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이미지투데이

국내 연구팀이 신경심리검사만으로 개인별 치매 발병 가능성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   비싼 비용이 드는 영상 검사를 하기 전 미리 치매 유병률을 쉽고 간단하게 예측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립보건연구원은 치매 임상연구 인프라 구축 학술연구용역 사업으로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치매 발병을 예측하는 모델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경도인지장애는 인지기능의 저하가 관찰되지만 일상생활능력의 저하가 동반되지 않는 상태로 정상에서 치매로 넘어가기 전 단계다. 경도인지장애 환자의 모두가 치매 환자가 되는 것은 아니며 이 중 매년 약 10~15%에서 치매가 발병한다.

연구책임자는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의생명정보센터 교수팀으로 이번 과제명은 ‘코호트기반 아밀로이드병리관련 생체지표 분석연구’다.

연구팀은 국내 31개 병원을 방문한 경도인지장애 환자 중 신경심리검사를 받은 사람을 3년 이상 추적 관찰한 338명 환자의 데이터를 기초로 신경심리검사 결과만으로 개인별 치매 발병위험지수를 산출해 3년 이내 치매 진행 여부를 간단하게 예측할 수 있는 방법을 개발했다. 신경심리검사란 치매환자에서 인지기능 평가를 목적으로 하는 검사다. 치매 원인질환의 감별진단 또는 환자의 질병경과를 파악하기 위해 사용한다.

서상권 교수팀이 개발한 예측모델은 나이, 기억장애의 양상(시각기억, 언어기억), 기억장애의 정도(초기, 후기), 인지장애의 영역(단일영역, 다중영역) 등 4가지 위험요인을 기초로 만들었다. 이 모델은 3년 이내 치매 전환 확률을 75%의 정확도로 예측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언어기억력 혹은 언어기억력과 시각기억력이 같이 저하되거나, 기억장애의 정도가 심하거나, 다발성 인지장애가 있는 환자가 치매 발병 가능성이 높았다.

연구결과는 ‘신경심리검사를 이용한 치매 발병 예측 방법 및 예측 시스템’으로 지난 8월 국내 특허 출원했다. 또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인 알츠하이머병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온라인판에 11월 7일자로 게재됐다.

서상원 교수는 “환자 개개인에게 적용할 수 있는 치매발병 예측모델을 만들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면서 “치매위험이 높은 사람들을 선별하고 이들에게 운동요법이나 인지증진프로그램 등을 적용해 (치매를) 미리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이어 “이 결과는 임상에 적용하기까지 더 많은 검증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