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광해관리공단이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동강시스타에 대해 추가 출자를 위한 차입계획안을 이사회에 통과시켰다. 

동강시스타의 최대주주인 광해관리공단은 19일 “이사회가 동강시스타의 회생을 위한 ‘차입 기본계획안’을 통과시켰다”고 밝혀 회생절차 과정에 전기가 마련된 것인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광해관리공단의 이번 차입계획안은 동강시스타의 회생계획안에 포함된 공단의 추가 출자금 65억원이 정부예산 삭감으로 불투명해진데 따라 대안으로 마련된 것. 

당초 동강시스타의 회생계획안은 광해관리공단의 추가 출자금과 유휴부지와 자산 매각을 통한 매각대금 등  총 365억원을 변제 재원으로 해 10년 동안 채권단의 채무를 상환하는 것이었다. 이 중 65억원은 공단이 추가로 출자하기로 회생계획안에 반영된 상태다.

광해관리공단은 동강시스타에 출자할 65억원에 대해 정부 예산을 신청했으나 이번 정기예산 심사과정에서 이 예산이 삭감됐다.

예산 삭감으로 동강시스타의 회생계획 진행에 문제가 생기자 '동강시스타 살리기 비상대책위원회'가 공단측에 정상화 압박을 가했다. 

이번에 통과된 차입 기본계획안은 출자계획이 무산되자 공단측이 긴급히 차입을 통한 출자 계획으로 전환하려는 게 목적이다. 

▲ 동강시스타 비대위 한 관계자가 정부와 대주단에 대해 회사의 회생지원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자료= 동강시스타 비대위 제공

시간은 촉박... 공단은 차일 피일

동강시스타 노조관계자는 “동강시스타의 회생계획안에 대해 최대 채권자인 농협은행으로부터 가결 동의를 받은 상태고 나머지 채권자에게는 약 61%의 동의를 받은 상태”라며 “나머지 채권자들은 향후 있을 채권자집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통보를 받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법원은 채무자 회사의 회생계획안에 대해 회생담보권액의 75%, 회생채권액의 66%의 동의가 있으면 회생계획안을 인가한다. 현재 서울회생법원은 동강시스타 측에 출자확약서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문제는 이 출자확약에서 대해 산업자원부 승인을 거쳐 기획재정부의 최종 승인을 필요로 하면서 동강시스타가 기한 압박을 받게 됐다는 점이다.

동강시스타 한 관계자는 “애초에 예산안이 통과됐다면 이미 기획재정부 승인이 포함된 것이지만, 추가 차입에 대해 별도의 기획재정부 승인이 필요하다”며 “동강시스타의 회생절차가 3개월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기재부의 승인만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현행 채무자회생법은 회생계획안은 제 1회 채권집회일로부터 최대 3개월 이내에 가결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동강시스타의 채권자집회기일이 20일인 점을 고려하면 동강시스타에 남은 기한은 최대 3월 20일까지가 된다. 이 기간 안에 회생법원에 출자확약서가 제출되지 않으면 동강시스타의 회생절차는 회생계획안이 수행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

광해관리공단의 미온적인 태도도 문제다.

동강시스타 비상대책위원회 심재홍 사무국장은 “이미 영월과 강원도가 유휴지를 매입하여 동강시스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업에 대해 용역까지 마친 상황이 법원에 보고된 마당에 정작 대주주인 광해관리공단은 적극성이 없다”며 “공단 이사장이 공석 중인 상황에 편승해 눈치만 보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강시스타 관계자는 “이번 광해관리공단의 애초 안건은 ‘동강시스타의 추가 출자를 위한 차입안’이었으나 막상 이사회가 통과시킨 것은 ‘동강시스타의 차입기본계획안”이라며 “안건이 기본계획으로 모호해지면서 앞으로 구체적인 차입을 위해 별도의 이사회를 또 열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광해관리공단은 이 기간 동안 기획재정부의 승인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광해관리공단 관계자는 차입 안이 차입 기본계획으로 전환한 것과 관련해 “차입을 하려면 출자 시기가 명확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를 위해 차입 기본계획안이 필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단이 미온적인 태도로 일관했다면 예산이 삭감된 후 이사회를 열어 추가 출자에 대한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기재부의 승인까지 기한이 촉박한 점은 있지만 동강시스타의 회생을 위해 기획재정부와 충분한 협의를 할 계획이어서 기한 안에 승인가능성은 크다”고 말했다.

앞서 동강시스타는 건설 초기 대주주단이 출자하기로 약속한 1500억원에서 500억원이 감축된 금액으로 출자를 받았다. 회사는 나머지 금액을 대출받는 과정에서 차입금이 늘어나는 바람에 경영압박을 받자 회생절차를 밟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