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이 비트코인의 시대였다면 2018년은 ‘알트코인’의 시대가 될 것 같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의 가상통화 열풍을 이어갈 새로운 암호화폐(알트코인)들이 시장의 주목을 받고 있다. 알트코인의 대표주자인 이더리움을 누르고 시가총액 2위 코인으로 올라선 리플을 필두로 에이다, 스텔라루멘 등의 알트코인은 최근 1개월 간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우상향 그래프’를 그려가고 있다.

4일 암호화폐 정보업체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전세계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는 1385개에 이른다. 비트코인, 이더리움, 비트코인 캐시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암호화폐는 새롭게 생겨나는 ‘브랜드뉴’ 암호화폐에 설 자리를 내주고 있다. 비트코인에 이어 오랜 시간 시가총액 2위 자리를 지킨 이더리움은 지난달 30일 시가총액 3위에 머무른 리플에 2위 자리를 내줬다.

전체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이 차지하는 비중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비트코인을 제외한 나머지 코인을 의미하는 알트코인의 비중이 그만큼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규모는 7491억달러(약 796조)로 이중 비트코인은 전체의 33.6%(2520억달러)를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3월까지도 전체 암호화폐 시장의 85%를 차지한 비트코인은 점유율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이더리움 누르고 시총 2위로 올라선 리플

리플은 최근 뜨고 있는 알트코인 중 가장 주목받고 있는 암호화폐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리플 가격은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무려 5만6201%나 폭등했다. 이날 현재 시가총액은 1364억달러로 3위인 이더리움(917억달러)과의 격차를 늘리고 1위인 비트코인(2520억달러)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지난 1일(현지시간) “2017년이 비트코인이었다면 2018년은 리플”이라며 리플의 상승세를 집중 조명했다.

 

리플은 은행 간 송금을 간편하게 하기 위해 2012년 만든 암호화폐다.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채굴이 불가능한 코인으로 발행 권한은 운영사인 리플 랩스가 독점한다. 분산형을 특징으로 하는 다른 암호화폐와 달리 중앙 집권형 구조를 갖고 있다. 그래서 리플의 위험관리를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리플은 리플넷이라는 블록체인 플랫폼을 이용한 빠른 결제 속도를 특징으로 해 다른 암호화폐보다 거래 속도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송금 시스템에 이용된다는 특징 때문에 가격 변동폭이 크지 않은 편이었다.

그러나 최근 우리나라와 일본 은행 간 빠른 송금 테스트가 성공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가격은 빠르게 올랐다.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이날 오후 3시 7분 현재 리플은 전날보다 14.59% 오른 4280원에 거래되고 있다.

리플의 총 발행량은 1000억개로 한정돼 있고 그 중 380억개가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다. 최근 리플랩스는 가격 급등에 따른 수요 조절 차원에서 550억개를 에스크로 락업(Escrow Lock up∙지분 매각 제한)했다.

2018년 ‘동전주 탈출’, 스텔라루멘∙에이다

스텔라루멘 역시 올해 주목 받는 암호화폐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현재까지 스텔라루멘 가격은 3만3346% 가까이 치솟았다. 이날 현재 시가총액 7위 암호화폐로 우리나라에서는 업비트, 고팍스 등에 상장돼 있다. 이날 오후 3시 7분 현재 업비트에서 1220원에 거래되고 있으나 미국 시장에서는 아직까지 1달러가 채 되지 않는 0.858달러에 거래 중인 ‘동전주’ 암호화폐에 해당한다.

 

그러나 최근의 가격 상승세를 고려하면 이달 내에 동전주 탈출도 큰 무리가 없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미국 CNBC방송은 지난 2일 “스텔라루멘은 2018년 가장 인기 있는 암호화폐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스텔라루멘의 총 발행량은 1000억개다.

스텔라루멘은 리플을 만든 개발자 제드 맥케일럽이 2014년 리플을 하드포크해 개발자 조이스 킴과 공동 개발한 암호화폐다. 하드포크는 암호화폐의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일종의 ‘외전’ 개념으로 비트코인을 하드포크한 비트코인캐시, 비트코인골드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8월 비트코인캐시가 하드포크로 생긴 후 비트코인 가격이 뛴 것처럼 스텔라루멘이 생기면서 리플과 스텔라루멘의 가격이 동반 상승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스텔라루멘은 리플의 하드포크 암호화폐 답게 금융기관 사이에 송금, 지불을 간편하게 하려는 목표를 갖고 태어났다. 리플과 마찬가지로 빠른 전송 속도를 특징으로 하며 수수료도 매우 낮은 편이다. 암호화폐 인프라가 잘 구축돼있는 선진국보다는 주요 개발도상국을 중심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2016년 2월 나이지리아, 12월에 필리핀과 제휴를 맺었으며 지난해 5월에는 아프리카 간 은행거래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도 했다.

 

에이다는 지난해 10월 최초 발행된 암호화폐로 이날 현재 시가총액 5위에 올라있다. 카르다노 플랫폼에서 유통되기 때문에 카르다노라고 불리기도 한다.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에이다는 462% 가까이 가격이 올랐다. 이날 오후 3시 7분 현재 에이다는 업비트에서 1755원에 거래되고 있다. 코인마켓캡 기준 미국 시장에서 거래되는 가격은 1.21달러로 동전주를 탈출했다. 에이다의 총 발행량은 450억개로 이중 260억개가 유통되고 있다. 

1세대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2세대 이더리움에 이은 3세대 암호화폐로 불리는 에이다는 코인 소유자라면 누구나 프로토콜을 변경하고 코인 성능을 개선하는 등의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코인 보유자의 참여로 도출된 합의는 하드포크가 아닌 소프트포크의 형태로 반영된다. 즉 또 다른 코인을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에이다의 성능을 계속해서 개선해 나간다는 뜻이다. 

알트코인, 성장여력 높지만…거래량 적다면 피해야

2018년 새롭게 조명받는 알트코인이 늘어나고 있지만 거래량이 지나치게 적은 암호화폐는 피하는 것이 좋다. 거래량이 지나치게 적은 암호화폐는 일명 '잡코인'으로 분류돼 거래소에서 퇴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낮은 가격에 큰 부담을 느끼지 못 하고 큰 투자금을 넣었다가 해당 암호화폐의 거래를 더이상 이어갈 수 없는 상황도 부지기수다. 

실제로 주요 암호화폐 거래소는 거래량이 낮은 코인을 주기적으로 방출하고 있다. 99개 암호화폐를 상장하고 있는 폴로닉스는 지난해 34개의 코인을 목록에서 제외시켰다. 또다른 거래소 비트렉스 역시 지난해에만 18개 코인을 내보냈다. 국내 최대 암호화폐를 상장하고 있는 업비트도 지난달 싱귤러디티비(SNGLS) 등 3개 코인의 중단을 결정했다. 

암호화폐 거래소 관계자는 "거래소마다 상장된 암호화폐 기준은 천차만별"이라면서 "거래소가 상장할 때 해당 코인의 기술적인 부분이나 시장 가치를 반영해 상장을 결정하기는 하지만, 투자자들 스스로도 거래량이 지나치게 적거나 순위가 낮은 코인은 주의해서 투자를 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