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에 따른 수요 증가로 구리와 철광석을 대량으로 수입하면서 가격을 올려놓은 중국이 이번에는 액화천연가스(LNG) 시장에도 광풍을 몰고 올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중국 정부가 대기질 개선을 위해 난방연료를 석탄에서 가스로 대체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LNG수입을 크게 늘려 올해 한국을 제치고 세계 2위의 LNG 소비국에 등극할 것으로 전망됐다.  LNG 수입 1위 국가는 일본이며 한국은 3위로 밀려난다. 한중일 3국은 세계 LNG 수요의 60%를 차지한다. 중국은 자체 가스전을 보유하고 있으면서도 중앙아시아에서 다량의 가스를 파이프라인으로 공급받고 있는 만큼 부족분을 현물시장에서 구입하고 있다. 중국은 현물시장 LNG가격을 주무르는 '큰손'이 될 전망이다.

중국  올해 LNG수입량 3800만t, 세계 2위 

30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세관당국인 해관총서는 지난 22일 웨사이트에 올린 통계에서 지난달 중국의 LNG 수입은 전년 동기에 비해 53% 증가한 406만t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중국의 LNG 수입이 월 400만t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최대 수입량은 지난해 12월의 370만t이었다. 이는 겨울철 난방수요와 중국 정부의 석탄 대체 정책에 따른 수요 증가로 중국 업계가 수입을 늘린 결과다.

▲ 중국정부가 경제성장과 대기질 개선을 위해 난방용 석탄을 천연가스(LNG)로 대체하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올해 세계 2위의 LNG수입국에 등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출처=신화통신

이에 따라 올 들어 11월 말까지 중국이 수입한 LNG 수입량도 전년 동기에 비해 48.4% 증가했다.

공급은 중앙아시아 산유국에서 가스파이프라인으로 이뤄진 물량이 27.4% 증가한 250만t이었고 나머지는 수입물량으로 충당됐다.

이처럼 LNG수입이 늘면서 중국은 올해 한국을 제치고 세계 2위의 LNG수입국에 등극할 것으로 로이터통신은 최근 톰슨로이터이콘(Thomson Reuters Eikon) 자료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LNG수입량은 지난해보다 50%이상 증가한 3800만t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일본의 연간 수입량은 8350만t, 한국의 수입량은 3700만t에 이를 것으로 각각 전망됐다.

에너지 분석가들은 중국의 수입이 더 많이 늘어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에너지 컨설팅회사인 우드맥킨지의 왕 원 분석가는 “중국 정부가 가스의 석탄 대체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앞으로 3~4년 동안 겨울철 수요가 급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의 LNG 수입량 급증은 중국의 고질적인 스모그를 줄이기 위해 난방 연료를 석탄에서 천연가스로 대체하는 정부 정책의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현물시장 LNG가격 급등, 장기계약 시장 변화 불가피

중국이 늘어나는 LNG 수요를 아시아 현물 시장에서 조달하면서 LNG 현물가격을 올리는 것은 물론 LNG 시장 구조를 바꾸고 있다.

LNG현물 가격은 싱가포르 현물시장에서 6월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주 100만 영국열단위(mmBtu) 당 10.90달러로 상승한 데 이어 이번주 11.2달러로 더 올랐다. 이는 2014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이다.

중국의 LNG현물 수요 증가는 시장 구조를 바꾸고 있다. 통상 LNG는 20년의 장기계약으로 유가 연동 가격에 거래된다. 한국과 일본 등 LNG 소비국이 바꾸려고 해도 바뀌지 않은 시장이다. 전형적인 판매자 시장이다.

물론 이런 거래방식은 가격변동에 따른 공급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보완 조치로 받아들여진다. LNG 수입국은 물량을 안정된 가격에 확보할 수 있어 좋고 수출국은 큰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어 좋은 ‘누이 좋고 매부 좋은 거래’ 방식이다.

물론 유가 하락으로 LNG 가격이 내려가면 고정 가격에 장기 계약을 한 수입국의 속이 쓰리긴 하지만 말이다. 중국과 같은 거대 소비국의 수입 수요가 늘었다고 해도 장기계약을 체결한 국가는 안정된 물량을 수입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중국의 등장으로 이런 상황은 변화의 기로 서 있다. 중국은 자체 LNG 매장량을 갖고 있으면서 중앙아시아에서 가스관으로 LNG를 들여온다. 이는 중국의 전기가스업체들이 요즘과 같은 공급이 빠듯한 시기에 촉박하게 LNG를 요구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뜻이 된다. 이는 동시에 중국이 현물시장에서 대량으로 구매할 수도 있다는 말이 된다. 그래서 중국이 아시아 LNG현물시장에서 가격 변동을 초래하는 핵심견인차가 될 것이라고 왕원은 전망했다.

열쇠는 가스 생산국 호주가 쥐어

그간 가스 수출국의 생산 증대로 공급 과잉 현상을 보인 LNG시장은 중국의 수요 증가로 수급 안정을 찾는 발판을 마련했다. 그간 카타르와 오스트레일리아, 말레이시아 등 3개국이 세계 LNG생산량의 60%를 공급해왔다. 미국도 셰일가스 생산 덕분에 LNG생산량이 급증하고 있다. 수입은 일본이 32% 한국과 중국이 각각 14%, 기타국가 40%를 차지한다.

내년 LNG시장은 어떻게 될 것인가가 초미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의 수요가 급증한다면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 분석가들은 LNG시장 향배는 호주에 달려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호주는 지난 10여년간 2000억달러 이상을 투입해 다수의 메가 프로젝트를 추진해 거의 완료단계에 이르렀다. 호주가 생산량을 늘리느야에 LNG가격도 춤출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호주의 수출량은 5200만t이었는데 2017~2018년에 5810만t에 이를 것으로 내셔널오스트레일리아은행은 전망하고 있는 반면 호주 산업부는 6330만t을 예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