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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연의 비영리를 위한 혁신] 누구나 과학자가 될 수 있는 시민참여 연구 플랫폼, 주니버스
박성연 크리베이트대표  |  expert@econovill.com  |  승인 2018.01.10  18:33:42
   

우리는 바야흐로 과학의 시대를 살고 있다. 과학으로 설명할 수 없는 현상은 신비한 것으로 받아들여질 정도로, 과학은 우리의 사고의 밑바탕에 깔려 있다. 그러나 과학 ‘연구’는 다르다. 과학 연구는 공부를 많이 한 과학자들이 뭔가 알아듣기 어려운 이야기를 하는, 평범한 사람들과는 거리가 먼 일처럼 느껴진다.

만약 평범한 사람이 우주 관찰 이미지에서 천체를 찾아내거나, 멸종 위기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생태를 기록하는 데 참여할 수 있다면 어떨까? 주니버스는 일반인도 과학 연구에 참여할 수 있는 크라우드소싱(Crowd Sourcing) 연구 플랫폼이다. 2007년 옥스포드대학교의 천문학자 크리스 린토트(Chris Lintott)와 동료들은 그들의 웹사이트 ‘갤럭시 동물원(Galaxy zoo)’에 사진 7만장을 공개하며 일반인들에게 분석을 요청했다. 이 사진들은 24시간 만에 분석되었고, 시민 참여의 힘이 과학 연구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음을 증명했다. 또한 일반인이 새로운 우주 현상을 발견하기도 했다. 네덜란드의 한니반 아르겔이 주니버스에서 은하 사진을 보던 중 은하 옆에서 빛나는 초록 점을 이상하게 여겨 토론방에서 이야기했고, 천문학자들이 이 초록 점에 대해 연구해 새로운 빛 메아리 현상 ‘한니의 물체’를 밝혀냈다. 과학자들과는 다른 일반인의 새로운 시선이 뜻밖의 성과로 이어진 것이다. 이후 2009년 린토트 박사는 예술, 생물, 역사, 환경, 의학, 우주, 사회과학 등 다양한 분야의 과학 프로젝트에 일반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주니버스(Zoonizerse)라는 플랫폼을 개설했다.

주니버스의 과학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주니버스 웹사이트에 들어가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 중 자신이 흥미 있는 것을 골라 클릭하면 간단한 사전교육 후 바로 참여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가장 최근에 올라온 멸종해가는 바닷새를 모니터링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하면, 이미지에서 보이는 바닷새들을 종류별로 모두 마우스 클릭으로 표시해달라는 메시지가 뜬다. 다음 이미지로 넘어갈 때 다 표시했는지 혹은 이미지가 잘 안 보이거나 확신이 없는지 여부도 선택할 수 있다. 참여한 다른 사람들과 토론을 할 수도 있다. 자기뿐만 아니라 수많은 사람들이 작업한 것이 상호 검증이 되므로 자기가 모든 새를 클릭하지 못했거나 잘못했을까 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여러 사람이 함께 모여 힘을 합치는 크라우드소싱의 장점 덕택이다. 이미지를 눈으로 보고 다른 패턴을 인지해내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기는 하지만, 단순한 일로 여겨질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일반인들이 인터넷과 컴퓨터를 통해 연구에 참여하는 덕분에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짧은 기간 안에 분석해내는 것이 가능해졌고, 누구라도 클릭 한 번으로 과학 연구에 이바지한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다. 지난해 6월에 선정된 주니버스의 100번째 프로젝트인 ‘은하계 보육원’(Galaxy Nurseries)은 벌써 분석이 완료되었다.

주니버스를 만든 린토트 교수는 “처음 시작했을 때는 이런 움직임이 10년이나 갈 것이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다. 세계와 우주를 이해하기 위해서 전 세계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조금씩 힘을 보태는 일은 놀랍고 감격스러운 일이다. 다음 100개 프로젝트가 기대된다. 10년보다 짧은 시간에 달성될 것이 확실하다”고 전했다. 

   
https://www.zooniverse.org/


INSIGHT 

주니버스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유명한, 최초의 시민참여 연구 플랫폼이다. 아무리 똑똑한 과학자라도 7만여장의 사진을 하루 만에 분석할 수는 없다. 주니버스는 ‘우리’야말로 ‘나’보다 훨씬 똑똑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시민 참여 플랫폼은 주니버스가 처음은 아니다. 시민 기자 ‘뉴스’ 플랫폼을 통해 모든 시민이 ‘기자’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듯이, 주니버스 같은 시민 참여 ‘연구’ 플랫폼을 통해 모든 시민이 ‘과학자’가 될 수 있음을, 더 나아가 과학 ‘연구’도 우리 삶에 자연스럽게 스며들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앞으로 전문가만이 할 수 있다고 여겨지는 영역에서 ‘주니버스’처럼 일반 시민들의 힘과 도움이 더해져서 새로운 협업 플랫폼이 계속해서 등장할 것이다. ‘기자’, ‘과학자’에 이어 2018년에는 또 어떤 분야에서 새로운 혁신이 나올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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