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일 만에 재개된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미국이 초강경 기조로 다시 돌아섰다. 유엔주재 미국 대사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미국과 북한이 전쟁에 더 가까워졌다면서 전쟁이 나면 북한이 완전히 파괴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유엔 회원국에 북한과 외교단절, 북한의 유엔 회원 제한 등을 요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대북 원유공급 중단을 요구하고 추가 대북제재를 발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 대사.출처=UNTV캡쳐

뉴욕 주식시장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주가에 반영하지 않았고 우리 주식시장의 코스피도 오후 2시30분 현재 전날보다 0.85% 빠졌지만 북한 미사일 발사보다는 한국은행 기준금리 탓이 컸다. 그러나 미국이 대북 압박 수위를 높이고 북한이 벼랑끝 도발을 거듭 감행할 경우 '한반도 이슈'는 얼마든지 시장을 뒤흔들 재료가 되어 결국 한국 경제도 큰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니키 헤일리 주엔 주재 미국 대사는 29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에서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는 우리(미국)를 전쟁에 더 가깝게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 독재자가 우리를 전쟁에서 더 멀어지도록 하는 게 아니라  더 가까워지게 하는 결정을 내렸다"면서 "우리는 북한과의 전쟁을 절대로 추구하지 않았고 지금도 마찬가지"라며 전쟁 위기가 미국이 아닌 북한의 도발 탓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는 "만약 전쟁이 난다면, 이는 어제 목격한 것 같은 (북한의) 공격적인 행동 때문일 것"이라면서 "전쟁이 난다면 북한 정권은 완전히 파괴될 것(utterly destroyed)이다. 실수하지 말라"고 강력히 경고했다.

헤일리 대사는 또 "트럼프 대통령이 오늘 시 주석에게 대북 원유공급을 중단해야 한다는 뜻을 전했다"면서  "원유 금수는 (북한의 도발을) 멈추게 하기 위한 중추적 단계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의 주요 원유공급원인 중국은 지난 2003년 원유공급을 중단했고 곧이어 북한은 협상 테이블로 나왔다"면서 "우리는 중국이 더 많은 역할을 하기를 원한다"고 중국을 압박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핵 개발을 가능하게 하는 주동력은 원유"라면서 "대북제재들을 통해 북한 무역의 90%와 유류공급의 30%를 각각 차단했지만, 원유는 여전히 공급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안보리는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대응해 '유류공급 30% 차단'을 비롯한 대북결의안 2375호를 채택했다. 정유제품 수출을 제한하는 내용으로, 원유공급은 현행 수준에서 동결했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을 경제적으로뿐 아니라 외교적으로 고립시키는 방안도 각국에 촉구했다. 그는 "모든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과의 외교·교역 관계를 단절해야 한다"면서 "북한에 대해 유엔 회원국으로서의 투표권 등을 제한하는 것도 하나의 옵션"이라고 말했다.

또 캐티나 애덤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미국의소리방송(VOA)에 '북한이 새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뒤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미국이나 괌을 포함한 미국 영토나 미국 동맹국들에 대한 어떤 위협도 대규모 군사 대응에 직면할 것이며 이는 효과적이고 압도적 때응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애덤스 대변인은 “미국은 북한의 불법적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의 개발을 계속 주시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전 세계는 북한을 절대로 핵보유국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북한정권이 추구해온 안전을 얻기 위한 유일한 길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비핵화뿐이라면서 미국이 북한 정권을 신뢰할 만한 비핵화 협상에 복귀시키기 위한 국제적 압박 캠페인을 벌이는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 같은 경고와 별개로  독자 추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에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 사실을 전하며 "오늘 북한에 대한 주요 추가제재가 가해질 것"이라며 "이 상황은 처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추가 대북제재'와 관련, 렉스 틸러슨 국무부 장관은 제재의 초점이 "추가 금융 기관들"에 맞춰질 것이라면서 "우리는 잠재적 추가 (대북) 제재에 대한 긴 목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틸러슨 장관은 전날 북한의 ICBM을 비난하는 성명에서 “현존하는 모든 유엔 결의를 이행하는 것 외에도 해상 보안 강화 등 추가적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북한을 출발하거나, 북한으로 향하는 물품이 운송되는 해상 교통을 차단할 권리가 여기에 포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