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백
> IT
ICT 기업의 키즈사랑...다중포석이다속속 등장하는 키즈 콘텐츠 눈길

최근 IT 업계에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아이들을 겨냥한 키즈 콘텐츠 서비스가 봇물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여기에는 일반적인 생태계 전략은 물론, 미래 고객을 선점하겠다는 의지가 깔려있다.

업계가 특히 주목하는 대목은 '미래 고객' 선점이다. 아이들에게 자사의 서비스를 체험하도록 유도해 성인이 되어도 같은 서비스를 이용하도록 만든다는 뜻이다. 그러나 진짜 핵심은 키즈 콘텐츠의 생명력 자체에 있다.

   
▲ 넷플릭스의 '장화신은 고양이'. 출처=넷플릭스

키즈 콘텐츠 전성시대

글로벌 OTT 서비스인 넷플릭스는 별도의 키즈 카테고리를 제공한다. 단순히 아이들을 위한 섹션이 아닌, 따로 계정을 제공해 키즈 콘텐츠만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예를 들어 A라는 사람이 결제하며 B, C라는 사람과 계정을 연동했을 때 자동으로 '키즈'란만 제공한다는 뜻이다. 넷플릭스 키즈 섹션은 더빙판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 미취학 아동들이 즐기기에 편하다. 넷플릭스의 키즈에 대한 세심한 배려다.

지난 6월부터는 인터랙티브 콘텐츠까지 배치해 동심 사로잡기에 나섰다. 최초의 인터랙티브 ‘가지치기’(branching narrative) 시리즈인 ‘장화 신은 고양이: 동화책 어드벤처’와 ‘버디썬더스트럭: 어쩌면 봉투’가 공개됐다.

넷플릭스 프로덕트 이노베이션 책임자(Director of Product Innovation)인 칼라 엥겔브레히트 피셔는 “가지치기 시리즈는 실리콘밸리의 엔지니어들과 할리우드의 인력이 힘을 모아 스토리텔링의 새로운 가능성을 담은 신세계를 만든 결과”라고 강조했다. 넷플릭스는 추후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추가로 제작하기 위해 다양한 콘텐츠 제공자들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쥬니어네이버를 내세운 네이버도 키즈 콘텐츠에 공을 들이고 있다. 캐리소프트의 캐리TV 콘텐츠까지 수급받았으며 9월에는 인공지능 기술력까지 접목했다. 음성합성(TTS) 기술인 엔보이스(nVoice)를 활용해, 문자가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에게 음성안내를 제공한다. 추후 쥬니어네이버의 단독 콘텐츠 비율도 높인다는 계획이다.

김선옥 백과&키즈 리더는 "쥬니어네이버는 진화된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된 콘텐츠를 확보하는 등 기술과 콘텐츠 모두 노력했다"면서  "앞으로도 무광고 원칙을 기반으로 시장을 리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카카오키즈로 출사표를 던졌다. 핀플레이와 협력해 다양한 콘텐츠 실험에 나서는 한편 최근에는 카카오키즈 워치라는 지크폰까지 출시했다. 옥션, 지마켓을 시작으로 총 10개의 온라인 쇼핑몰에서 순차적으로 공개됐다. 김정수 블루핀 대표는 "카카오키즈 워치는 아이와 부모의 니즈를 반영해 개발된 맞춤형 스마트 디바이스"라면서 "카카오의 기술과 인프라, 카카오키즈의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구글의 유튜브도 유튜브 키즈를 올해 5월 국내에 상륙시켰다. 동영상의 강자인 유튜브는 일찌감치 키즈 콘텐츠의 중요성에 집중했고, 2015년 유튜브 키즈를 출시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 바 있다.

통신3사의 IPTV도 키즈 콘텐츠 사랑에 빠졌다. 가장 두각을 보이는 곳은 KT다. 이미 캐리소프트와 캐리TV를 운영하고 있는 KT는 최근 핑크퐁으로 유명한 스마트스터디와도 업무협약을 맺고 본격적인 키즈 콘텐츠 육성에 나섰다. 오는 15일부터 인공지능 TV인 기가지니를 통해 핑크퐁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위성방송인 KT스카이라이프도 자사 안드로이드TV 셋톱박스에 유튜브 키즈, 핑크퐁TV 앱을 기본 탑재하기도 결정했다.

ICT 기업의 키즈 콘텐츠 시장 진출은 일차적으로 연 40조원에 이르는 키즈 산업을 확보하기 위함이다. 1인 크리에이터의 등장으로 MCN(다중멀티채널) 사업이 각광을 받는 현재 소위 '키즈 유튜버'들의 존재감이 강력해진 이유도 여기에 있다.

미래 고객을 선점하기 위한 정지작업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ICT 기업의 핵심이 플랫폼 사업 강화에 이은 생태계 전략으로 고착화되며 '당장의 시장보다 미래의 고객을 노린다'는 전략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사람은 습관의 동물이며, 자연스럽게 자신이 사용하던 플랫폼을 이용하기 마련이다.

   
▲ 카카오키즈 워치. 출처=카카오

파괴력은 현재진행형

많은 전문가들은 ICT 기업들의 키즈 콘텐츠 사랑을 주로 미래 고객 선점전략의 연장선에서 생각한다. 페이스북이 최근 미국에서 출시한 메신저 키즈도 마찬가지다. 부모의 엄격한 통제가 있어야만 메신저를 활용할 수 있는 페이스북의 메신저 키즈는 아이들에게 페이스북 서비스를 익숙하게 만들려는 의도가 깔렸다. 최근 스냅과 중국의 콰이 등 10대를 노린 신개념 SNS가 등장하는 가운데 페이스북이 미래 고객을 두고 일종의 방어전을 치르는 셈이다.

그러나 ICT 기업들의 키즈 콘텐츠 사랑에는 더욱 내밀한 전략이 숨어있다는 말도 나온다. 단순히 미래 고객을 위한 '현재의 고통'이 아닌, 당장의 이득을 취할 수 있는 방법도 있기 때문이다.

구글 유튜브는 지난 7일 '2017년 유튜브 뮤직비디오 및 인기 동영상 결산'을 통해 올해 국내에서 인기가 많았던 콘텐츠를 발표했다. 다양한 뮤직비디오가 순위에 오른 가운데 국내 사용자들에게 가장 큰 사랑을 받은 유튜브 동영상에서는 유독 키즈 콘텐츠가 많이 이름을 올렸다.

특히 키즈 콘텐츠인 핑크퐁의 ‘상어 가족 스페셜'이 1위를 차지해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키즈 콘텐츠가 쟁쟁한 후보자들을 누르고 당당히 비 뮤직비디오 분야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2013년 뽀로로 탄생 10주년을 기념해 제작했던 영화로 이번에 유튜브에 공개한 ‘뽀로로 10주년 기념 영상, 뽀롱뽀롱 구출작전’도 장수 키즈 콘텐츠의 건재를 증명하며 6위에 올랐다.

   
▲ 출처=유튜브

키즈 콘텐츠의 강세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나아가 ICT 기업이 키즈 콘텐츠를 확보해 단순히 미래 고객'만'을 선점하려는 의도만 가지고 있을까.

키즈 콘텐츠의 강세는 최근 달라진 육아방식과 함께 생각할 필요가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해 8월1일부터 올해 1월 31일까지 전국에 거주하는 만 13세 이상 69세 이하 5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스마트폰을 통한 동영상 순이용자 비율은 94.38%로 집계됐다.

흥미로운 대목은 30대 남녀 모두 어린이 장르 프로그램 시청이 1위로 나타난 지점이다. 30대 남녀가 갑자기 동심으로 돌아가기 위해 어린이 장르 프로그램, 즉 키즈 콘텐츠를 시청했을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30대 부모가 아이들을 위해 키즈 콘텐츠를 많이 접했다는 결론이 합리적이다.

결국 키즈 콘텐츠의 발전과 각 ICT 기업의 플랫폼, 생태계 강화는 필연적으로 기성세대에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심지어 30대, 길게 보면 40대는 구매력이 높은 연령층에 속한다. 당장의 키즈 콘텐츠가 '미래 고객'만을 위한 포석일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다만 이러한 주장에 설득력이 얻으려면 '키즈 콘텐츠-시청-실제 구매와 후속효과'의 연결고리가 완성돼야 한다. 크게 두 가지 관점에서 설명이 가능하다. 먼저 경제활동의 주체다. 당연한 말이지만 키즈 콘텐츠에서 발생하는 수익사업의 결제주체는 부모들이다. 넷플릭스를 가입하고 IPTV 콘텐츠를 결제하는 것은 부모이기 때문에, 키즈 콘텐츠는 성인 콘텐츠에 비견될 수 있는 경제파워를 가질 수 있다.

다음으로는 파생 상품의 연결고리다. 지난 7월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CJ의 다이아 페스티벌은 키즈 콘텐츠를 비롯한 유튜브 콘텐츠 전체 파급력이 실제 수익사업으로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명확하게 보여줬다. 10대, 20대 관람객과 아이들을 동반한 가족으로 구성된 4만 관객이 다이아 페스티벌을 찾아 온라인 스타에게 환호했으며, 키즈 유튜버 유라의 등장에 아이들이 운집했고 부모들은 기꺼이 지갑을 열었다.

   
▲ 다이아페스티벌 키즈 유튜버 유라야 놀자 현장. 사진=이코노믹리뷰 최진홍 기자

물론 키즈 콘텐츠 사업에 전혀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동영상 중심의 키즈 콘텐츠는 아이의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들에게 유해한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노출될 가능성도 최근 유튜브의 '엘사게이트'가 잘 보여줬다. 엘사게이트는 특정 콘텐츠 제공자가 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교묘하게 편집해 성인물로 만들어 아이들이 시청하도록 만든 사건이다.

그러나 키즈 콘텐츠의 가치가 미래 고객 확보 이상의 가치가 있다는 점도 증명됐다. 모든 ICT 기업이 플랫폼을 넘어 생태계 전략을 구사하는 현재, 키즈 콘텐츠는 미래를 도모하는 것 이상의 지향점을 보여주고 있다.

최진홍 ICT부장  |  rgdsz@econovill.com  |  승인 2017.12.12  13:58:19
최진홍 ICT부장의 다른기사 보기

[태그]

#

[관련기사]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SPONSORED
여백
여백
전문가 칼럼
동영상
PREV NEXT
여백
포토뉴스
여백
여백
서울시 종로구 율곡로84 10F, 이코노믹리뷰/이코노빌 (운니동, 가든타워) 대표전화 : 02-6321-3000 팩스 02-6321-3001
기사문의 : 02-6321-3042 광고문의 02-6321-3012 등록번호 : 서울,아03560 등록일자 : 2015년 2월 2일
발행인 겸 편집국장 : 임관호 편집인 : 주태산 청소년보호책임자 : 전진혁
Copyright © 2019 이코노믹리뷰.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홈페이지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