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의 화장품 자회사 유한필리아가 첫 번째 브랜드를 선보였다. 유한필리아는 유한양행이 100% 지분을 투자한 비상장 독립법인이다. 이 회사가 내놓은 브랜드는 성인용 화장품이 아닌 아기용 화장품으로 유한양행이 지금까지 구축해온 신뢰도 깊은 브랜드 이미지에 걸맞다는 평가다. 회사의 신 성장동력이 어떤 결과물을 낼지 주목된다.

▲ 리틀마마.출처=유한필리아

유한필리아는 1일 프리미엄 베이비스파 브랜드 ‘리틀마마’를 공식 론칭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엄마와 아기의 웰니스를 추구하는 ‘리틀마마’는 소중한 아기에게 좋은 것만 해주고 싶은 엄마들에게 항상 옆에서 힘이 되는 친구와 같은 존재가 되고자 론칭했다고 설명했다.

가장 먼저 내놓은 제품은 스킨케어 신제품 알프베베 3종과 프리미엄 배스 로브와 배스 스펀지다. 전 제품은 오스트리아 티롤 지역에 있는 천연 유기농 화장품 전문 연구제조회사에서 공수한다. 국내 생산 공장은 없다.

유한필리아 관계자는 “리틀마마의 전 제품은 오스트리아의 퓨어그린(Pure Green)이라는 OEM(주문자상표제조) 회사에서 제조하는 것을 들여온다”면서 “현재 유한필리아의 국내 공장은 단 한 곳도 없다”고 말했다.

제약사로서 지난해 1조원 이상을 벌어 일명 ‘1조 클럽’에 가입한 유한양행이 화장품 업계에 진출한 이유는 무엇일까. 업계는 빠르게 단기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서 최근 뜨고 있는 코스메슈티컬(Cosmeceutical) 시장에 진출했을 것이라고 분석한다. 코스메슈티컬은 화장품(cosmetics)과 제약(pharmaceuticals)의 합성어로 일명 약국화장품이라고 부른다. 약국화장품이라고 부르지만 꼭 약국에서만 판매하는 것은 아니다. 일반화장품보다 피부 개선과 치유에 도움을 줄 것이라는 소비자들의 기대 때문에 약국화장품이라고 부르고 있다. 

코스메슈티컬 선도 제품 중 제약사 것으로는 동국제약의 마데카크림이 있다. 이미 홈쇼핑에서 론칭했으며 준비한 물품이 전량 매진되기도 했다. 이 제품은 동국제약의 스테디셀러 일반의약품인 마데카솔의 핵심 성분인 병풀(호랑이풀)을 화장품에 첨가한 제품이다.

LG생활건강은 코스메슈티컬 분야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 지난 11월 기미·주근깨 치료제 ‘도미나크림’으로 유명한 태극제약을 인수했다. 한미약품은 유산균을 활용한 화장품 브랜드 ‘클레어테라피’를 판매하고 있다.

유한필리아가 화장품 시장에 진출하면서 가장 먼저 선보인 것은 아기용 화장품이다. 유한필리아 관계자는 이에 대해 “앞으로도 계획하고 있는 새로운 아이템은 있는데 우선 유아용 화장품이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해 이쪽부터 공략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유한필리아의 첫 화장품이 유아용인 것에 대해 유한양행이 갖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와 잘 맞는다고 평가한다.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화장품을 론칭할 땐 회사가 갖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가 상당히 중요하다”면서 “예를 들어 동국제약의 마데카크림은 회사를 생각할 때 떠오르는 ‘마데카솔’이라는 의약품 때문에 신뢰감을 주기 쉽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유한양행이란 회사의 이미지, 오래됐고 믿음이 가는 제약사라는 이미지를 고려하면 성인용 화장품보다 유아용 화장품을 먼저 공략하는 것이 쉬웠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리틀마마’는 유럽의 천연 유기농 평가기관인 나트루(NATRUE)에서 천연·유기농 화장품 인증을 받았고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넣지 않은 제품에 부여되는 비건(Vegan) 인증도 획득했다. 나트루의 인증은 유럽의 유기농 화장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에 겐 이미 유명하다. 나트루는 벨기에 브뤼셀에 본사를 둔 국제 비영리협회로 지난 2007년 설립됐다. 유기농 화장품을 인증하고 홍보하는 사업을 한다. 

한편 유한양행은 지난 2015년 화장품 OEM 업체인 코스온에 150억원을 투자했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리틀마마는 코스온과는 관련이 없으며 (코스온과는) 향후 어떤 방향으로 갈지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