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 한분이 연전에 노르웨이 오슬로를 방문했는데,

공항에 마중 나온 분들이 털모자를 건네며

머리가 얼지 않도록 조심하라는 얘기를 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춥지는 않지만,지난주 서울도 제법 추웠습니다.

연말은 다가오는데 날씨까지 추우니

마음속으로 이제 더 이상은 씨 뿌리지 못하는데,

금년 결실은 무엇이지 하는 생각에 맘이 편치가 않았습니다.

 

지난달 강릉갔던 생각이 납니다.

학교때 생각도,키도 비슷했고,같은 줄에 앉아서 친하게 지냈던

친구를 만나러 갔습니다.군대에 있던 친구라서 학교 졸업후 못 보다가

금년 동창회서 어렵게 한번 만나고 이후에 전화통화를 몇 차례 했습니다.

그렇지만, 친구와 서로 개인적인 대화를 별로 못해,아는게 아주 적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방문해서 여러 가지로 지난 얘기를 할 요량이었지요.

내 딴엔 예전으로 돌아가려면 그게 꼭 필요해 보였습니다.

그렇게 강릉을 찾아 친구를 만났습니다.

반갑게 만나 식당으로 가는데, 친구가 대수롭지 않은 표정으로

식사에 동석할 친구가 있다는 겁니다.

일단 당황했습니다.둘이만 얘기할 게 많다고 생각했고,

다른 친구 얘기는 전혀 없었기에도 그랬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와있는 그친구도 같은 동기 동창이고,

이 지역에 유일한 동창이라니 반갑게 인사를 했고, 자리를 이어 갔습니다.

처음에는 낯설은 느낌도 없지 않았는데,

객지에 정착해 벌써 11년이 지난 사연을 얘기하는데,

살아온 모습,생각들에서 어렵지 않게 공감대가 넓어지더군요.

그날 자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며 친구에게 말했습니다.

‘고맙다.저런 사연 가진 친구를 만나 짧은 시간에 새로운 세상을 좀 더 알게 되어..’

 

얼마전 회사를 그만둔 후배와 따듯한 점심을 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후배가 문자를 보내왔습니다.새해초에 며칠 여행 갈 수 있냐구요.

내가 모르는 다른 친구와 셋이서 말이죠.선뜻 오케이했습니다.

과거 같으면 누가 동행하고, 어디 가고,어쩌고 한참을 생각했을 겁니다.

앞으로는 이렇게 좀 더 무디게 살려고 애써보렵니다.

이게 아마 올 한해 가장 큰 결실 아닐까요?

 

필자는 삼성과 한솔에서 홍보 업무를 했으며, 이후 12년간 기업의 CEO로 일했으며 현재는 기업의 자문역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중년의 일원으로 일상에서 느끼는 따뜻함을 담담한 문장에 실어서, 주1회씩 '오화통' 제하로 지인들과 통신하여 왔습니다. '오화통'은 '화요일에 보내는 통신/오! 화통한 삶이여!'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필자는 SNS시대에 걸맞는 짧은 글로, 중장년이 공감할 수 있는 여운이 있는 글을 써나가겠다고 칼럼 연재의 포부를 밝혔습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코노믹 리뷰> 칼럼 코너는 경제인들의 수필도 적극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