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이 늘어나는데 반해 연체율은 하락하고 있지만, 이런 상황에도 중간 신용등급의 차주들은 장래 금리 상승과 주택가격 하락에 더 취약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경제연구원 이보미 연구위원은 23일 BOK 경제연구에 게재된 '가계대출의 연체율에 대한 이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분석했다.

우리나라 가계대출은 지속적으로 증가, 올 3분기 말 1341조원에 달했지만, 2013년초 1% 넘어섰던 가계대출 연체율은 하락해 올 3분기 말 0.25%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이런 현상은 가계대출의 약 70%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상대적으로 건전성이 높은 차주를 중심으로 이뤄져 이자율 하락에 따라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의 연체도 전반적으로 감소했기 때문. 

이보미 연구원은 “대출이자율이 2016년 중반부터 상승 국면으로 반전했으나 주택가격 매매지수가 여전히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고, 전체 가계대출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차입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감소하고 있어 당분간 가계부채로 인한 위험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지만 연체율하락이 가계대출의 위험 하락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 연구원은 신용등급이 낮은 차주 또는 총부채상환비율(DTI, Debt To Income)이 높은 차주의 연체율은 이자율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이자율 상승시 이러한 차주들의 연체 발생 가능성은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주택가격이 하락추세로 반전하였을 때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차주 역시 신용등급 중간층 특히 DTI가 높은 차주였는데 이들의 연체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다는 것.

이 연구원은  “주택가격이 하락세로 반전하고 이자율이 상승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이 상승했던 2010년대 초부터 2012년 말에 신용 등급 중간층의 연체가 빠르게 증가했다”며 “보다 정밀한 정보를 이용해 가계대출이 있는 대출자의 특성을 파악해 특성별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향후 촉발 가능한 가계부채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