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5일, 여성 잡화 브랜드 ‘미타(mitaa)’의 홈쇼핑 방송 현장에 ‘별’이 떴다. 20여분 남짓 지났을까. 자동 주문전화 수가 1000이 되는 순간 세 자리 수밖에 인식 못하는 콜 표시판에 숫자 대신 별 모양의 기호가 나타났다.

보통 선주문이 20~30개인 점을 감안하면 대단한 기세다. 방송 초반부터 주문전화 수가 무서운 속도로 올라가더니만 판매 시작 55분 만에 신발 제품 1만2218개를 '완판', 16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달 15일 진행된 방송도 열기가 뜨겁기는 마찬가지. 100분 동안 신발 5700켤레에 가방 3500개가 날개 돋친듯 팔려나갔다. ‘와~’ 감탄사가 연발되는 이 놀라운 상황, 하지만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동양 패션부문이 지난달 3일 CJ오쇼핑을 통해 론칭한 미타는 첫 선을 보이자마자 110분 만에 매출 14억원을 돌파했다. 홈쇼핑 잡화 브랜드 중 역대 최단 시간, 최고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같은 시간대 방송 효율 250%를 거둔 이례적 사례다. 홈쇼핑 잡화 브랜드 판매 사상 ‘빅뱅’(대폭발)을 터뜨린 이는 우종완(45) 패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타의 기획, 디자인, 마케팅을 전담한 주인공이다.

연예인 스타일 멘토로서 뿐 아니라 TV 프로그램 등에서 패션을 소개하고 스타일을 제안하는 등 국내 패션계 ‘미다스의 손’이라 불리는 인물이기도 하다. 사람들이 왜 미타에 열광하는지 궁금해 그를 만났다.

“미타 론칭 당시 깜짝 놀랐어요. 기대 이상의 반응에 기쁘고 고마운 마음이었죠. 하지만 걱정도 들었어요. 실물이 아닌 TV 화면을 보고 구매한 고객이 배송된 제품을 집에서 꼼꼼히 살펴봤을 때 과연 어떻게 생각할까.” 하지만 기우에 불과했다. 회를 거듭될수록 방송 요청과 주문이 쇄도했다. 상품평과 입소문이 좋아 반품이 적지 않은 홈쇼핑 방식임에도 불구하고 불만사항이 거의 제기되지 않았다. 제품력이 검증된 셈이다.

사실 미타는 동양 패션부문의 편집숍 ‘매그앤매그’ 디렉터로 있는 그가 먼저 회사 측에 제의해 탄생했다. 대중적으로 다가갈 수 있는 브랜드에 대한 요구였다. “미타만의 감성을 전달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좀 더 과감한 스타일을 시도해 보기로 했죠. 파이톤(뱀피) 느낌이나 악어가죽 등을 가미해 심플해도 가방 하나로 활력과 엣지를 불어 넣을 수 있도록 말이에요.”

우 디렉터는 트렌디 하고 유니크 한 디자인에 고급 양가죽 소재를 사용, 제품의 질을 높였다. 스네이크 패턴을 도입해 과하지 않은 세련된 느낌을 준 숄더백 ‘양가죽 파이톤엠보 플랩백’, 라텍스 패딩 처리로 안정된 착화감을 준 ‘레이스업 부띠 슈즈’, 여성적 디테일을 한껏 살린 ‘양가죽 벨티드 앵클부츠’와 ‘크로커 엠보 스퀘어백’ 등이 히트 상품. 무엇보다 합리적인 가격을 책정하는 데 중점을 뒀다.

“패션 관계자들에게 미타 제품을 처음 선보였을 때 가격을 먼저 물어보더군요. 10만원대라고 하니 다들 놀라던걸요? 저와 동양 패션 부문·CJ오쇼핑의 세 주체가 품질은 보장하면서 가장 저비용으로 만들 수 있는 방식에 대해 여러 차례 회의를 거쳤죠.”

그는 미타를 작은 스타일링에 대한 기쁨을 주는 브랜드, 부담 없는 가격으로 스타일링 연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브랜드라고 정의했다. ‘대박’이란 말을 싫어한다는 그는 잠깐의 성공이 아닌 오래 가는 브랜드로 만들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전희진 기자 hsmi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