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배동은 연예인들과 기업인, 정계 인사들도 많이 사는 부촌으로 알려져 있다. 연예인 박명수가 ‘방배동 살쾡이’라는 호칭으로 활동하는 등 근래 몇 년 사이에 방송과 인터넷을 통해 방배동과 인근 서래마을이 비춰지면서 주목받고 있다.

방배동은 서초구 서쪽 끝에 속한 동으로 관악구와 서초구의 경계에 있는 우면산을 등지고 있는 마을이라서 방배(方背)라는 이름이 붙었다. 동네 북쪽에 있는 한강을 등진 모서리란 뜻에서 유래되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방배동 상권은 역세권으로 인한 유동인구보다 배후 소비 세력에 의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덧붙이자면 방배동은 주거지가 많은 상권이지만 인근에 슈퍼마켓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고, 대형마트는 방배역에서 1.7㎞ 떨어진 홈플러스 남현점이나 3.1㎞ 떨어진 킴스클럽 강남점을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인근에는 우면산, 서리풀공원, 매봉재산, 방배체육공원 등 굵직한 자연공간이 있다. 교육시설로는 방일초, 방배초, 서래초, 방배중, 이수중, 동덕여고, 상문고, 백석예술대가 있으며 예술의 전당도 가깝다. 방배동은 2호선 방배역과 더불어 7호선 내방역, 4호선 사당역과 가깝고 경부고속도로와 서울 주요 간선도로와의 접근성이 좋다.

방배역 3번 출구 먹자상권과 주거지 밀집 상권

방배동 상권은 크게 방배역 상권, 방배동 카페골목, 인근 서래마을로 나눌 수 있다. 먼저 방배역 주변 먹자상권은 3번 출구 이면도로 안 방배아크로타워를 중심으로 펼쳐져 있다. 상권의 규모는 그리 크지 않고 다른 상권에 비해 점포수도 많지 않다. 방배역 상권 주변은 각종 교육시설과 학원, 병원, 금융기관, 사무실 등이 많고 확실한 소비 세력을 보유하고 있다.

방배역 먹자상권 대로변은 병원, 호프집, 식당, 프랜차이즈 카페 등이 있으며 이면도로에는 식사와 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업종이 인기를 끌고 있다. 주변 아파트 및 주택에 거주하는 주민, 백석대학교 학생 등이 주 유동인구로 특히 인근 오피스를 배후로 30~50대 직장인들의 소비가 많은 편이다.

평일 낮 시간대에는 비교적 한산한 느낌을 주지만 상권을 지탱하는 큰 축인 직장인들과 대학생들의 점심시간이 되면 유동인구가 많아진다. 점심시간이 끝나면 다시 조용해지며 이런 모습은 방과 후나 퇴근 이후 저녁시간이 되어야 다시 볼 수 있다. 늦은 시간까지 소비되는 업종보다는 점심장사와 초저녁 장사를 중심으로 운영할 수 있는 업종이 경쟁력 있다.

방배역 먹자상권에서 만난 한 상인은 “현재 장사가 신통치 않다”며 “다양한 버스노선이 지나면서 교통여건이 좋은 인근 사당역으로 유동인구가 많이 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방배동 먹자상권 A급 점포의 평균 임대료는 전용면적 66㎡ 1층 기준 보증금 3000만~5000만원 선에 월세 250만~300만원대, 권리금은 8000만~1억2000만원가량이다.

방배역 4번 출구 대로변은 3번 출구 대로변과 유사하지만 이면으로는 고급 빌라, 고급 아파트 등 강남의 중상류층이 밀집해 있어 탄탄한 소비력이 있다. 반대편 1번, 2번 출구는 학교가 위치한 상권으로 아파트, 원룸 등 주거지가 형성돼 있고 카페, 학원 등의 업종이 많다. 방배역을 기준으로 대로변 상권은 활성화가 잘 되어 있는 반면 아파트 단지 주변은 전형적인 주거형 상권의 모습을 보인다.

 

방배동 카페골목과 서래마을

내방역에서 도보로 10분대에 도착할 수 있는 방배동 카페골목은 90년대까지는 인기 있는 상권이었다. 카페골목에는 특색 있는 카페들이 모여 있을 거라 생각할 수 있지만 대부분 식당과 술집들이어서 사실상 먹자골목의 느낌이 강하다. 방배동 카페골목 직선 약 450m 상권은 인근 아파트단지 주민과 중소기업 근로자 등 고정 수요는 탄탄하지만 외부 인구 유입은 그다지 많지 않다.

방배동 카페골목에서 수년간 식당을 운영한 주인은 “2~3년 전부터 장사가 조금씩 안 되기 시작해 지금은 상권이 많이 죽었다”며 “카페골목이 예전 같지 않아 어려워져 가게를 내놓은 곳도 많다”고 말했다. 이는 방배역 주변 사정과 유사하다.

카페골목의 메인상권 평균 시세는 A급 1층 점포기준 33~40㎡가 보증금 3000만~4000만원 선, 월세 200만~250만원, 권리금 4000만~5000만원 선이며 골목 안쪽 B급 점포는 보증금 2000만~3000만원, 월세 150만~180만원, 권리금 2000만~3000만원 정도로 형성돼 있다.

인근 서래마을은 행정구역상 반포4동부터 방배동에 걸쳐 있는 상권으로 대부분 방배동 하면 “아~ 서래마을?”이라고 반문하는 사람이 많을 정도로 서래마을을 방배동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 서래마을은 강남의 부촌으로 고급빌라, 주택들이 밀집한 한적한 동네였는데 매스컴을 타며 상권이 형성됐다. 대한민국의 프랑스인 절반 정도가 서래마을에 거주하고 있으며 서울프랑스학교도 이곳에 있다.

서래마을 카페거리 약 580m 상권은 프랑스인이 많기 때문인지 프랑스 레스토랑이나 와인바, 고급 음식점, 카페가 많고 일식집도 운영이 잘 되고 있다. 다만 이전보다 외부 인구 유입이 많아지면서 생활 편의시설이 사라지고 그 자리에 고급 레스토랑, 카페가 생기는 추세로 주민들은 생활에 불편을 겪고 있다. 서래마을은 다른 유명 상권에 비해 대중교통 접근성이 좋지 않고 상권 범위가 좁기 때문에 외부 인구만을 위한 업종보다는 인근 주민들도 이용할 수 있는 업종이 유리하다.

서래마을 카페거리 A급 점포는 전용 66㎡ 기준 1층이 보증금 5000만~7000만원대, 월세가 350만~450만원 선, 권리금의 경우 5000만~7000만원 수준에 거래되는 추세다.

 

방배동 상권, 배후세력의 소비력 주시

방배동은 상권 자체가 강남의 주요상권처럼 크지는 않지만 배후세대, 즉 인근 빌라와 아파트를 비롯한 중산층 주거지역이 있으며 백석예술대학 등이 인근에 있어 학생유동인구도 많다. 상권 내 주요 매장들의 매출 수준이 높은데 이는 상권을 지탱하는 배후세력의 잠재력이 그만큼 크다고 할 수 있다.

배후세력의 소비력이 탄탄한 만큼 저가 전략보다는 높은 품질과 서비스로 승부하는 것이 유리하다. 유기농 웰빙 농·수산물 전문점, 애견센터, 디자인 소품 전문매장 등 배후 세력의 소비성향과 소비특징에 맞는 맞춤형 창업을 하면 성공 가능성이 있다. 웰빙 아이템 선정 시 오피스와 주거인구의 조화, 적정 수준의 소득 수준, 다양한 연령층의 공존 등 입지의 조건을 잘 따져 보아야 한다. 실제 이곳에 있는 ‘총각네 야채가게’는 유기농 음료와 신선한 야채 등을 판매하면서 주민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서래마을 카페거리 상가는 주택형 상가가 많고 임대료가 높아 실제 수익을 많이 내는 곳은 그리 많지 않아 보인다. 이곳에서 창업을 할 경우 지역 상권에 사정이 밝은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충분히 파악한 후에 뛰어들어야 한다.

서래마을에서 부동산 중개를 수년간 해 이곳 사정에 밝은 그랑씨엘공인중개사 이성진 대표는 “그동안은 단독주택이 대부분을 차지했지만 최근은 공동주택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어 젊은 세대들이 많이 유입되는 추세”라며 “주변상권에 새롭게 짓는 건축물들이 많은데 수요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내년 시작되는 신반포와 구반포 아파트 재건축 사업이 완공되면 새로운 부촌이 형성돼 지금보다 고객층의 소비력이 더욱 커지고 상권의 규모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