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처= The Japan Times

미국, 프랑스, 영국 등 세계 각국이 기업 경쟁력을 높이고 외국 기업을 유치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에 줄줄이 나서고 있는 가운데  일본 정부도 법인세 인하 대열에 가세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일본 정부가 임금 인상과 설비 투자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는 기업에 대한 보상으로 법인세 실효세율을 20%까지 낮추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 신문이 4일 보도했다. 원래는 법인세 실효세율을 25%까지만 낮출 예정이었으나 미국과 프랑스 등이 감세에 나선 것을 의식해 5% 포인트를 추가로 인하하기로 했다.

내년에 일본 기업에 적용하는 법인세 실효세율이 평균 29.74%인 것을 고려하면 최대 10% 포인트까지 세율을 낮추는 것이다.  일본정부는 해당 법인세 감세 수혜를 보는 기업이 수 만개가 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아베 신조 정부는 2012년 12월 2차 내각을 발족하고 난 이후  법인세 실효세율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2015년 법인세 실효세율을 32.11%에서 2016년부터 29.97%로 인하키로 했다. 법인세 실효세율을 20%대로 떨어뜨린 것은 일본 역사상 최초였다.  

현행 임금인상 촉진 세제가 전년 대비 2% 임금 인상을 기준으로 법인세 일정액이 공제되는 구조였으나, 새 검토안에서는 임금 인상 기준이 3%까지 오른다. 이는 기업 실적이 개선되는 와중에도 임금 인상 폭은 크지 않다는 문제 의식에서 비롯됐다.

또한 취업 후 필요한 기술을 익히는 순환 교육 등 인재 투자에 적극적인 기업의 부담 경감도 추진된다. 이 같은 임금인상과 설비투자 조건을 만족하는 기업은 법인세액을 20% 중반까지 낮출 수 있다.

일본정부는 또 사물인터넷(IoT)ㆍ인공지능(AI) 등 혁신기술을 활용해 생산성 향상에 참여하는 기업에 세금감면 폭을 가산한다는 방침이다. 즉 1단계 ‘임금ㆍ설비 투자’에 2단계 ‘혁신기술 투자’까지 달성하면 실질적인 세금 부담은 20% 수준이 된다.

미국 상원이 지난 2일(현지시각) 통과시킨 세제개편안은 현재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0%로 대폭 낮추는 방안을 담고 있다. 지난달 하원을 통과한 세제개편안과의 조정이 남아있지만, 하원에서 통과된 법안도 ‘법인세 최고세율 20%’안은 같아 세계 최대 경제국 미국의 법인세 최고세율이 사실상 내년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22.7%보다 낮아진다.

프랑스는 현재 33.33%인 법인세 최고세율을 2022년까지 단계적으로 인하해 25%까지 내릴 방침이다. 영국도 지난 4월 법인세 최고세율을 20%에서 19%로 낮췄다. 영국은 지난 10년간 법인세율을 11%포인트나 인하했다.

한국은 이런 국제조류와는 반대로 법인세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 법인세 인상을 골자로 한 세법개정안이 국회 통과를 앞두고 있다. ‘과세표준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이에 해당하는 기업은 현행 22%보다 3%포인트 높은 25% 최고세율을 적용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재계에서는 글로벌 경쟁력 저하 등을 우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