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entrepreneur.com

스스로 브레이크를 작동하거나 운전자에게 급충돌을 경고하는 등 자율주행 기능이 자동차에 더 많이 탑재되면서 일본의 교통 사망사고가 역대 최저치까지 떨어졌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일본의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017년에 전년 보다 5% 떨어져 3694명을 기록했는데, 이는 일본이 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1948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더구나 당시에는 도로를 달리는 차량의 수가 지금보다 훨씬 적었다.

일본 경찰청은 이 통계를 발표하면서 이와 같이 사망 사고가 준 것은 경찰 당국이 법규를 엄격하게 집행했기 때문이며 첨단 기술의 보급도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말했다.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인 도요타 자동차도 지난 8월 자체 조사를 발표했는데 이 조사에서 2015년 12월부터 시작하는 해에, 안전 센스(Safety Sense)를 장착한 차량이 그 기능이 없는 자동차에 비해 후방 추돌 사고가 50%나 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센스는 자동 브레이크를 탑재해 충돌을 예방하고 자동차가 차선을 벗어나는 것을 막아주는 일련의 센서들에 대해 도요타가 사용하는 용어다. 2017년 11개월 동안 도요타가 일본 국내에 판매한 자동차의 80% 이상에 이 기술이 장착되었다고 도요타측은 밝혔다.

지난 10년 동안 일본에서 교통 사망 사고가 꾸준히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으로 미국의 경우 과거10년 동안 개선돼 오다가 2015년과 2016년엔 거꾸로 교통 사망사고가 연속으로 늘어났다. 2016년 미국의 교통 사고 사망자 수는 3만 7461명으로 전년보다 5.6% 증가한 것이다.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 장착에 가장 적극적이다. 2016년 일본에서 판매된 자동차의 절반 이상이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브레이크가 자동으로 작동하는 시스템이 정착된 것으로 나타났다. 런던의 자동차 컨설팅 회사 자토 다이내믹스(JATO Dynamics)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그 비율이 26%, 미국은 그보다도 한참 낮은 9%에 불과했다.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들은 또 이 기술을 미국에서 출시되는 차량에 장착하는 데에도 매우 적극적이다. 미국 보험회사들이 재정을 지원하는 조사기관인 미국 고속도로안전보험협회(Insurance Institute for Highway Safety)에 따르면, 2017년에 도요타가 미국에 판매한 자동차의 60%가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이 장착된 반면, GM 자동차는 20%를 넘지 않았다.

도요타와 GM을 포함한 20개 자동차 제조회사들은 2022년까지 미국에서 판매되는 자동차에 대한 기술 표준을 만들겠다고 공약했다.

일본 자동차 운전자들은 미국이나 유럽의 운전자들보다, 시스템이 불안전한 운행이나 긴급 사고를 탐지하면 요란한 경보음을 울리는 기술에 대해 훨씬 더 개방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것은 일본의 고령화 와도 어느 정도 관련이 있다. 고령 운전자들은 충돌을 예방하기 위해 이런 기술에 더 의존하기 때문이다.

분명한 건, 미국은 일본보다 훨씬 더 많은 자동차가 팔리는 나라이고, 미국인들이 일본인들보다 자동차를 이용하는 비율도 훨씬 높다는 것이다. 그러나 미국인들은 이런 새로운 자동차 기술에 대한 저항이 비교적 높은 편이다. 심지어는 그런 기능들이 자신들을 귀찮게 한다며 아예 스위치를 꺼 버리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