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마트가 인도 현지회사와 합작으로 진출한 '베스트 프라이스'         출처= 파이낸셜타임스(FT) 캡처

애플이나 갭(Gap) 같은 단일 브랜드 글로벌 회사들이 12억 인구의 인도 시장에서 매장을 여는 것이 더 쉬워졌다고 CNN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10일 단일 브랜드 글로벌 회사들이 인도에서 매장을 열 때 더 이상 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다고 발표했다.

전에는 외국 회사들은 49% 이상의 지분을 소유하는 매장을 열려면 정부 승인을 받아야 했다. 이때문에 외국 기업들은 인도 회사들과 제휴를 맺거나 지역 대리점에 의존해야 했다.

나렌드라 모리 총리의 인도 정부는 그런 규제를 완화하고 세제를 개혁함으로써 외국 회사들이 인도에서 사업하는 것을 쉽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그런 노력들이 이제 보상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외국인 투자는 2017년 3월에 시작하는 회계년도에 600억 달러(64조 3천억원)에 달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고 인도 정부가 10일 밝혔다.

소매업 투자에 대한 인도 정부의 규제 완화는 인도 정부에 다른 방식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인도 경영대학원(Indian School of Business)의 아흐메드 티무미 마케팅 교수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외국 회사에게 소매업에 대한 직접 투자를 허용하면 소비자들의 쇼핑 경험을 증진시키고 인도 소매 회사들도 자신의 서비스를 업그레이드 하도록 촉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투자에 참여한 외국 회사들이 인도 현지 회사들에게 생산을 아웃소싱하면 인도 제조업에도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1조 달러의 시장 가치?

인도의 소매 시장은 외국 회사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기회이다. 컨설팅 회사인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의 2017년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소매 시장의 규모는 현재 6000억 달러(643조원)에 달하며, 2020년이 되면 인도 소비자들은 1조 달러(1070조원)를 소비할 것으로 보인다.

잘 조직화된 기업 운영 소매업이 차지하는 비율이 8%에 불과하기 때문에 기존 글로벌 기업들에게 인도는 ‘엄청난 성장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라고 PwC는 덧붙였다.

그러나 이런 개방에도 불구하고, 외국 기업들의 인도 소매업 진출에는 아직 넘어야 할 장애물이 많다.

예를 들면, 이번 새 정책에서 한 지붕 아래에서 여러 브랜드를 파는 회사들에 대해서는 언급하지않았다는 점이다. 따라서 월마트 같은 회사들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월마트는 인도에 상징적인 매장을 내기 위해 수 년 동안 노력해 왔다. 그러나 인도 정부는 월마트의 인도 진출을 허용하지 않아, 월마트는 결국 합작 형태로 진출할 수 밖에 없었다

영국의 컨설팅 회사 캐피털 이코노믹스(Capital Economics)의 인도 담당 이코노미스트 실란 샤히는 "외국인 투자를 막는 구조적이고 장기적인 제약은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여전히 불필요한 규제가 많은 부동산 매입과 노동 시장을 예로 들었다.

"투자가 진짜 늘어나려면 아직 많은 개혁이 필요합니다.”

이번 규제 완화로 혜택을 입게 되는 애플도 장애물이 완전히 없어진 것은 아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 소매업자는 제품 원자재의 30%를 인도 현지에서 구매해야 한다는 요건이다. 이 규제 때문에 애플은 지난 해 5월부터 인도 방갈로의 현지 공장에서 일부 아이폰을 생산하기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