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전기차 시장 호조와 내연기관 판매 금지 규제가 확산되는 가운데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배터리 업체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는 25일(현지시각) 올해 중국에서 생산된 '신에너지 자동차'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7%나 늘어난 51만7000대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신에너지차란 전기차, 수소연료전지차, 전기모터와 석유엔진을 함께 사용하는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lug in Hybrid Car)를 말한다.

▲ 전기차 이미지.출처=픽사베이

이에 앞서 블룸버그 통신은 지난 22일(현지시각) 지난 3분기 세계 전기자동차 판매량이 중국의 수요 강세에 힘입어 전년에 비해 63% 증가하는 등 전기차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신에너지(Bloomberg New Energy)’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1분기 이후 전기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시장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중국은 올해 2분기에 전기차를 약 100만대 구매하고, 3분기에는 160만대 구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유럽의 전기차 시장은 중국에 이어 2위로 이번 3분기 24% 시장점유율을 차지했고 북미지역은 3위다.

▲ 올해 1분기 이후세계 전기차 판매량은 중국에서 급격히 증가했다.출처=블룸버그통신

업계에서는 3분기 전기차 판매 급증 현상은 중국이 환경오염 방지를 위한 정부차원의 노력이 큰 영향을 끼쳤다고 분석하면서 올해 세계 전기차 누적 등록 수가 30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환경오염 문제 해결 방안으로 신에너지차 제조사에 보조금을 지급해왔는데, 오는 2019년부터 보조금 대신 '신에너지차 생산의무제'를 도입하기로 발표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의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세계 신에너지차 판매량 조사에 따르면 총 64만3896대가 판매됐다. 이 중 28만1241대(43.7%)가 중국에서 판매됐다. SNE리서치는 세계 전기차 출하량이 2020년엔 864만대, 2025년엔 2천376만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이 신에너지차 의무생산제를 도입하면 전기차 시장 확대도 본격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 시장 점유율 1위 기업 일본의 파나소닉이 지난달 총 1000억엔(약 9800억원)을 전기차용 리튬이온(Li-ion) 배터리 생산에 투자한다고 밝히는 등 업계에서는 세계 전기차 배터리 업체들이 공격적인 투자를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각) 업계에 따르면 스웨덴의 신생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노스볼트(Northvolt)는 스웨덴에 40억유로(약 5조2000억원)를 투자해 오는 2023년까지 32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배터리 생산라인을 건설한다고 발표했다. 또 진공청소기로 유명한 영국 가전업체 다이슨(Dyson)은 지난달 26일(현지시각) 2020년 배터리 전기차 생산을 목표로 20억파운드(약 3조원)를 투자할 계획이다고 발표하는 등 배터리 시장 진출이 잇따르고 있다.

중국과 유럽 뿐 아니라 미국, 일본 등에서도 배터리 생산 시설 확장을 위해 자금을 쏟아 붓는 가운데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과 같은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도전받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전기차 배터리에 관한 투자 금액은 구체적인 내용은 밝힐 수는 없지만 배터리 업계 특성상 국내외 생산 설비와 연구개발(R&D)투자 등으로 수천억원 규모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 3분기에 R&D에 4129억원을 투자했다. 이는 매출액 중 9.24%다.

국내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국내 배터리 경쟁력이 당장 위협 받지 않겠지만 4~5년 후까지 해외 업체들이 꾸준히 성장한다면 큰 경쟁자가 될 수 있다”면서 “국내 기업들은 2020년 이후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하고 이에 맞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은 크게 일본과 중국·한국 기업들이 주도하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세계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체 중 일본 기업 파나소닉의 배터리 출하량이 7GWh로 가장 많았다. 중국 업체 닝더스다이(CATL)는 4.19GWh로 두 번째로 많았고 한국의 LG화학(3.11GWh)과 삼성SDI(1.64GWh)는 각각 3위와 5위를 차지했다. 

▲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출처=SNE리서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