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진료실을 찾은 신 모 씨(41)는 요즘따라 빨간 볼이 고민이라고 토로했다. 짧은 시간이라도 바깥에서 이동하며 찬바람을 맞다 보면 얼굴이 쉽게 빨개지는데, 잘 가라앉지 않아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했다. 빨갛게 된 볼은 화장으로도 잘 가려지지 않고, 괜히 사람들에게 술을 마셨느냐는 질문도 자주 듣는다는 얘기였다.

추운 곳에서 갑자기 따뜻한 곳으로 가거나 따뜻한 곳에서 추운 곳으로 나갈 때, 갑자기 당황스러운 상황을 맞았을 때 얼굴이 붉게 달아오른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신 씨처럼 쉽게 볼이 붉어지고 원래 피부색으로 잘 돌아오지 않는다면 안면홍조 질환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추운 날에 안면홍조가 두드러지는 이유는 심한 온도차로 혈관의 수축과 확장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혈관 유연성이 떨어지는 안면홍조 환자들은 이런 온도변화 때문에 겨울철 안면홍조를 달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안면홍조는 보통 피부가 희고 진피 두께가 얇은 사람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40~50대 폐경을 경험한 여성에게 흔히 나타난다. 폐경 이후 여성은 체내 에스트로겐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어 콜라겐 함량이 급격히 감소하고, 피부 두께도 얇아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안면홍조는 질환으로 인식하고 병원을 찾는 환자는 드물다는 것이다. 하지만 안면홍조로 스트레스받으며 병을 방치하며 증상이 심해질 뿐이다. 따라서 주저하지 말고 치료하는 것이 현명하다.

치료에는 주로 두 가지 혈관레이저를 활용한다. 먼저 시너지레이저는 585㎚(나노미터) 파장과 1064㎚ 파장을 이용하는데, 상부진피나 표피의 모세혈관을 효과적으로 개선하고 피부 속 깊은 곳의 혈관에도 작용해 치료한다. 여기에 콜라겐을 재생하는 역할도 해, 피부의 탄력 및 잔주름 개선에도 좋다. 옐로우레이저는 578㎚ 파장을 이용해 다른 조직에는 손상을 주지 않으면서 혈관만을 선택적으로 치료한다. 치료는 개인에 따라 심한 정도와 부위 등을 고려해 4주 정도 간격으로 3~5회 정도 시행하면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온도변화에 예민한 안면홍조는 치료와 함께 생활 관리도 중요하다. 먼저 홍조 관리의 핵심은 최대한 피부 자극을 줄이는 것. 알코올 함유가 높은 화장품은 사용을 자제하고, 과도한 각질제거 및 때수건 사용도 피하자. 외출 시 자외선 차단제는 늘 꼼꼼하게 바르고, 마스크나 목도리 등으로 얼굴을 감싸 찬바람으로부터 피부를 보호하자. 또 열탕 사우나 및 장시간 목욕, 맵거나 뜨거운 음식이나 커피, 담배 등 도 안면 홍조를 북돋을 수 있으니 자제하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