는 주식은 팔고 내리는 주식을 사면서 이익은 피하고 손실을 쫓아 다니는 일부러 하기도 쉽지 않은 기이한 전술을 개미들은 매일 반복하고 있다. 나방은 자신의 몸이 타는 것도 모르고 불을 향해 달려든다. 그래서 불나방이다. 개미들과 불나방이 하는 행동은 본능에서 오는 처절한 몸짓이자 생존 방식이다. 나방 유충들은 먹이를 찾아 나설 때 자신의 머리를 앞서가는 유충의 꼬리에 닿게 하여 행진한다고 한다.

한 실험자가 첫 번째 유충의 머리를 가장 뒤에 가는 유충의 꼬리에 닿게 했더니 일주일 동안이나 원을 그리며 행진했다고 한다. 비정하고 냉혹한 주식 시장에서 군중이나 무리는 좋은 먹잇감일 뿐이다. 불나방이 되고 싶지 않다면 그들과 결별을 해야 한다. 기관이든 외국인이든, 큰손이든 대중이든 모두에게서 철저히 혼자가 되어야 한다.

주가 상승과 하락을 귀신처럼 알아맞히고 족집게처럼 종목을 집어내는 기관과 외국인은 개인들에게는 선망을 넘어 신적인 존재다. 하지만 그건 모두 개미들이 차려 준 밥상 덕이라는 걸 아는 이는 별로 없는 듯하다. 시장에서는 달리는 말에 올라타라고 끊임없이 부추긴다. 수익을 실현해줄 바보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개인들은 말 등인지 호랑이 등인지 모를 등에 올라타고 바보 역할을 한다. 그런 바보들은 차고도 넘친다. 그래도 꼭 그들에게서 투자 영감을 얻어야겠다면 그들과 반대로만 가면 된다. 그러면 바보는 면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