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들이 꿈꾸는 미래는 어디에 있을까? 더 좋은 직장으로의 이직? 내부에서 승진해 임원이 되는 것? 아니면 독립 후 사업을 시작해 성공을 거두는 것? 모두 맞다. 그러나 이런 소망들을 현실로 구현하려면 가장 중요한 전제조건이 필수다. 바로, 실력이다.

 

테크 콜라보 랩부터 SOT까지

SK C&C의 내부 직원역량 강화에 대한 집념은 제3자가 보기에 약간 무서울 정도다. 4차 산업혁명의 중요 키워드인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igital Transformation)을 기치로 걸고 부서와 직급의 경계를 부수는 한편, 오로지 ‘직원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7월 2기를 맞은 테크 콜라보 랩(Tech Collabo Lab)이다. 관심 분야가 비슷한 구성원들이 모여 신규 기술을 공유하고 사업 모델을 발굴하자는 취지로 지난해 8월 처음 만들어진 테크 콜라보 랩 1기는 9개 랩, 66명의 참가자들을 배출했다. 이들은 3개월 동안 자발적 연구를 통해 빅데이터 분석을 위한 데이터 모델링 도구 ‘Universal C(유니버셜 씨)’와 IoT(사물인터넷) 디바이스 저전력 보안 기술 ‘Sphinx(스핑크스)’를 비롯해 인공지능 왓슨 기반 영어회화 교육로봇 ‘SKET(스켓)’ 등 다양한 연구·개발 성과를 거뒀다. 하나하나가 당장의 사업 아이템 급이다.

▲ 테크 콜라보 랩. 출처=SK C&C

2기는 회사의 산업별 디지털 전환 노력에 발맞춰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클라우드, IoT 등 11개 연구 주제에 80여명의 구성원들로 구성됐다. 왓슨 음성인식 성공률 향상을 위한 딥러닝 기반의 음성신호 변환 알고리즘과 경량화된 빅데이터 어플라이언스 패키지(Big Data Appliance Package) 구축, 클라우드 환경에서의 보안 가이드 개발 등 현재 진행 중인 DT 사업에 직접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이 선정됐다.

1기와 달리 기술 전문가(리더) 참여가 2배로 늘었다. 1기가 한 명의 기술 전문가(리더)와 5명에서 최대 10명의 팀원으로 구성돼 기술 전문가의 전문성을 전파하는 측면이 강했다면 2기는 다양한 분야의 기술 전문가들이 구성원들과 협업을 통해 시너지를 내며, 더 나은 연구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기술전문가의 참여를 확대했다. 2기 참가자들은 4개월 동안 온오프라인 정기 수시 모임을 통해 업무 외 시간을 활용해 기술 개발 활동을 한다. 또 월 1회 ‘몰입 데이’를 통해 업무를 떠나 해당 주제에 몰입해 연구할 수 있는 기회도 주어진다.

ICT엔지니어들의 기술 소통의 장인 테키 쳇(Techie Chat)도 3년째 운영되고 있다. 테키란 컴퓨터에 열광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 엔지니어들이 점심시간을 이용해 전문 기술에 대해 서로 질문하고 답변하는 채팅 형태로 지식을 공유하는 시간이다. 사내 전문가가 한 주제에 대해 15분 동안 발표를 하는 동안 참석자들은 궁금한 사항을 온라인 채팅창에 입력하고, 발표자는 질문을 보고 답변을 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짧은 발표시간에 참석자들이 내용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발표자료는 사전에 공유된다. 특히 원거리 근무로 인해 교육에 참여할 수 없는 직원들을 위해 인터넷 방송을 통해 현장을 중계한다. 직원들은 인터넷 방송을 보면서 채팅 기능을 활용해 발표자에게 궁금한 사항을 실시간으로 물어보며 궁금증을 해소할 수 있다.

올해 2년째 이어지고 있는 통신사업부문의 SOT(Self Organized Team) 활동은 자발적인 역량 개발 프로젝트다. SOT는 실제로 수행하고 있는 업무나 향후 도래할 기술에 대해 구성원들이 자발적으로 팀을 구성해 연구하는 활동으로 팀 활동에 대한 성과를 발표하는 경진대회까지 진행하고 있다.

부문 구성원 모두의 참여로 이루어지는 점이 의미 있다. 경진대회라고 하면 참가한 구성원들만의 잔치로 끝날 수 있는데, SOT의 경우는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이 단순한 관람객이 아니라 ‘한 표’를 행사하는 청중 판정단으로 참여한다. 각 팀의 리더들이 심사위원으로 참여해 개별 프로젝트에 대해서 평가를 하고, 최종 우승자를 가리게 된다.

▲ SOT. 출처=SK C&C

공유의 한계는 없다

올해로 5년째 시행해오고 있는 오픈 랩(Open Lab)도 흥미롭다. 딱딱한 업무영역이 아닌 상대적으로 말랑말랑한 아이템으로 가득하다. 맛있는 커피 만들기, 나만의 사진 찍기 등 일상적 주제로 시작해 인문학과 ICT 트렌드 등으로 영역을 넓히며 대표 지식 공유 세미나로 자리를 잡았다. 구성원의 근무환경에 따라 본사 및 프로젝트 현장에서 업무 전후 또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진행되며 모바일로도 생중계된다. 인기는 폭발적이다. 매회 300명 이상의 구성원이 참석할 정도로 관심이 높다.

SK C&C는 “우리는 자기 주도적 역량 개발 문화가 뿌리 내려져 있다”고 자평하며 “구성원 스스로 목표를 세우고 스스로 참여하는 자기 주도적 역량개발의 장(場)이 지속될 수 있도록 앞으로도 다양한 제도와 프로그램을 운영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