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0일 석유수출국기구(OPEC)과 비 OPEC 산유국 간 회동에서 하루 180만배럴의 감산합의 종료 시한을 내년 말까지 재연장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가 크다. 최근 국제유가가 상승세를 탄 것은  OPEC 감산 합의 종료 시한 연장의 덕이 컸다. 투자은행  씨티은행은 이달 초  감산합의 연장이 되지않을 수도 있는 만큼 OPEC의 실망스런 행위에 준비하라고 경고했다. 

반면 , 미국의 석유화학 전문 매체 오일프라이스 닷컴은 세계최대 산유국인 러시아가 사우디아라비아와의 지정학적 관계, 중동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위해 연장안에 서명할 것이라며 감산합의 종료 시한 재연장에 무게를 실었다. 

OPEC은 지난해 12월 하루 180만배럴의 감산을 올해 6월 말까지 이행하기로 했다가  5월에 감산합의 종료 시한을 내년 3월 말로 연장했으며 이후 다시 내년 말로 연장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26일(미국 현지시각)  "모두가 감산합의를 추가로 9개월 연장할 것이라는 가정하고 있지만 만약 그런 시나리오가 현실화하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이어 감산합의가 더 짧은 기간만 지속하거나 컨센선스가 전혀 이뤄지지 못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고 물었다.

오일프라이슷다컴은 러시아가 수수께끼를 풀 열쇠를 지고 있다면서도 러시아 관리들은 지금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하는지 확신을 하지 못한다는 보도가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지금이 뭘 선언하기엔 시기 상조이며 OPEC-비OPEC동맹은 현 합의 종료 시한이 근접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주장한다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덧붙였다.  

OPEC회의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가 없다. 그런데 씨티은행은 이미 부붕적인 전망을 내놨다. 에드 모스 씨티 조사 부문 대표는 이달 초 블룸버그통신에 “감산합의가 내년 말까지 연장될 것이라는 추측이 시장에 무성하지만 오는 30일 실망스런 일이 생길 것 같다”면서 “30일에는 1년 완전연장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씨티는 몇 가지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첫째, 내년 6월 말까지 연장하는 방안이다. 이는 OPEC의 다음 정례회의와 맞는 시기라는 것이다. 둘째, 어떤 결정을 하거나 연장을 하기 전에 내년 1월이나 2월까지 그냥 기다리는 방안이다. 이는 러시아 측이 지지하는 대안이다. 두 달 전 알렉산더 노박 러시아 에너지 장관은 “1월이 우리가 실제로 믿음직하게 시장 상황에 대해 얘기할 수 있는 가장 이른 시기”라고 말한 것만 봐도 그렇다.

씨티는 "감산합의는 결국 내년 말까지 연장되겠지만 다음 주에 한 번에 이뤄지기 보다는 일련의 발표를 통해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씨티는 " 30일 내년 말까지 연장하지 못한다면 유가하락은 불가피한 것"이라고 전망했다. 모스는 “단기 매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씨티 동조세력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최근 매크로 어드바이저리는 감산합의 연장은 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크로어드바이저리의 선임 파트너인 크리스 위퍼(Chris Weafer)는 “시장을 낙관해 연장안을 거부하는 것은 유가하락을 초래하는 만큼 취할 태도가 못 되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실제로는 아주 말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이는 러시아는 50달러 중반의 유가로도 돈을 벌 수 있으며 이 유가는 미국의 셰일 업체들이 다시 포효하는 것을 막기에 충분이 낮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배럴당 60~65달러 가격대에서는 러시아가 연장안을 지지하지 않을 것 같다고 그는 전망했다.

위퍼는 최근 모스크바 타임스 기고문에서 “위퍼는 유가가 오르면 오를수록 2014년에 목도했듯이 미국 셰일오일과 캐나다 오일샌드 프로젝트 투자 위험을 높이고 이는 글로벌 공급을 크게 증가시킨다”고 지적했다. 위퍼는 “러시아가 연장안을 지지한다면 이는 가격하락을 위한 새 씨앗을 뿌리는 것”이라고 악담했다.

오일프라이스 닷컴은 러시아를 주목하면서도 씨티와는 다른 견해를 제시했다.  오일프라이스닷컴은 위퍼는 연장안 거부가 러시아경제가 석유의존에서 탈피하는 것을 도울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러시아 관료들이 OPEC회의에 참석할 예정인 만큼 러시아는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욱이 푸틴이 지난 몇 년 간 한 행동을 본다면 단순히 경제 타산만이 러시아의 최우선 순위에 있는 게 아니라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강조했다. 러시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지정학 관계를 점점 키우면서 중동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연장안 지자냐 거부냐가 재정상의 이익과 손해와 갖는 관계보다 더욱더 무게를 갖는 ‘사실’이라고 오일프라이스닷컴은 강조했다. 푸틴이 중동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점을 감안한다면 러시아 감산합의 연장안에 서명할 가능성이 있다고 오일프라이스다컷컴은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