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밤 늦은 시간에 궁금한 사항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런데 필자가 근무하는 시간에는 상담센터와 통화하기가 어려워 상담을 받지 못하고 그냥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친절하게도 24시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에는 전화를 하지만, 대부분은 서비스가 제한적이거나 회사원의 근무 시간과 거의 동일하게 서비스 센터를 운영한다. 이 때문에 상담 이메일을 보내거나 다음날 서비스 시간에 전화를 해야 하는데, 회사에서 바쁘다 보면 이를 놓치기가 일쑤였다. 그런데 한밤중에도 궁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게다가 메일이나 텍스트 형태의 일방적 검색이 아닌 대화형으로 말을 주고받을 수 있는 대화형 메신저 ‘챗봇’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네이버도 블로그와 관련된 이용자들의 궁금증을 인공지능(AI) 챗봇인 ‘스마트봇’을 통해 해소할 수 있도록 ‘스마트봇 고객응대’ 서비스를 시작했다. 챗봇 서비스는 말을 걸면 친근한 말투로 미리 준비한 많은 내용들을 시간에 상관없이 즉각적으로 궁금한 것을 해결해 준다.

인터넷 강의 제공 등 적극적으로 온라인을 활용해온 강남구는 인공지능 기반의 강남구 주정차 민원 챗봇인 강남봇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주정차 위반에 대해 궁금한 점을 편리하고 신속하게 알려준다. 실제 상황에서의 결과적 손해 또는 이익의 손실에 대한 배상 책임을 지지 않지만 궁금한 사항에 대해 충분히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다. 궁금한 사항들도 FAQ 형태로 선택적으로 질문할 수 있다.

디지털 카테고리 상품을 AI로 추천해 주는 ‘디지털챗봇’을 출시했던 11번가는 생필품 및 식음료 상품에 최적화된 자동 검색 및 추천을 통해 편리하게 구매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대화형 커머스 서비스 ‘마트챗봇’을 출시했다. 챗봇서비스인 ‘바로’에 접속해보니 기존에 반복적으로 구매했던 상품 리스트를 보여주어 쉽게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게 해주고, 장보기의 특성상 한 번에 많은 상품을 사게 되는데 그때 검색의 번거로움을 줄여줄 수 있도록 다중 검색을 지원한다. 그 외 가장 많이 판매되는 ‘베스트 상품’, 별도 할인이 적용되는 ‘행사 상품’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기저귀와 분유 등과 같이 다양한 선택이 가능한 상품은 원하는 기준에 따라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상품 속성 키워드를 노출해준다. 11번가에 등록된 수천만개의 상품 중 원하는 상품을 쉽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게 하고, 데이터 분석을 고도화해 온라인과 모바일에서 편리하게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커머스 서비스로 고객의 온라인 쇼핑 경험을 바꾸고 있다.

롯데백화점도 AI 쇼핑가이드 챗봇 ‘로사’를 통해 쌓이는 데이터와 기존 온·오프라인 빅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의 요청과 성향에 맞는 상품을 제안하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지점 위치 안내, 행사 안내, 주차 안내 등 일반적인 안내 외에 맞춤형과 스타일 추천 기능에 관심이 가서 대화를 시도해 보았다. 마침 내년 그룹 신년회에서 입을 정장을 찾아봤다. 추천하는 아이콘에서도 골라보고 직접 타이핑해 ‘비즈니스룩 바지 정장’이라는 키워드를 넣어 보았는데, 재킷과 바지 한 벌이 아니라 정장 바지만 나왔고 2차 대화로 컬러를 선택하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컬러에 의한 검색 결과 필터링은 되지 않았다.

매장에서 상품을 구매할 때 직원의 맞춤형 추천이 중요한 것처럼 정제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필자가 원한 검색어에 맞는 결과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에는 상품의 속성이 명확하게 정의되고 고객이 선택하는 검색 키워드에 맞게 해당 속성의 상품을 매칭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런데 이는 완벽한 ‘디지털’ 결과를 위해서 정확한 상품군별 속성의 정의와 해당 속성의 상품을 정확하게 연결해주는 ‘아날로그’ 인풋이 있어야 하는 아이러니가 있다.

싱가포르항공도 고객을 위한 디지털 서비스를 확대함에 따라 ‘크리스’라는 이름의 챗봇 베타버전을 도입했다. 인공지능 기반의 스피커가 대거 등장했던 것처럼 다양한 업종에서 다양한 형태로 챗봇 서비스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제공하려는 서비스나 상품에 대한 정확한 DB 구축이 중요하고 지속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인공지능으로 고도화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인공지능 스피커가 그렇듯이 ‘챗봇’들이 자연스러운 대화 언어로 답변해 주니 필자를 존중해주고 특별하게 대해주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