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화 강세에 수출입물가가 5개월만에 동반 하락했다. 국제유가, 원자재 가격은 올랐지만 원∙달러 환율이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물가 상승 압력을 상쇄시켰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11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11월 수입물가지수(2010=100) 잠정치는 82.87로 전월대비 0.4% 하락했다. 지난 6월(-1.2%) 이후 넉달째 오름세를 보이던 수출물가는 5개월만에 하락 전환했다.

11월 수입 물가는 원화 강세(환율 하락) 영향에 힘입어 하향 곡선을 그렸다. 지난달에도 국제유가 상승세는 계속됐지만 같은 기간 환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며 수입물가도 함께 떨어졌다. 국제유가는 두바이유 기준 전월대비 9.5% 상승했지만, 원∙달러 평균환율은 지난 10월 1131.57원에서 지난달 1105.04원으로 전월대비 2.3% 하락했다.

한은 관계자는 “국제유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원화 강세 효과가 더 컸기 때문에 지난달 수입물가는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세부품목으로 보면 원재료 수입물가는 광산품 등 가격이 올라 전월대비 2.3% 상승했다. 중간재는 전기 및 전자기기, 제1차 금속제품 등이 내려 전월대비 1.2% 하락했다. 자본재 및 소비재는 전월대비 각각 2.2%, 1.5% 하락했다.

11월 수출물가지수는 85.68로 전월대비 1.8% 하락했다. 수입물가와 마찬가지로 원∙달러 환율하락의 영향을 받아 5개월만에 내림세로 돌아섰다. 11월 수출물가는 국제유가 영향을 받은 석탄 및 석유제품(4.0%)을 제외하고 모든 품목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세부품목으로는 농림수산품이 냉동수산물 등 가격이 내려 전월대비 2.8% 내렸다. 공산품은 전기 및 전자기기, 수송장비 등을 중심으로 전월대비 1.8% 하락했다. 전기및전자기기는 TV용LCD(-5.6%), 시스템반도체(-4.6%), D램(-1.1%) 등이 전월대비 각각 내렸다.

다만 계약 통화 기준으로 산출한 11월 수출물가는 전월대비 0.5%, 수입물가는 1.9%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11월 수출입물가는 계약 통화 기준으로는 여전히 상승세”라면서 “12월 환율 추이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